![](https://t1.daumcdn.net/cfile/blog/163AAD144C89BD583E)
지하철 청량리 역에서 내리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었다.
청량리역 근처, 이곳으로의 정착은 1940년대 중반
경복중학교를 다닌 아버지와
중동중학교를 다닌 둘째 큰아버지의 유학을 위한
조부모님의 신설동 집마련이 기초가 되었던 것 같다.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조부모님 폭격으로 세상뜨시고,
그 당시, 바이올린을 켜며 음악도 사랑했다던
둘째 큰아버지는 아마도 북으로 넘어가신 느낌이다.
아니면, 전쟁중 사망하셨을지도 모른다.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의 이야기가
우리집에서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끄억끄억 울었을지도 모른다.
전쟁후, 신설동 집은 팔았다고 했고,
3형제중 맏형이신 제일 큰아버지가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40여년전 청량리 이 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 때 그 어른이 압구정을 선택했더라면,
인생은 좀 더 달라졌으리라는 생각도 한다.
기차역과 가깝고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까우며
오랜 전 옛 집 <신설동>과 근거리임이 선택의 이유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그 당시 시외버스터미널은
지금의 동대문구청 바로 옆, 홈뿔따구 자리에 있었다.
대형마트가 10년전 들어올때부터
나는 그 놈이 미워서 <홈뿔따구>라고 불렀는데,
그래서인지 우리집 애들까지도 <홈뿔따구>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
내가 서울직딩이 되어 자취를 하고,
아우가 안암동 캠퍼스 기숙사생활을 하게되니,
아버지 세상뜨신 후, 어머니는 과감하게
고향집을 처분하고 큰 댁 이웃으로 이곳에 정착을 하게 된다.
그것이 1990년이다. 이것이 진정한 맹모삼천지교인가?
그러니 이 곳에서 20년째이다.
물론 결혼 후, 개포동, 성내동, 분당, 중동을 거쳐
10년전 동대문시장 가게를 오픈하게되면서
다시 이곳에 들어왔지만 말이다.
그래서, 청량리역과 588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10년전 6세, 4세였던 아이들은
<미용실>이라 이야기를 해 주었던 그 곳을
이제는 <남자들의 성적충동을 돈 내고 해결하는 곳>이라고
정확하게 설명을 해 주는 나이가 되었고,
그 비용이 5만원이라는 말도 해 주었더니,
아들노무새키가 한 마디 했었다.
자기는 아무리 그래도 돈 내고 그 짓은 안하겠다며..ㅋㅋㅋ
**
전철역 계단으로 나오니,
청량리역사로 이전한 롯데백화점이 보이고,
예전 자리에는 아래 사진의 안내문구가 세워져있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있는 롯데였지만,
내가 이곳을 이용한 숫자는 열 손가락안에 들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3AAD144C89BD583D)
옷이라는 것은 구매할 때 유행 타지 않는 것을 살 뿐만아니라,
떨어질 때 까지 입는 것이 나이며,
그 옷이라는 것도 <누워져 있는 애들>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다.
<누워져 있는 애들>은 시즌을 넘기면서
매대에 눕혀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내 원단을 백화점 브랜드와 동대문시장 모두 납품하게되면서
백화점 디자인을 카피한 시장 옷을 사 입게 된 것이
백화점 출입을 하지 않게 된 이유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1만원이 넘는 옷은
엄마가 사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머니 옷은 1만원 넘는 것이라도 사 입으라고
말할 줄 아는 녀석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3AAD144C89BD583F)
588로의 진입 시작이다.
백화점에서 집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코스,
588을 지나야만 하는 일방통행로
![](https://t1.daumcdn.net/cfile/blog/173AAD144C89BD5940)
담벼락에서도 세월이 느껴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3AAD144C89BD5941)
낮 시간이라 영업하는 집들은 별로 없었지만,
오른쪽 불 켜진 집과 같은 모습으로
해가 질 무렵이면 양쪽으로 늘어서있다.
그리고 수퍼모델 나가도 될만한
쭉쭉빵빵한 언니들이 그 곳에서
삶의 무게를 토해내고 있다.
내가 본 그것이 20년이다.
영업방식도 같다.
담배 한가치 피워대며
<오빠, 쉬었다가.. 잘 해 줄게..>
겨울에는 나와서는 영업을 안하고
유리창문을 동전으로 딱딱 치면서 호객행위를 한다.
먼지 쌓인 예전 블로그에서 찾은
10년전에 쓴 글이다.
2000년 9월 17일과 12월 15일자..
[낙서] 청량리 588... 2000.09.17 20:32 청량리 588이 왜 그리 불리게 되었는지는 난 모른다. 얼핏 예전에 588번 버스가 청량리를 지나갔다고 해서 그리 불리워졌다고 하는데... 10년 전, 이곳에 1년 남짓 머물렀을때도 그렇고... 오늘 그곳을 지나치면서도 그곳을 바라보는 나의 느낌은 같다. 청바지 입은 말쑥한 남자가 세명의 여자를 지나치고, 결국 분홍의 비키니 차림의 여자와 얘기를 하다가, 웃으며 그녀의 집으로 들어간다. 지나치며 그 집을 들여다 보니, 남자는 이미 뒷모습만 보이며, 방으로 들어가고 있고 여자는 한 건(?) 했다는 웃음을 지으며 피우던 담배를 끄고 있다. 10년 전의 그곳은 거의 정육점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조명 뿐이었는데, 변한 건, 겉모습만일지라도 조금 산뜻해 졌다는 것... 그리고 조명이 달라졌다는 것... 허나, 달라진 것 없는 것은, [주차해 드립니다] 라는 팻말을 세우고, 손님을 받는 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돈을 버는 직업의 여성 보다도, 난, 그곳을 찾는 남성들이 진짜로 궁금하다... 생리적으로 여와 남은 다르다 하지만, 다를께 무에 있을까,,, 어짜피 남과 여의 몸을 빌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 588번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느낌] 남자를 눕히고 싶은 여자 2000.12.15 23:03 < 남자를 눕히고 싶은 여자 1 > 정육점(내 아우가 그리 표현 함) 65호에는 내가 봐도 예쁜 여자가 있다 수퍼모델컨테스트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쭉쭉빵빵한 키와 몸매를 무기로 남자를 눕히고 눕힌 댓가로 돈을 챙기는 것이 목적인 65호의 여자 오늘도 그 여자는,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유리창문을 동전으로 딱딱딱 두드리며 호객을 한다 오빠 저녁 먹구 가~~ 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 뒤를 한 번 돌아보며 쑤욱 안으로 들어간다 아저씨를 들여보내고 뒤따르는 여자의 얼굴엔 한건 건졌다는 회심의 미소가 돈다 < 남자를 눕히고 싶은 여자 2 > 대방역을 지나치다 난 또 다른 호객을 하는 여자를 만났다 여자는 20대 초반의 청년에게 아주 반갑게 다가 가 웃는 얼굴로 말을 건넨다 그 그림을 보면서 왜 난, 홍등가를 떠올렸을까 꼭 그와 같은 모습이다 청년은 얼굴이 붉어지면서 사양을 하고 여자는 청년의 손 까지 잡아 보지만, 청년은 가던 길을 묵묵히 간다 나는 차 안에 있어 그들의 대화를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이런 대화이지 않았을까 > 학생, 헌혈 좀 하세요. 건강엔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 죄송합니다 제가 좀 바빠서요 > 금방 끝나요 잠깐이면 되요 > 죄송합니다 다음에 할게요 여자가 서 있는 자리는 적십자에서 운영하는 헌혈센터 앞이었다 %% 남자를 눕히고 싶은 여자 두 여자의 호객행위(?)에 관해서 생각을 해 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여자 1 여자 2 ------------------------------------------------------- 호객성공여부 성공 실패 얻은 것 돈 헌혈캠페인은 힘들다 잃은 것 없다고 생각하겠지 없다 --------------------------------------------------------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홍등가를 찾는 남자들에게 모두 피를 받는 것이다. 호객에 관한 한, 그녀들을 따를 자가 없다는 생각이다. 남자는 돈을 내고, 헌혈을 해야만 밥과 여자를 먹을 수 있게 하는 것. 홍등가 영업장마다 헌혈방을 따로이 마련을 할 수 없을 것이고 홍등가 입구에 헌혈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헌혈증을 제시해야 홍등가를 출입할 수 있는... 뭐 이런 방법 어떨까~~ %%% |
![](https://t1.daumcdn.net/cfile/blog/143AAD144C89BD583C)
다시 현재로 돌아 와,
자물쇠로 잠겨진 그 곳을 담았다.
그래 이쯤에 65호가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3AAD144C89BD5942)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https://t1.daumcdn.net/cfile/blog/203AAD144C89BD5943)
이쪽은 청량리 역사로 향하는 일방통행 길이다
양쪽에 위치했던 홍등가가
오른쪽은 정리가 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AAD144C89BD5944)
그리고 만나게 되는 <청량리 굴다리>
택시 기사님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거의 다 아시는 곳이다.
이 곳에는 좌판을 놓고
재활용품에서 가져 온 옷가지, 신발 등을 판매하는 그 분들이 계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03AAD144C89BD5A45)
굴다리를 나와 우회전을 하면
연말에 연예인들 이름내며 기부하는
다일공동체 <밥퍼>가 있다.
이명박대통령님 부인께서도 연말이면 다녀가는 곳이다.
오전 11시부터 이곳에서 시작한 밥을 기다리는 줄은
사진에 보이는 아파트까지 줄이 이어진다.
큰 아이 6학년때 같이 봉사를 했었는데,
아이가 그 날 적은 일기장에는
<세상에 밥을 못 먹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라고 적혀졌으며,
문화적인 충격으로 두통이 생겼다는 고백이 있었다.
아래 사진들은
줄을 서서 밥을 기다리며,
쓰레기하치장 담에 남겨둔 그네들의 마음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AAD144C89BD5A46)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상처난 네 사랑은 눈물 뿐이네
아아아 타버린 연기처럼
자취없이 떠나버린
![](https://t1.daumcdn.net/cfile/blog/123AAD144C89BD5A47)
해가 떠서 해가 지니
밤은 깊어 삼경인데
하루가 가는구나 소쩍새야
울지마라 떠나가신 우리님
기다린들 무엇하리
잊자구나 잊자구나?
![](https://t1.daumcdn.net/cfile/blog/133AAD144C89BD5A48)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네게로 오라
네가 너히를 편히 쉬게하리라? (물음표)
![](https://t1.daumcdn.net/cfile/blog/143AAD144C89BD5A49)
경마는 나의 人生
![](https://t1.daumcdn.net/cfile/blog/123AAD144C89BD5A4A)
아버지를 애타게 찾는 포스터도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3AAD144C89BD5B4B)
내가 동대문구청과 쌈질하여 획득한
<청소차의 밥퍼앞으로의 이동>이 보여진다.
오른쪽은 쓰레기처리장이다.
그래도 담쟁이넝쿨은 이쁘다.
사진 속 앞서 걷는 모델이 선 자리, 그 즈음에는
숨을 참고 빠른 걸음을 걸어야만 한다.
이제 머지않아,
청량리균촉지구로 선정된 588은 사라질 것이다.
쓰레기하치장도 이전을 한다지.
덕분에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파트 가격은 변함이 없다.
2010/08/31
- 처음처럼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09C1D4CDCCB681E)
2010/10/30 밤에 촬영한 588의 모습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109C1D4CDCCB681F)
다른 골목은 우측은 폐쇄되고 좌측 일부만 영업중이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건물이 새로운 청량리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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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보스
청량리 588, 20년전과 현재 기억을 더듬으며
황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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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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