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알고 먹어야 더 맛있다
한우|알고 먹는 한우, 속지 않고 사는 법
맛있는 한우를 저렴한 가격으로, 믿고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10년 넘게 한우 전문 식당을 운영해온 남상오・육완순 부부가 말하는 한우, 속지 않고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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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와 국내산, 수입산 등을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나요? 일반인들은 눈으로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축산물 등급 판정서와 도축 검사 증명서를 확인한 후 구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6월 22일부터는 ‘쇠고기 이력 추적제’가 실시됩니다. 쇠고기 이력 추적제란 소의 출생부터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는 모든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쇠고기의 위생・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력을 추적하여 신속하게 회수・폐기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쇠고기의 모든 이력이 전산화되어 유통이 투명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쇠고기를 속아서 구입할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맛으로는 구별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한우는 씹을 때 고소한 맛이 나고 삼킬 때 다시 한 번 고소한 맛이 납니다. 수입 쇠고기와 국내산, 육우는 특유의 냄새가 나거나 고소한 맛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등급에 따라 맛의 차이는 얼마나 나나요? 한우 등급제는 1++, 1+, 1, 2, 3등급의 5단계로 구분됩니다. 가장 마블링이 좋은 1++등급은 아주 귀합니다. 1+등급 역시 소 1백 마리를 잡으면 잘해야 열 마리 정도 나옵니다. 경매 시장에서 가장 비싼 한우가 kg당 2만 원이 넘는가 하면 가장 싼 쇠고기는 3천 원 정도에 거래됩니다. 가격만큼 맛의 차이도 나는데, 육우 1+등급보다 한우 2등급이 더 비쌉니다. 그만큼 한우가 맛있다는 뜻이지요.
한우를 속고 사는 경우는 어떤 것이 있나요? 아직도 국내산을 한우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국내산은 원산지를 표시한 것이지 품종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도축하면 젖소나 외국 소도 모두 국내산입니다. 한우는 반드시 ‘한우’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고기 부위는 중간 등심에 일반 등심이나 채끝을 섞어 파는 경우, 국거리를 사러 갔는데 양지가 아닌 우둔이나 목심을 팔면서 국거리로 좋다고 말하는 경우 속지 마세요. 또 식당에서는 양념 갈비에 ‘덧살’을 붙이는 곳이 있습니다. 소를 잡으면 갈비뼈는 많이 나오지만 갈비에 붙은 고기는 아주 적거든요. 그래서 갈비보다 값이 저렴한 채끝을 갈비뼈에 붙이는 경우가 있으니 알고 드세요. 또 생고기를 담은 접시에 핏물이 고여 있다면 육즙이 빠진 고기로 보시면 됩니다.
식당에서 한우를 먹을 땐 어떻게 믿죠? ‘한우 판매점 인증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국한우협회가 100% 한우를 판매하는 한우 전문 판매점에 대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전국 1백 30여 개 식당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전국한우협회에서 식당의 구매・위생・매장・경영 관리까지 수시로 체크하기 때문에 이 인증 마크를 확인하시면 가장 확실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한우 부위와 구입법
1 양지 국거리_ 전체적으로 마블링이 있어야 국물이 진하게 우러난다. 2 목심 불고기・스튜_ 기름기와 고소한 맛이 등심보다 적어 양념 요리에 적당하다. 3 채끝 구이_ ‘채끝 등심’이라며 등심과 같은 가격을 받는 경우 속지 말아야 한다. 등심보다 저렴한 것이 정상이다. 4 사태 장조림・갈비찜・사골국_ 오래 끓이는 요리에 적당하다. 5 중간 등심 구이_ 보통 ‘꽃등심’이라 부르는 부위로 중간에 굵은 기름선과 떡심이 있으며, 마블링이 좋은 것이 상품이다. 6 안심 구이・이유식_ 등심보다 고소한 맛은 떨어지지만 육질이 매우 부드럽다.
꽃등심은 없고, 꽃갈비는 있다? 농림부 고시_ 소고기 부위·등급·종규별 구분 방법
목심 용도 스테이크, 구이, 불고기 등심 용도 스테이크, 등심구이 채끝 용도 스테이크, 로스구이 안심 용도 고급스테이크, 로스구이 우둔 용도 산적, 장조림, 육포, 불고기 앞다리 부채덮개살, 꾸리살, 부채살, 앞다리살, 갈비덧살 용도 육회, 스튜, 탕, 장조림, 불고기 갈비 본갈비, 꽃갈비, 참갈비, 갈비살, 마구리, 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 용도 불갈비, 찜, 탕, 구이 양지 업진안살, 치마양지, 앞치마살, 양지머리, 차돌박이, 업진살, 치마살 용도 국거리, 스튜, 분쇄육 설도 설깃머리살, 삼각살, 보섭살, 설깃살, 도가니살 용도 산적, 장조림, 육포 사태 상박살, 앞사태, 뒷사태, 뭉치사태, 아롱사태 용도 육회, 탕, 스튜, 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쇠고기 상식
신선한 쇠고기 색깔은 선홍색?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쇠고기 색깔은 산소의 접촉 유무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고깃덩이를 썰면 공기가 닿지 않은 안쪽 부분은 붉은빛이 도는 깨끗한 갈색을 띤다. 그리고 근섬유 속의 ‘마이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단백질 색소는 공기와 접촉해서 최소 30분 정도 지나야만 선홍색을 나타낸다. 이 붉은 색소가 냉장 상태에서 3~4일 정도 지나면 얼룩덜룩 지저분한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처녀 소의 고기가 맛있다? 송아지를 한 번도 낳은 적이 없는 처녀 소는 송아지를 한두 번 정도 낳은 암소보다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적어서 등급이 잘 나오기 힘들다. 송아지를 한두 번 낳은 암소 고기는 마블링이 가장 좋고 등급이 높게 나와 가격도 비싸고 맛도 가장 좋다. 하지만 송아지를 세 번 이상 낳으면 근육이 질겨져 맛이 떨어진다.
잡은 지 하루 지난 것이 가장 맛있다? 도축한 지 24시간 후에는 사후강직이 최고도로 높아져서(근육이 줄어들고 지방은 돌출) 1번 요추를 끊어 단면의 마블링이 돌출된 상태, 육색 등을 보고 등급을 판정한다. 흔히 사후강직은 24시간 이후에 풀어진다고 하지만 사실 냉장 상태이기 때문에 3일 정도 지나야 완전하게 풀린다. 단백질이 산으로 분해되는 것이 바로 ‘숙성’. 따라서 회로 먹는 것은 3~5일 숙성된 것이 좋고, 구이용은 산의 분비가 높아지는 7~14일 숙성된 것이 가장 맛 좋다.
얇게 썬 부위는 차돌박이? 차돌박이는 소 한 마리에서 어른 팔뚝만 한 것 두 개가 나온다. 원형 가운데 하얀 기름이 아라비아 숫자 9처럼 붙어 차돌멩이가 박혀 있는 것 같다 해서 차돌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시중에서 기름 반, 살코기 반 정도로 이등분되어 얇게 썰려 나오는 것은 값싼 양지머리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차돌박이는 어떻게 썰어도 살코기와 기름이 이등분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쇠고기, 즉 ‘한우 고기’는 세계적으로 질이 가장 좋고 가격이 비싼 쇠고기로 손꼽힌다. 방목 기간이 짧아 근육이 가늘고, 비육 기간이 세계적으로 가장 길어 마블링이 좋다. 세계에서 근육과 지방질의 분포가 가장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쇠고기가 바로 우리 한우 고기다. 한우 산지로는 강원도 횡성이 유명하다. 한국능률협회의 2007년 축산물 부문 1위로 선정되었고, 2007년 전국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이 바로 횡성 한우 고기. 횡성은 고산지대여서 일교차가 크고 소가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사육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는 등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고기 구분하는 방법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의 종류는 크게 여섯 가지다. 한우 암소 고기, 한우 거세우 고기, 한우 수소 고기, 육우 고기, 젖소 고기, 수입 고기로 구분된다. 꼭 기억해둬야 할 것은 한우 거세우와 육우. ‘한우’는 우리나라에서 낳고 우리나라에서 자란 ‘누렁소’만을 의미한다. 한우 고기 중에서 암소 고기가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근육이 가늘고 지방량이 많아서 부드럽고 고소하기 때문. 하지만 우시장에 나오는 암소는 송아지를 많이 낳아서 육질이 상당히 질겨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일반인들이 고깃집에서 좋은 암소 고기를 구경하기란 무척 어렵다. 한우 암소는 출산의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육질 좋을 때 도축될 일은 거의 없다. 우수한 송아지를 선별하여 생후 4~6개월에 거세 시술하고 사육 기간을 27개월 이상 준수한 ‘한우 거세우’는 수컷 호르몬 분비가 줄어서 근육이 가늘어지고 지방이 많아져 한우 암소와 가까운 맛을 낸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이나 축협에서 파는 브랜드화된 고급 고기는 거의 ‘한우 거세우 고기’를 뜻한다. 횡성 한우 고기가 유명한 것도 전국에서 가장 큰 거세우 산지가 이 동네이기 때문. 고기가 가장 좋은 등급은 1++. 아래로 1+ 등급, 1등급, 2등급으로 떨어진다. 1++ 등급은 소 1백 마리 길러 열 마리가 채 안 나올 정도로 귀하다. 횡성 축협 기준으로 100g에 8천5백 원,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9천5백 원 정도로 값비싸게 팔린다. 등급에 따라 가격이 두 배까지도 차이가 난다.
‘육우’는 쉽게 말해 얼룩소 중에서 젖을 짤 목적이 아닌, 먹기 위해 기른 소다. 거세시킨 수소나 암소 중에서도 젖을 안 짜고 먹으려고 기른 소는 모두 육우다. 일반인이 육우 고기와 한우 고기를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므로, 원산지 표기를 믿고 확인하면 된다. ‘한우’라는 단어가 없으면 모두 ‘육우’라고 보면 맞다. ‘국내산’이라 표현된 것 역시 거의 육우다. ‘국내산’이라는 말은 국내에서 도축됐다는 뜻. 국내산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좋은 고기를 구입할 수 있다. ‘젖소’는 말 그대로 젖을 짠 암소다. 마리당 1백만~1백50만 원 선으로 한우의 8분의 1 가격이어서 국거리나 탕거리로 섞여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좋은 우리 나라 쇠고기를 구입하고 싶다면 반드시 ‘한우’와 ‘1++’ 표기를 기억할 것.
얼리지 말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라 쇠고기는 영하 2℃에서 언다. 진공 포장기로 고기를 포장해서 0~영하 1℃에 보관하면 적어도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 정도까지 신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법적 유통기한은 60일이지만 실제로는 넉 달 동안 상하지 않는다). 가정에서 김치냉장고의 ‘중’ 버튼은 영하 1도에 세팅돼 있다. 고기를 진공 포장기로 포장한 뒤 구입 날짜를 적은 라벨을 붙여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고기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선물로 들어온 고기 세트, 절대로 한꺼번에 얼리지 말자. 또한 고기 맛은 휘발성이 강해서 썰어놓으면 금세 맛이 날아가버린다. 가정에서 국거리나 찌갯거리를 장기 보관할 때는 썰어서 팩에 담아놓지 말고, 될 수 있으면 가늘고 긴 덩어리 형태로 랩으로 싸서 얼렸다가 필요할 때마다 썰어서 사용하는 게 좋다.
쇠고기는 무와 한짝이라 쇠고기 먹을 때는 반드시 무를 곁들여야 한다. 쇠고기와 무를 함께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고, 살이 찌지 않고, 소화에 도움이 되며, 실失이 없어서 무탈하다고 전해져온다. 그래서 쇠고기 무국 외에 쇠고기 육회 양념에도 무즙을 넣고 갈비찜에도 무를 넣는 등 쇠고기 요리에는 예로부터 무가 많이 이용됐다. 하지만 성질이 뜨거운 쇠고기와 고춧가루는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관계. 육개장처럼 양을 불려야 하는 음식을 제외하고는 쇠고기와 고춧가루를 함께 쓰는 일이 없었다. 돼지고기는 성질이 차가워서 열을 내는 채소인 파, 부추, 고추, 마늘, 양파, 고춧가루와 어울리고 성질이 따뜻한 쇠고기는 무, 배, 오이 같은 차가운 채소와 어울린다. 물론 쇠고기 먹을 때 무를 많이 먹으라는 얘기지, 파, 마늘, 양파 등을 먹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먹더라도 고기의 향을 누르지 않을 정도로 익혀서 곁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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