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을 앓던 한 소년이 꿈을 꿉니다. ‘나처럼 아픈 이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의과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의대에 들어간 지 30여 년 만에 또 하나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바로 정근의학박사 입니다. 그리고 그 꿈이 바로 온종합병원입니다. 나라가 부강해지고, 개인의 살림살이가 풍요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IMF 외환위기 때는 가난 때문에 병마의 고통을 온몸으로 참아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그 때로부터 10여 년 만에 온종합병원을 설립하게 되었고, 부산의 중심 서면에서 아픈 이들의 고통을 나누려고 합니다.” 부산 서면의 온종합병원 인터넷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설립자 정근 박사(안과전문의)의 다짐이다.
오늘 아침 온종합병원은 개원 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원래 개원일은 3월 1일. 우리 선조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독립 만세!”을 외쳤던 그날,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온종합병원 임직원들은 사람들이 모든 병마로부터 해방되는 ‘건강독립 만세!’을 부르짖고 다짐했다고 한다. 자연히 병원의 중심 가치는 ‘1등과 친절을 넘어 감동’을 내세우고, 정확한 진료와 친절한 간호서비스에 고객은 감동으로 화답하면 된다. 암 투병 중인 할아버지의 가래를 직접 손으로 처리하는 간호사의 모습에 환자의 가족들은 “가족도 힘든 일을 한 그 간호사는 대체 천사란 말이냐”며 고마워 할것이다. 건강검진 때 암을 조기 발견해 완치했다는 40대는 평생 우리병원 전도사로 자처하고 나서는 사람이 있어며,며칠 전 고향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엔 흥분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래서 불길함도 감지됐다. 무슨 일 있느냐, 는 내 걱정스런 인사말에 선배가 전한 내용은 이랬다. 최근 온병원에서 치질 수술을 받았다, 입원 치료하다가 어제 퇴원했는데 통증이 가시질 않아 겁이 났다, 다시 병원엘 갈까 엉덩이를 들썩이던 차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더라, 엉겁결에 내 상태를 주절주절 읊었더니 병원직원이 자상하게 설명해주더라, 예순 넘게 살아오면서 이런 병원 처음이다, 급한 나머지 그 직원의 이름을 묻질 못했는데 나를 대신해서 그 직원께 고마움을 전해주길 바란다. 온 병원 간호부의 힐링콜(Healing call) 서비스 전화를 받은 모양이다. 2년전부터 병원에서 갓 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후 서비스 행태를 시행하는 제도다. ‘병원의 수간호사들이 일일이 퇴원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몸 상태를 묻고 도움을 드렸으면 좋겠다’는 정근 박사의 제안으로 이뤄진 서비스다.
5주년 개원 기념식에서 많은 직원들이 상을 받았다. 다들 설립자와 더불어 ‘아픈 이들과 고통을 나누려고 한’, 고객감동을 실천한 주인공들이다. 직원 못지않게 병원을 돌봐온 분들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그린닥터스 청소년들과 한국건강대학을 졸업한 ‘온봉사단’ 할머니 할아버지들께도 직원들의 사랑을 담은 감사의 상장도 드렸다. 행사 말미에 정근 박사를 힐끗 쳐다보니, 두 눈이 살짝 붉어져 있다. 5년의 세월 동안 동행해온 이들에 대한 무한 감동이 그에게 살포시 전해졌을 터이다. 30분의 짧은 행사가 마무리되는 순간 직원 상조회에서 작은 이벤트를 내놨다. 남녀 직원 두 사람이 500여 직원들을 대표해서 설립자인 정근 박사와, 그의 든든한 지원자인 윤선희 의무원장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안겨줬다. 병원 발전을 위해 정말 애쓰셨다, 는 직원 대표의 말에 그만 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앞으로 50년, 500년 후에도 여전히 ‘생명 불을 켜는 온종합병원이 함께 할’ 것을 맘속으로 다짐하고 기원했다. -부산서면포럼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