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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시절에는 누구나 호기심으로 아슬아슬한
일탈의 유혹에 빠져 보고 싶어한다.
일찌기 머리깍은 시절( 중 1 때부터 ). 家出을 밥 먹듯해서 (出家가 아니다) 어머니 속 꽤나 썩여드렸던 불효막심한 나에게도 그런 열병이 없을 수는 없었다.
우연스럽게 찾아오든 선택을 하거나. 그즈음의 시절엔 평생의 영향을 끼치는 한 두가지의
취미나 습관에 길들여지게 된다.
학교 다니기 싫어서 ( ? ) 그만 두고나니
일하게 된 곳이 또 학교였다
지금이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등사' 라는 일종의 인쇄술.
우리 시절 시험지나 학습지는 거의 등사한 인쇄물이었고. 은밀히 거리에서 시대의 아픔을 고발하던 ' 불온 전단지 ' . 교회의 주보 ..... 등등 .또한 등사가 대세였다.
그것이 나의 직업이 되었다
그때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있었다.
나의 자취방을 자기들 아지트로 아는 염치라고는
먼지 만큼도 없는 그저 귀여운 녀석들이었다
코끝을 자극하는 잉크 냄새와 누런 갱지의 먼지 속에서 10대의 끄트머리 시절은 돈을 번다는 단 한가지 사실 앞에서 , 아직 라면 한 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던 병아리같던 벗들에겐 어미 닭이요 .재벌 3세같은 물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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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을 잊은 그대에게 ( 동양방송? ) . 0 시의 다이얼 ( 동아방송 ) 별이 빛나는 밤에 ( mbc ) 꿈과 음악사이에 ( 기독교 방송 ) ㅡ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등사실 한켠 의자를
붙여놓고 밤새 뒤척거리며 듣던 방송들이다
청계천 전파사 골목길을 누비며 용돈의 한 부분을 투자했던 잡아왔던 손바닥만한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는 의미도 알지 못한 채 울부짖는 바다건너 날라 온 노랫 속에 빠져들었고.
또 . 그런 음악을 듣는것이 유일한 樂이었다.
처음엔 Beatles. Rolling stones. C.C.R. Chicago. Diana Ross. 등등 내키는 대로 ,잡식성 귀를 갖은 아귀처럼 우적우적 씹듯이 빠져버린 Pop의 세계.
그러다 .' 월간 팝송' 의 구독자가 되고
관련된 서적이라도 찾으려 ' 동양서림'부터 종로의 양우당. 종로서적센터.등 서점을 뒤지고 중고서점도 기웃거렸다 .
급기야 할부로 ' Tact ' 라든가 하는 상품 이름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던 야외 전축을 구입하고,
친구 녀석은 청계천에서 우퍼 하나를 구입. 큰 나무통에 구멍을 내고 스피커를 만들었다 .
드디어 두 개의 기계가 연결되었다.
John Danver 의 라이슨스판 ( 비쌌음 ) ' Take me home country road ' 를 돌리는 순간
웅장한 ( ~ ^^ ) 음량에 감격해서 네 놈이 스피커 앞에 머리를 모으며 쭐쭐 눈물을 흘리던 일에 까지 이르렀다.
그렇게 음악에 빠지다 보니 월급의 절반이상을 음반 사는 일에 할애를 해도 아깝지가 않았다.
한 장 한 장. 책상위에 엉성하게 만든 레코드 보관장을 채우면 배고픔도 이기게 될 정도였으니 진정 취미의 생활에 깊숙히 빠져들었다 할 수 있겠다.
팝에 대한 욕구는 한걸음 더나가 ' Black sabbath ' ' Uriah heep' 등 라디오에서 듣기 어렵거나, AFKN 에서나 종종 접하던 헤비메탈 계열의 레코드를 사려고 명동 중국대사관 (당시 중화민국. 대만 ) 골목과 이태원. 동두천 . 멀리 춘천과 오산등 미군 애들이 있는 곳으로 원정을 떠나기도 했다.
지금은 사라진 음악다방들 (주로 미군 애들 출입하는 곳)에서 Coke 한 병으로 몇 놈이 심취하곤 하였다.
블랙나이트라는 당시엔 신기한 조명과 이상한 향기가 실내 곳곳에 배어있는 분위기에도 익숙해질 무렵 우리들은 한 놈 , 두 놈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입대를 하였다.
어쨋건 레지 아가씨 눈치 안보고 몇 시간 씩
희귀한 음악에 젖던 10대와 20대의 징검다리같은 시대를 건너던 때였다 .(명동 Yes. Rock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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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 쌀쌀해지는 가을의 한 복판에 서서
어쩌다 한 곡 귀에 익은 노래가 나오면
기억 뒷편에 쟁여두었던 짜릿한 추억의 한 조각을 은밀하게 맛보곤 한다.
Harry Nilson 의 Without You 가 스피커를 비비고 애절히 흘러 나온다.
반가운 마음에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다.
' 아빠 ! 아빠가 이 노래를 어떻게 아세요 ?'
' 녀석 ! 내가 니 나이보다 어렸을 때 부터 듣던 노래야 '
공연히 으쓱거리며 미소를 아들에게 보이며
그렇게 노랫속에 빠져 들었다.
옛날을 먹고
옛일을 되돌리며 반추하면
칠성판이 가까워진거라던데 ㅡ
뭐 그날이 올때까지라도
사소한 일
하나라도 내 마음껏
하면서 살아가는 것 !
더 이상 무얼 바랄까 !!
^^*
https://youtu.be/KCAVFfkFJlw
짜장면이 거금 35 원이던 시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