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내맡긴다'는 말의 의미는?(2)
'내맡긴다'는 말의 한자나 영어의 의미는?
'내맡긴다'는 말의 한자말은 무엇인가? 그것은 '委託(위탁)'이다.
맡길 '委'와 부탁할 '託', '맡겨 부탁하는 것'이다.
종종 '依托(의탁)'이라는 단어를 '내맡김'의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의탁'이라는 단어는 '위탁'에 비해 그 의미가 매우 약하다.
'依(의)'는 '의지할 의', '托(탁)'은 '맡길 탁'이다.
의지해서 맡기는 것은 맡길 수도 있고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의탁할 수 있다, 찌질이도 말이다!
전적으로 아주 내맡겨 의탁하는 것이 '위탁'이며,
한 번 위탁한 것은 다시 찾아 올 수 없다, 절대로!
그래서 아무나 위탁할 수 없다.
특히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 은 할 수 없다.
오로지 하느님의 "철부지들" 만이 할 수 있다.(루카10,21)
고대 남성우위 사회에서 만들어진 '委(위)' 자는
계집 '녀' 발에, 벼 '화' 머리가 합쳐진 말이다.
"여자는 자고로 평생을 지아비인 남편에게 겸손되이 고개 숙인 벼처럼
항상 순종하고 살아야 한다" 는 뜻에서 만들어진 글자라 한다.
하느님께 내맡기는 사람(완전한 위탁)도 하느님께 완전히 순명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면 '내맡긴다', '위탁한다'는 말이 영어로는 무엇인가?
'abandonment'이다. "~을 버리다, ~을 넘겨주다, ~을 위탁하다,
~을 포기하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는 'abandon'이라는 동사가 명사화한 단어이다.
완전히 자기를 포기하는 것(give up)을 말한다.
'commit'도 맡기다, 위탁하다, 위임하다는 뜻의 단어이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보관이나 보호를 위해 위탁한다는 뜻으로
맡겼다가 다시 찾을 수 있는 맡김이다.
내맡김(아주 영원히 맡김)의 의미가 약하다.
이처럼 우리 말, 한자, 영어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듯이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행위'는
'자기 전존재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다.
'내맡김'의 행위는 남김 없는 자신의 전적인 봉헌이기에 참으로 순수한 것이며,
거룩하신 하느님께 오로지 거룩함을 지향하는 영혼만이 할 수있는 거룩한 행위이다.
맡긴다는 행위는, 특히 내맡기는 행위는 그 말이 지니고 있는 의미로만 살펴보아도
그저 적당히 대충 필요할 때 맡기고, 필요하지 않으면 찾아오는 식의
맡김의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게 되었다.
'내맡기는 것,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겨드리는 것'은 2%의 남김도,
아니 1%의 남김도 없어야 한다.
완전히! 100%! 0.00001% 한 치 오차도 없는 완전한 맡김!
'내 뜻'을 완전히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만 남은 상태!
'하느님의 뜻'을 완전히 소유한 상태!
소위, '無我(무아)'의 상태! 無我之境(무아지경)!
그것이 바로 '내맡김의 영성'이다!
그렇다, 그것이! 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