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엘레이는 비가 느무누무 많이 옵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심한 가뭄으로 집집마다 잔디에 물주지 말라고 난리난리더니...
비가오니 산에도 못가고 집에서 정말 먼 산만 쳐다보고있네요...ㅋ
다음주 수술을 앞두고 지나온 시간에 대한 돌아봄으로 몇자 적어보려구요.
암진단부터 병원 선택을 하는 그순간까지 굉장한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더군요.
내마음 나도 몰라처럼 감정의 롤러코스터도 타보고 변덕스러운 내자신에 놀라며 차츰 나인듯 내가 아닌 나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죠.
CA125수치는 2571, 병기는 3기로 추정. 복수 차있슴.의사 상담 결과 나온 치료 계획은 선항암 3차, 그후 결과를 보고 수술 여부 결정,
수술후 3차 마무리 항암. 이렇게 저의 투병은 시작되었습니다.
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은후
제일 먼저 신경쓴건 체온을 올리는 일이었어요. 걍 그래야할거 같아서...
전기 방석(어디던 엉덩이 붙일때 사용-가죽소파,책상 의자등) 하나 사고 배에는 핫팩, 목에는 스카프, 수면바지,수면 양말.
잘때도 양말 착용했어요. 으아아아 첨에는 답답해 죽음요...
답답해서 평생 스카프라고는 해본적 없는 저인데 하게되더라구요.대신 쉬폰 소재로 매고풀르기 쉬운걸로 했어요.
위의 모든것들이 평생 처음 해보는것이라 매우 번잡...
잘때도 돌침대를 거의 지지는 수준으로 틀고 배에는 핫팩을 올려놓고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10월 25일에 첨 소견 받고부터 시작하니 약 한달후 첫키모할때는 몸이 굉장히 따뜻해졌어요. 저는 많은 효과 있었어요.
지금까지 병원에서 체온재면 항상 37.4에서 37.6사이 유지해요.
저는 옆에 덜렁거리는 남편과 그보다 쬐끔 덜하지만 역시 믿어보기엔 부족한 아들넘만 있기에 모든 준비를 제가 했습니다.
제일 먼저 가발 구입(태어나 첨 써봄.흰머리 염색을 안하게되니 좋은점도 있긴하군...모자 착용 대비해 스타일을 골랐어요)
체온계도 사고 변비를 대비해 좌욕통?도 사고 가장 중요한 비니(모자)는 여러개 사고...
밥 못먹을거 대비해 닭죽,전복죽 만들어 소분해 냉동고로 고고.
황태미역국과 닭가슴살 카레(고기 많이 당근,고구마,양파 넣고 스프처럼 만들어 밥 없이도 먹을수 있게)만들어 쟁이고...
검색하다 보게된 닭발곰탕 만들어 소분해 냉동고행. 남편,아들 총동원해 2주동안 먹거리만 만들었네요 -.-
선물로 들어온 암에 좋다는 각종 보조식품들은 모든 치료후 먹기로하고 주신분들께는 감사의 인사 드리고...
11월 27일 1차 항암 시작하러 병원 방문. 들어서면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제가 젤로 잘하는 영어 "헬로"도 못했어요.
건물 10층의 2면 전체가 유리창인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방이 제가 다니는 항암실의 풍경입니다.
체중과 혈압 체크후 첫주사가 시작되었죠. 약에 대해 뭐라뭐라 설명해주는데 안들립니다.
이눔의 영어는 장소,상황,시간등등 참 가리는것도 많은 내맘대로 영어입니다.
암진단 받고 젤 먼저한게 난소암이 영어로 뭔지 찾아봤다는 웃픈 사연이...
하여 멀리서 공부하는 아들이 모든거 스탑하고 날라와 제그림자로 붙어다니며 운전기사겸 통역을 도와주고 있어요.
아들은 저땜에 여성 생식기 전반에 걸친 해부도까지 공부했음요.
한국인 예쁜 의사분도 있고 통역 신청하면 법적으로 다 도와주게 되어있지만 그래도 아들넘이 편하긴하더군요.ㅋ
첫주사 맞는동안 간호사로부터 젤 많이 들은 잔소리가 몸무게를 늘려라. 여자갱단처럼 몸무게를 늘리라구...
체격이 작은 동양인 아줌마는 그들눈에는 걱정의 대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48키로에서 시작한 몸무게는 저의 먹방에 힘입어 현재 51키로까지 늘었습니다.
1차 주사후 가끔 배가 콕콕 쑤시나 생리통보다 덜합니다. 온몸이 뻑적지근 근육통이 쫌 있으나 몸살 났다 생각합니다.
물마시는것이 걱정이었는데 의외로 수월합니다. 검색하다본건데 500ml짜리 생수병을 4병 식탁위에 놓고 그걸 다 마시기전까지는
잠자리에 들질 않았다고해서 저도 카피했어요. 지금은 미지근한 물로 바꾸어 마시게되서 병에다 우물 정자 그리며 먹어요.
담당쌤이 제게 한 딱 한마디. 날거는 먹지마라였어요. 그외에는 다아~먹으라고...제가 가장 말잘듣는 부분입니다.
암관련 내용을 검색해본게 처음일 정도로 무지했던 저가 가장 먼저 접하게 된 내용이 먹는것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저 무지 겁도 많고 쫌 예민합니다 켁. 약 먹는거 엄청 싫어하고 게을러서 병원도 안가던 사람이구요.
이런 제가 열심히 해보겠다 맘 먹은게 먹는거에 목숨거는거였어요. 뭐 원래도 잘 먹습니다 헤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살타령할때가 아니니 다이어트 부담도 없습니다. 내 인생의 호황기는 임산부때 이후로 지금입니다.
잘먹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울렁거림도 거의 없이 지나고 있어요. 항암후 울렁약도 다 처방해 주시니 적극적으로 드셔야합니다.
저는 아무 증세가 없어도 하루 분량 먹었어요. 내몸이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니까요.
항암 시작전 2571로 시작된 CA125수치는 1차 항암후 1750, 2차후 688, 3차후 지난 금욜에 한 피검사에서 141로 나왔습니다.
이제 15일로 예정되어있는 수술이 그다음 숙제입니다. 수술후 제몸에 어떤 변화나 어려움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언어의 어려움이 있으니 좋은점도 있더라구요. 하아...어떠한 질문이라도 하라는 쌤에게 하고싶은 말을 다 할수가 없네요...
가슴에서 차오르는 말은 마음으로 삼키고 묵묵히 앞에 놓인 길을 걷다보면 꽃도 피고 새도 우는 길이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걷다가 돌부리에 걸릴수도 있고 울퉁불퉁한 바닥도 만날수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앞으로앞으로 계속 걸어요.
첫댓글 먼곳에서 긍정적이 마인드로 항암에 임하시는 비소리님이 참 활기차다 어쩜 이리 씩씩하실까 싶어 다시한번 저도 지난일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겁이많아서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었는지 몰라요 그래도 울지는 않았어요 비소리님글 읽다보니 긍정만땅 외치는 쥐앙님을 보는듯 글속에 힘이 꼭 쥐앙님을 많이 닮아있는듯한 마인드라 반듯이 이겨내실거라 믿고싶네요 스트레스않받고 글로라도 활발함을 현실에서도 대찬함을 보인다면 쓰나미가 밀려와도 다헤쳐 나갈수 있을것입니다
힘내시고 힘실어 드릴게요 오늘이 설날인데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솔직히 씩씩한척 하고있어요. 무너지면 너무 힘들어질거 같아서요 ㅠㅠ.
스스로 주문 외우듯이 노력하고 있는중이죠. 스멩엄마님도 복 마니마니 받으세요~~
배웁니다 ~
저는 수술후 3년동안 여름에 속옷만 입고 선풍기 안틀면 더워서 잠을 못잤답니다
뒤늦게 생각해보니 강제폐경으로 인한 갱년기였더라구요 ㅠ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다행히 별일없이 통과하였지만요
꽃님들 자나깨나 체온관리 중요할듯 합니다 저는 지금부터라도 해야겠습니다 ㅎ
비소리님~
한밤 지나고
또한밤 지나고
요렇게 시간이 자꾸 지나가더라구요
무조건 홧~팅~~입니다♡♡
워낙 생리통이 심했던터라 배에 핫팩하던 습관이 있었어요. 이제는 환자가 되었으니 절박 모드로 바뀌긴했지만...
특히 발의 온도를 높이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발이 우리 몸의 장기와 다 연결이 되어있으니까요.
그래서 발마사지만도 따로 받기도하고... 양말 착용은 매우 중요한거 같아요. 정수기님도 홧팅!!!
완벽한 항암을 위한 준비에 깜짝 놀라고 있는중입니다
수술은 항암보다 좀 수월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수술후 복도에서 링겔병 달고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장 유착 올까봐..선항암했으니 수술후 항암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것 같고
너무 철저하게 잘하고 있어 도움줄 말도 없고 도움 받고 가는것 같아요..다음달 수술이라면 3월이네요
수술하고 막항에는 암세포 박살나길 바랍니다..ㅎ (선항암 2번 수술 후항암 1번 이런가요? 항암제는 뭘 썼는지
궁금해요 한국과 다른 치료방법인지..)
아...수술이 수월하셨다는 카라님 말씀이 희망입니당^^ 수술후 걷기! 기억할께요.
다음주 15일 수술이에요. 수술후 3번 항암 예정이구요. 항암제는 똑같아요. 탁솔과 카보.
제가 알기로는 암치료 방법은 기본 가이드라인이 있어 모든 나라에서 적용된다고 하더라구요.
지금까지 느낀 차이점은 항암 스케쥴이 밀린다던가 이런게 없다는거... 미국은 모든게 예약에 의해 돌아가는
나라여서 내가 예약한 시간에 가며 나를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는거 정도에요^^
멀리서 그 어려운 항암을 혼자 준비하시고 잘 견디고 계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여~~ 응원합니다!!!! 화이팅~~~ 수술도 성공적이실거라 믿어요!!
감사합니당~~ 솔직히 벌벌 떨면서 버텨보고 있는중이에요^^ 환자로 등록되면서 가사일은 파업했어요.
일용할 양식은 남편이 담당하고 청소,심부름등은 아들이 담당해요^^
수술하고 몸 추스리면 조그맣게 텃밭 만들어보려구요. 응원 감사드립니다!!
초긍정님 수술도 잘되시고 완치의길까지 쭉 가시리라믿습니다 화이팅~~
포유님 따님도 완치되실꺼에요. 저는 한국에 계신 친정엄마께 말씀도 못드렸어요.
도저히 알릴수가 없더라구요. 아빠 돌아가시고 자식이라고는 남매인데 둘 다 외국에 사니 이런 불효가 없죠.
포유님의 간절함이 따님에게 완치라는 선물로 갈꺼에요^^
수술 잘 되시고 잘 회복하실거예요.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시는 분께 암이라니... 암이 무서워 도망갈꺼예요.
수술 후 운동 잘 하시어 훌훌 털고 일어나는 기분으로 새로운 나날을 맞으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당! 암진단 받으며 울집 두남자의 눈물을 보니 아직도 철들이 안든거 같아 내자리를 지켜줘야겠구나하는
굳은 결심을 ^^ 미라니님 올려주시는 꽃들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