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납치되었건만 평생을 함께 했으면 하는 사람과의 바램은 30분 만에 초전박살이 났다.
박...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거라구.. 맞춰갈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 -_-;;
뭐야.. 이제 맞춰가야 할 나이지 않아??
이건 지가 아직도 젊은 20대인 줄 안다니깐..ㅜ.ㅜ
그는 언제나 상냥하게 안부를 묻는 전화를 자주해 주었고
근사한 데이트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와의 첫번째 데이트.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금요일 저녁6시에 MS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사진도 구해 왔으니 미드나잇 쉬프트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하고 가자...
아시안 게이가 시드니에서 가장 맘 편히 찾을 수 있는 클럽이
미드나잇 쉬프트와 아크다.
아크는 이태원의 G빠..
(아직도 있나? ㅠ.ㅠ 이반시티에 괴소문이 많이 돌아서)와 성격이 비슷하므로 나중에
시간이 나면 언급하도록 하자.
미드나잇 쉬프트는 초저녁에는 중장년 들이 많이 찾는다.
저녁을 먹기전 부터 대게 11시 정도 까지 있다가 젊은이들에게 바턴터치를 하고 잠자러 간다.
혹시 12시의 쇼가 끝났는데도 버티고 있다면
누굴 하나 물어 외로움을 달려려고 하는 중년들이다..
마찬가지로...
젊은이가 평일 저녁에 혼자 찾을 때는
한번 팔려보겠다는 티가 너무 나니 장기체류자는 주의하길 바란다.
약속이 있다면 모를까 6-8시까지 젊은 사람이 혼자 있는걸 보긴 정말 어렵다.
중년을 좋아 한다면 꼭 친구와 함께 이른 시간에 가보도록 하자.
금요일과 토요일은 12시가 넘으면 사람들로 꽉 찬다.
5년전에 왔을때 보다 넓어졌다.
2층도 있지만 올라가 본적이 없어서 설명불가.. ㅠ.ㅠ
이유는??
내 식성들이 거기 하나도 없어서...^^;;
없는데 굳이 갈필요 없잖아??
이론~ 4가지~
여기와서 첨에 영어가 되지 않을때는 팔짱만 끼고 그냥 술만 마셨다..
일본의 스낙쿠에서 손님이 들어왔을때 다른사람 다 고개 돌려도
도도한척 혼자다하며 앞만 보고 있던 난데...
그렇게 쉽게 보이면 안되지...
암튼 가끔 슬롯이나 하며 한국인들과 얘기하다 나왔다...
밧뜨...
지금은 사정이 많이 바꼈다..
뭐야?? 지금은 영어가 된다는 얘기?? 웃기셔..
쿨럭...
전에는 프리토킹 시간 3분이었지만 이제는 10분 정도로
이정도면 충분히 꼬시고도 남을 만한 실력임...^^;
나름대로 소득도 있었구...^^
호주는 실내 금연 법이 생긴 뒤부터 어딜 가나 후레쉬한 느낌이 든다.
엠에스 에서 가볍게 맥주 두어 잔을 들이켜고 서큘러키 근처의
ROCKS에 재미있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이있다며 그곳으로 안내를 했다.
이곳은 원하는 스테이크를 골라 자기 식성에 맞추어 직접 구워 먹는 곳이다.
일본인 관광객은 보였지만 한국인이 없다는 것에 조금 의아해 했다.
나는 언제나처럼 안심스테이크를 주문했고 셀러드는 뷔페식이었다.
주변에는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으나
모두들 매너를 지켜가며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외 정원에서의 식사는 소란스러움을 줄여주었고 양초와 레드와인은 보름달과 함께 멋진 무드를 만들
어 주었다.
“시드니에서 살고 싶냐”는 물음에
“너무 갈 곳이 없어서 1년만 있으면 심심해서 죽을 것 같다”고 대답을 했더니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나와 같이 살고 싶은거?”
“....” 침묵...
“뭐야 그 침묵은.. 왜 물어 봤는데?”
“당신이 다음 달에 한국 갔다가 내년에 다시 우리 집으로 들어오면 어떨까 해서..”
“내년에 긴 휴가가 있으니 3개월 정도 뉴질랜드 로드여행 같이 하고..”
“직장 그만 두고 일본이나 한국에서 몇 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
이때 이 사람이 가족들 다음으로 친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좀 생각 해 봐야겠다”
뜻하지 않게 프로포즈를 받다니...
“저녁 잘 얻어먹었으니까 다음엔 내가 한잔 쏠께...”
그는 친구가 오너라는 디어가일이라는 곳으로 나를 안내했다.
18세기 감옥으로 쓰였다는 이곳은 온통 바위로 지어진 건물인데
시드니에서 가장 크고 고급스런 유명한 클럽이다.
외국 유명 연예인이 자주 들리며 시드니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여기에 전부 모아다 놓은 것처럼 천명이 훨씬 넘은 사람들이 발 딛일 틈 없이 가득했다.
시드니에 있으면서 젊은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남녀 공용 화장실이었는데 얼마나 고급스럽고 특이 한지
사진이 없어 내가 써본 화장실 중에 가장 고급스러운 화장실을 보여 줄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차마 사람들 많은 화장실을 찍을 수가 없어서..
변태냐??
연두색 조명의 타원형인 3미터가 넘는 소변기에서 개울 물 처럼 쉼없이 물이 흘러내린다.
이 소변기 하나에 2만불이나 한다니...5개 있으니 대충 1억이네.. -_-;;
금요일이라 사람도 많았지만 DJ가 시끄러운 음악만 틀어줘서 VB한잔씩 비우고 서둘러 나왔다.
VB(Victoria Bitter)맥주는 맛이 쌉쌀한게 아사히 맥주와 비슷하다.
처음 오사카에 갔을 때 신사에바시에서 타코야끼와
함께한 아사히 생맥주의 첫 만남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VB는 이곳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맥주 인 것 갔다.
기린 라거나 한국의 카스 같은 입맛에 익숙해져 있다면 캐스케이드 프리미엄 라이트를 추천한다.
와인보다 맥주를 좋아 한다는 나의 얘기에 그는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로 안내했다.
디어가일에서 바윗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까운 곳에
가장 오래된 호텔이라고 쓰여 진 고풍스런 호텔이 있다.
이곳의 기네스 흑맥주는 여기서 직접 제조 한다며 블루치즈와 함께 주문해 주었다.
아일랜드에서 제조한다는 기네스를 여기서?
진짠지 뻥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맛이 똑같다고 따지지 말자..
나름 치즈를 좋아해서 일본에서 유명한 블루치즈를 많이 먹어보긴 했는데
냄새가 강하고 맛도 조금 역해서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근데 이곳의 블루치즈는 뭐라까...
약간 곰팡이 냄새가 밤꽃 향기? 같으면서도 부드러웠다.
흑맥주와 불루치즈...
그리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손님들을 힐끗 힐끗 봐야만 하는..
에구.. 바람둥이 아니랄까봐.. 모하는 짓이니!!!
그렇게 빈 잔은 하나 둘씩 늘어 5잔이 되었을 쯤 내 몸은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