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비너스호의 집어등 대에 앉은 갈매기
오랫만에 연화도 옆을 지나가면서
14년 2월 22일 06시, 집결 장소에 모인 8명의 조우님들...
몇 년간 갈치낚시에 집중하다보니 작은 쿨러가 없다 하며 4~50L 쿨러를 갖고 모였다.
출조 전 부터 골이 지끈...이 쿨러들을 어떻게 채우나?
6시에 모두 모인 까닭에 6시 30분경 구리 요금소를 쌔앵하며 지나친다.
이 시간대면 음성휴게소 까지 막힘없이 지나칠 것이다.
과연 막힘이 없다.
습관대로 음성, 덕유산 휴게소에 들른 후, 갯바위낚시 시절 부터 단골인 사천의 낚시점에 도착하니 10시 반경...
시장에도 꽃, 나무 시장이 열린 걸 보니 벌써 사천엔 봄 기운이 완연하다.
통영 직통을 마다하고 사천을 경유한 것은 "싱싱한 국산 청개비"를 싸게 구입하기 위해서다.
단골이었는데, 삼천포 킹콩낚시 선장님이 "싱싱한 청개비 구입처"로 추천하기도 한 집이라...
그 후 시원하게 뚫린 사천-고성간 국도를 모처럼만에 달려보고 싶었고,
고성의 제법 맛깔스런 맛집을 경유할 목적으로.
하지만 그 집은 고속도로 덕분에 폐업 ㅠㅠㅠ
아쉬운 마음으로 조금 더 가서 "호반 한식뷔페"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도로변 대개의 한식 뷔페와 마찬가지로 식사비는 7000원.
뭔가 미진하지만 여수 직전에 있는 "밤골 한식 뷔페"보다는 훨씬 낫다.
출조길 식사 때 마다 떠오르는 "밤골...", 쥔장에게 꿀밤을 한방 먹이고 싶다.
식사 후 중화항에 이르는 길은 더욱 봄 길이다.
날씨가 화창하니 조황이 대단할 것 같은 예감, 이 풍성한 예감을 어쩐다냐!
6시에 출발했으나 통영의 자리 배정방식인 "선착순"에 따르나 보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1번이다.
선실에 들어가 운항시간 동안 눈이나 붙이려 했지만 출조 때 마다의 두근거림이 결국 10분도 안되어 나를 밖으로
이끈다. 욕지도 아랫 쪽 어초지대가 포인트일 것이라 예측을 했지만, 배는 조금 더 나아가 좌사리 제도를 관통한다.
갈치낚시 때와는 달리 선주겸 선장이 사무장으로 임하고, 사모님이 식사당번으로 출동하는데... 선장이 돌아다니
며 준비할 것을 독촉한다.
포인트는 좌사리 제도 남단 등대섬 근처.
여기는 섬이 가까이 있으니 바닥은 여 뿌리일 듯. 인공어초 보다는 훨 낫겠다.
(결과는 바닥지형이 복잡해 100호 8개, 열기 채비 4개, 볼락채비 7개 뜯김)
4시경 도착했으니 열기 천지일텐데, 오징어채를 갖고오지 않아 난감...얻어쓰는 수 밖에.
아니나 다를까 예의 통영 금붕어급 열기 천지다.
그래도 손을 덜 탄 덕분인지 매물도 주변보다는 조금 크다는게 위안거리.
얼마 전 완도 서림호에서 대단한 왕열기와 붉벤자리로 손 맛을 본 조우들의 툴툴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래도 워낙 생선을 좋아하는 조우들이라 열심히 낚시에 임하는게 다행.
저녁 식사로 사모께서 떡국을 준비하셨는데, 아직 쌀쌀한 밤 기온에 밥 보다는 제격인 것 같았다.
이윽고 해가 지고 좌사리제도 갯바위에서 야영을 하는 용감한 갯바위조사들의 불 빛이 보일 즈음,
선장이 돌아다니면서 이제부터 대물 볼락이 올라오니 조심을 당부한다.
내 장비는 다이와 HX 조류 인터라인 50-310에 씨보그 400 FBe에 6호 합사. 100호 봉돌.
조우들이 갈치낚시에서 쓰던 150호 국산 낚싯대나 중고 다이와, 시마노 80호 대를 쓰는데, 나의 50호 낚싯대를 보더니
초릿대의 놀림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하하...
내겐 비록 4짜 볼락이 오질 않았으나 뼘치 이상 급 볼락이 연이어 올라오니 50호 낚싯대가 주는 손맛이 환상이었다.
장승포에선 삼우빅케치의 뉴 해영 50-300을 썼었는데, 훨씬 가볍고 부드러워 볼락낚시의 진수를 맛보는 듯 했다.
8시경 사모께서 후미에 있는 우리 조우를 상대로 청개비 끼우기, 볼락낚시기법을 설명과 함께 시연해 주신 다음,
씨알급 열기를 걷어 손수 회를 떠 주신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곁들여 회를 떠 주시는데, 과연 남자인 사무장들이
떠 주는 것과는 너무도 달라, 맛보기 전에 이미 열기 맛이 느껴진다. 너무 감사해요, 사모님!
10시경 까지는 씨알급 왕볼락이 올라와 받침틀을 사용하지 않고 계속 손에 들고 했음에도 힘이 든지 몰랐는데,
입질이 띄엄띄엄 해지자 손목에 피로감이 급격히 몰려와 낚싯대를 접고, 여기저기로 구경을 떠난다(특유의 행동).
뒤에 가니 앞 보다 훨씬 큰 볼락이 나왔고, 또 나온다. 이런 젠장할...
철수할 무렵, 이미 30L 쿨러는 넘어섰으나 왕열기 조과를 기억하는 조우들에게서 볼락낚시의 실망감이 보인다.
이 친구들이 볼락과 열기의 가치를 모르나 ㅉㅉㅉ
마침내 12시 철수, 항에 도착하니 1시 반경이다.
어디 마땅히 쉴 곳도 없으니 밤을 새워 귀가에 오르자고 한다.
편의점이 있으면 잠시 들러 커피라도 한잔하자고 했지만 우리의 진행방향엔 그것도 없다.
결국 내쳐 집까지 달려, 집결지에 도착하니 새벽 6시... 결국 24시간의 쉼없는 출조였다.
그럼에도 별로 피곤하지 않은 것은 왜일까?
다음 날, 본 조우님들...볼락회 맛이 열기보다 낫네!
*출조선박 : 통영 비너스호
* 사용 장비 낚싯대 다이와 HX인터라인 조류 50-310
릴 다이와 씨보그 400 FBe
채비 빙글뱅글 열기 17호 10단, 빙글뱅글 볼락 민바늘(털없는) 13호 6단
봉돌 100 호
쿨러 50L 대장쿨러
* 맺는 말
왕볼락 어초낚시가 거치낚시 보다는 "손에 들고 하는 낚시"(일본식 표현, 소지[所持]낚시)라 장비가 가벼워야
합니다. 그러므로 릴은 시마노 1000번 이하, 다이와는 300번 이하 전동릴의 필요성이 느껴짐.
대는 50호 낚싯대(추부하 대략 30~80호), 길이는 270~330cm 가 좋을 듯 합니다.
첫댓글 볼락낚시 궁금한게 있었는데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