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아침에 예약해 둔 트윈타워로 야경을 구경하러 호텔 문을 나선다. 먼저, 차이나타운으로 가 저녁을 먹기로 한다. 페탈링 거리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다 아내가 면 요리를 먹고 싶다고 해 밖에서 봐도 손님이 많은 푸젠 면 요리 전문식당(福建麵美食館)인 金蓮記(금련기)란 (RESTRAN KIM LIAN KEE)으로 간다. 1층에 주방과 계산대가 있고 1층과 2층에 손님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이 마련된 이 식당에서 난 해물을 화덕에서 살짝 구워 맵게 면과 버무린 푸젠샤오(福建燒)를, 아내는 면과 전분을 넣고 끓인 후 채소와 해물을 프라이팬에서 살짝 볶아 부은 꽝춘샤오(廣村燒)를 주문했는데 나와 아내의 입맛에 잘 맞는 맛있는 요리다. 말레이시아에 와서 처음 시킨 요리지만 성공적이다. 이 식당의 메뉴판은 사진과 함께 요리의 재료들을 적어 놓아 무난하게 주문할 수 있다.
▶ 푸젠 면 요리 전문식당(福建麵美食館)인 金蓮記
▶ 손님들로 붐비는 식당
▶ 좌측은 매콤한 푸젠샤오(福建燒), 우측은 부드러운 꽝춘샤오(廣村燒)
저녁식사를 마친 아내와 난 파세르 세니 역으로 가 LRT를 탄다. 쿠알라룸푸르는 도시가 크지 않고 도시철도가 잘 구비되어 있어 대부분 도시철도를 이용하면 목적지 근처에 갈 수 있고 표를 사고 차를 타는데도 크게 어려움이 없다. KLCC역에서 내려 잠시 KLCC공원의 분수 쇼를 보고 예약시간이 좀 남아 있어 수리야 백화점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그리고 트윈타워 앞에서 트윈타워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는다. 낮에 본 트윈타워보다 밤에 조경을 환하게 밝힌 트윈타워가 더 웅장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트윈타워 앞 Photo Zone에는 많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트윈타워를 배경으로 추억을 담느라 바쁘다.
▶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누비는 KL 전차
▶ KLCC공원의 분수 쇼
▶ 트윈타워 야경
▶ 트윈타워 내 수리야 백화점
▶ 수리야 백화점 천장의 조형미
오후 7시20분 아침에 표를 산 지하 1층으로 가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표 검사를 마치고 방문자를 표시하는 목걸이를 하나씩 나눠 주더니 목에 걸라고 한다. 타워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소지품과 개인별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들어가니 갑자기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보안 때문에 그런가 싶어 방문한 그룹별로 사진을 찍는다. 그러더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트윈타워에 대한 설명과 안전에 대한 동영상 교육을 한다. 동영상 교육을 마치자 안내요원들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엘리베이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단숨에 우릴 41층에 내려놓는다. 안내요원을 따라 타워1과 타워2를 연결하는 다리 Sky Bridge로 간다. 우리보다 먼저 올라 온 관광객들은 벌써 여기저기서 시내 야경과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쁘다. 아내와 나도 이 다리를 걸어본다. 다리가 후들거릴 줄 알았는데 아주 편안하다. 철골 구조물과 유리로 만들어진 170m 상공의 다리에서 이곳에서 보는 쿠알라룸푸르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KLCC공원의 분수와 시내의 빌딩들 그리고 마치 강물이 흘러가는 듯한 자동차 서치라이트의 불빛 물결까지 쿠알라룸푸르 전체가 보이는 것 같다. 20여분 이곳에서 야경도 감상하고 추억의 사진도 카메라에 담고 나서 안내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83층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는 사방을 볼 수 있도록 통유리가 설치되어 있고 내부엔 트윈타워의 모형물과 주변의 건물과 공원을 설명하는 모형들을 설치해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이미 Sky Bridge에서 야경을 보아 크게 감흥이 오지 않으나 맞은편 타워1을 바로 코앞에서 바라 볼 수 있다. 트윈타워 높이가 452m이니 이곳도 400m는 넘을 것이다.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시내를 관망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15분 정도 머무르다 안내원을 따라 지하 1층으로 내려온다.
▶ 트윈타워에 오르기 전 동영상 교육
▶ 트윈타워 41층 SKY BRIDGE 입구
▶ SKY BRIDGE에서 기념촬영
▶ SKY BRIDGE에서 본 쿠알라룸푸르 시내 야경
▶ 전망대에서 바라 본 트윈타워 1
▶ 전망대에서 기념촬영(목에 건 빨간 목걸이가 방문자 출입증)
트윈타워 앞에서 포장마차 거리로 유명한 JL. Alor로 가기 위해 서 있는 택시를 타려 했더니 30RM을 달란다. 나 혼자라면 걸어가도 되지만 아내를 생각해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3km도 안 되는 거리를 30RM이나 달라니! 누굴 호구로 아나? 아내를 데리고 잠시 걷다가 지나가는 택시를 탄다. 거리는 동남아 어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밤이 더 흥청거리는 것 같다. 도로에 차가 많아 지체돼 조금 돌아서 갔지만 택시요금은 5.6RM에 불과하다. 택시기사에게 잔돈을 고맙다는 인사로 준다. 9시가 넘어 도착한 JL. Alor는 쿠알라룸푸르 중심지인 부키트 빈탕 뒤편에 있는데 포장마차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통로 양쪽에 테이블이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들 사이로 들어가니 호객꾼들의 목소리가 밤하늘을 가른다. 이곳 포장마차에서 대부분 먹거리를 팔고 있는데 고기 굽는 냄새가 거리에 가득하다. 다양한 포장마차에서는 대부분 손님 눈앞에서 능숙하게 조리해 주고 있다. 포장마차에선 간단한 중국 면 요리부터 사테, 바쿠테, 치킨 등 굽는 요리와 어묵, 오징어, 조개류 등 해물요리 등을 팔고 있다. 이곳에서 꼬치구이의 일종인 사테를 안주로 맥주를 한 잔 하고 싶었으나 아내가 호텔에 가서 마시자고 한다. 아무래도 시끌벅적한 이곳에서 먹기가 찝찝한 모양이다.
▶ JL. Alor에 늘어 선 포장마차(메뉴표를 들고 있는 호객꾼이 많다)
▶ JL. Alor의 포장마차에서 밤을 즐기는 사람들
▶ JL. Alor 포장마차 거리의 열대과일 판매상
▶ JL. Alor 포장마차 거리 우측엔 태국요리를 파는 곳이 많다
아내와 푸두거리(JL. Pudu)를 걸어 호텔 앞 포장마차에서 치킨과 사테를 조금 사고 슈퍼에서 캔 맥주를 사 호텔로 돌아온다. 샤워를 한 다음 창문을 열고 야경을 보며 아내와 분위기 좋게 한 잔 하니 피로가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