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우편인에 이어 이번에는 봉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초보자들은 봉투가 우표수집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우표수집에서 봉투는 매우중요하다라는 점을 일단 기억하고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초일봉투(F.D.C.)
우표가 나온 첫날 일부인이 찍힌 봉투를 초일봉투(초일봉피)라고 합니다. 영어의 FDC는 FIRST DAY COVER의 약자입니다. 원래 전통우취에서 초일봉투가 중요한 수집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사실은 우표발행일을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나중에 근거로 활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특히 교통이 나빴던 시절에는 같은 우표도 지역에 따라 발행일이 다른 경우도 많았습니다. 여하튼 우표가 처음 나온 날 그 우표를 붙여 편지를 보내면 당연히 그 날자의 도장이 찍혀 배달이 되고 그 것을 모았던 것입니다.
초일봉투의 수집이 일반화되자 특별한 기념의 뜻을 봉투에 써넣거나 그림을 그려넣은 봉투가 초일봉투제작에 쓰이게 되었고 그런 것을 인쇄해서 파는 우표상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그냥 편지를 붙이면 배달이 안되기도 하고 도장이 선명하지않게 찍히기도하고 더러 봉투가 구겨지거나 파손되어 수집품의 가치가 손상되므로 그냥 봉투에 우표만을 붙여서 우체국에 가서 자기가 직접 예쁘게 도장을 찍고 배달은 안시키고 도로 가져와 버리는 방법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집가마다 그렇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번거롭겠습니까. 자연히 수백장씩 초일봉투를 만들어서 도장까지 찍어서 파는 우표상도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초일봉투는 대개 우표상이 만들어서 파는 이런 봉투인 것입니다. 또 이런 것이 돈 버는 방법이 되자 나라에서 초일봉투를 만들어 팔기도 합니다.
초일봉투는 이러한 이유로 몇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 기준은 실제 우편에 쓰였는가 아닌가에 의한 구분입니다. 우편에 사용된 봉투가 훨씬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우표상에 가서 어떤 우표의 초일봉투를 달라고 하면 틀림없이 우편에 사용되지 않은 그냥 우표만 붙이고 도장만 찍은 봉투를 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초일봉투의 거의 99%가 그런 방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기준은 소인된 도장이 기념인인가 아니면 보통일부인인가에 따른 구분입니다. 당연히 기념인을 날인해야 초일봉투 대접을 받습니다. 물론 우표에 따라서는 그 우표에 대한 기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옛날에는 기념인이 없었던 시절도 있으므로 그런 우표들에는 보통일부인으로 날인한 것이 정당한 것입니다. 세번째 기준이 소위 까세라는 것입니다. 초일봉투의 여백에 그려진 그림이나 마크등을 까세(CACHET)라고 하는데 우표상이나 우정당국에서 파는 초일봉투에는 일반적으로 까세가 있습니다.일반적으로 까세는 우표상에서 봉투에 인쇄하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유명화가나 유명인, 우표의 디자이너등이 직접 봉투에 그려 넣은 것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까세의 희귀도나 유명도에 따라 초일봉투의 평가가 엄청나게 달라지기도 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취적으로 볼 때는 이 까세라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일반우취에서도 정부당국이나 올림픽조직위윈회등의 단체가 만든 공식봉투에 대해 조금더 가치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초일봉투는 실제 우편에 쓰였으며 기념인이 찍힌 것이 가장 바람직한 수집품이며 까세는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다만 초일봉투에도 일반적인 우취품에 적용되는 원칙과 일부인에 적용되는 원칙이 같이 적용이 됩니다. 즉 도장이 선명하게 날인되어야하고 우표의 배열과 상태가 깨끗해야한다는 점과, 가급적이면 일부인의 우체국이 우표도안과 관련이 있는 곳의 것이 가치가 높다는 점, 봉투가 구겨지거나 찢어지지 않고 크기가 적당해야한다는 점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실체봉투(ENTIRE)
원래 영어로 엔타이어는 전체라는 뜻이지요. 실체봉투를 엔타이어라고 하는 것은 우표가 편지 봉투에 붙은 통째로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실체봉투란 우리말로 실제로 우편에 사용된 봉투라는 뜻입니다. 다만 초일봉투와 다른 점은 우표발행 초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체봉투는 그 우표가 실제 우편에 사용되었다는 것의 증명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또한 실체봉투를 통해서 당시의 우편경로를 추적할 수 있으며 우편인을 완벽한 상태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흔한 실체봉투가 무슨 수집의 대상이 되겠습니까? 수집대상이 되는 실체봉투는 다음 몇가지에 한정이 될 것입니다. 첫째로 오래된 옛날우표의 실체봉투입니다. 이 경우에는 원래부터 희소하며 거기에 찍힌 소인이 대부분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실체봉투가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한국시대의 봉투는 종류를 불문하고 무조건 소중히 간직하십시요. 대부분 우표와는 10배에서 10,000배까지 가치의 차이가 납니다.
둘째로는 가장 전형적인 사용례의 경우입니다. 즉 우편요금과 일치하는 단첩사용봉투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예컨대 만일 과도정부 2차보통 거북선이 등기우편용으로 발행되었다면 오직 그 한장이 붙어 등기로 쓰인 것. 그런 봉투는 당시의 가장 전형적인 사용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중합니다. 1차보통의 신문용우표였던 우체부우표를 부쳐서 사용된 신문띠지가 지금 백만원대에 거래된다는 점에서 이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째로는 희귀사용례에 속하는 봉투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잘 그렇게 안쓰는데 특수하게 사용된 경우의 봉투를 말합니다. 예컨대 2차보통의 500원 청거북은 원래 우편엽서에 가첩하여 쓰도록 만들어 졌습니다. 그런데 만일 이것을 일반 우편에 쓴 경우가 있다면 이는 희귀사용례가 될 것입니다.
네째로는 의미있는 소인이 날인된 경우입니다. 60년대에 시험적으로 쓰인 기계인이 날인된 봉투등은 비교적 귀하다고 할 것입니다.이 케이스는 소인 뿐만아니라 우편에 부수적으로 사용된 기타 라벨, 첨가소인물등은 모두 해당됩니다. 예컨대 전시에 우편물에 추가된 검열인이나 테이프, 옛날 등기라벨, 유신시절 쓰인 국민투표참여 표어 등이 모두 해당될 것입니다. 그리고 테마틱이 유행하지 않던 시절에 기념인이 날인된 봉투등은 수집의 주요한 대상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체송경로를 보여주는 봉투입니다. 이는 특히 항공우취에서 중요시 되는 것인데 이 봉투를 통하여 당시의 항공사정이나 교통사정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사실 실체봉투는 사용제우표의 확대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용제 우표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우표와 일부인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를 함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실체봉투는 전통우취에서나 테마틱에서 모두 귀중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봉투(COVER), 테마틱 봉투(THEMATIC COVER)
사실 이 봉투(영어로 커버라는 것, 이하 커버라고 함)는 실체봉투의 또 다른 표현일 따름입니다. 다만 실체봉투(entire)가 전통우취적 표현이라면 이 커버는 테마틱의 표현일 따름입니다. 그러나 전통우취에서 이야기하는 실체봉투와 테마틱에서 이야기 하는 커버는 어느정도 서로 다른 목적으로 수집되므로 이를 다시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전통우취에서나 테마틱에서나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받기위하여 봉투를 수집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다만 서로 원하는 정보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통우취에서 실체봉투를 통해 얻고자하는 정보는 주로 `우편`의 측면에 중심이 두어져 있습니다. 소인, 우편라벨, 체송경로, 적정사용례, 희귀사용례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테마틱은 테마와 관련된 정보를 원하고 있습니다. 즉 우표는 물론이려니와 소인, 우편라벨, 체송경로등의 정보도 모두 우편과 관련한 의미가 아니라 테마와 관련한 의미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따라서 테마틱 커버에서 소인은 당연히 기념인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기념인이 아닌 경우라도 가급적 테마와 관련있는 소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즉 요판보통 100원 정약용의 우표가 붙은 봉투라 할 때 전통우취에서는 초일봉투 혹은 마지막 사용일의 봉투등이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면 테마틱에서는 정약용선생의 탄생지인 경기도 광주나 유배지인 전남 보성의 일부인이 찍힌 봉투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더러는 천주교 200주년 기념인이 찍힌 것도 의미있는 봉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테마틱도 기본적으로는 우취에 속하고 있는 이상 우편에 사용된 봉투여야한다는 대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냥 기념인만찍히고 까세가 그려진 비실체봉투의 가치는 낮으며 많은 수집가들은 그런 봉투는 전시할 때 우표와 기념인만을 잘라내서(네모지게 잘라냈다해서 영어로 SQURE CUT이라 합니다) 전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하튼 테마틱에서는 자신의 테마에 따라 봉투의 가치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도 많이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똑같은 봉투를 놓고 동물 테마수집가는 우표와 기념인에 관심을 가질 반면 전쟁테마 수집가는 그 우편의 배달시기 및 전달과정과 군사검열인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필라텔릭 커버(PHILATELIC COVER)
PHILATELY는 우취를 뜻하고 커버는 봉투이므로 우취에서 모으는 봉투라는 뜻인가? 그런데 사실은 정반대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즉 우표수집을 목적으로 일부러 만든 작위적인 봉투를 말합니다. 이런 봉투는 가치를 낮게 칩니다. 이런 봉투에 해당하는 종류는 대체로 다음 세 가지 정도라고 할 것입니다 .
먼저는 클래식커버에 해당하는 것인데 주로 구미이외의 지역에서 만들어진 커버들입니다. 예컨대 우리나라처럼 우편제도가 늦게 시작되고 우취보급이 없던 나라의 클래식 커버는 무척이나 고가에 거래되는 희귀품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 시대에 우취에 일찍 눈 뜬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수집의 목적으로 당시에 발행되는 우표를 전세트를 다사서 부친 커버등을 지칭합니다. 이런 필라텔릭 커버의 특징은 당시의 우편요금체제와 전혀 맞지 않으며 우표의 배열 및 소인의 날인이 매우 부자연스럽게 되어있다는(예컨대 국제우편물인데 국내소인이 되는 등) 점입니다. 이런 봉투들은 정상적인 우편에 의해 만들어진 봉투보다 훨씬 낮은 가치로 평가받습니다.
둘째는 테마틱 커버에 대한 것입니다. 테마틱 커버는 기념인의 날인을 필수사항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념인은 수집가의 요청에 의해 날인이 되므로 기념인이 날인된 테마틱커버는 클래식커버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모두 필라텔릭 커버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테마틱 커버에서도 기본적인 우편송달을 거치지 않은 커버, 우편요금과 터무니없는 괴리를 보이는 커버, 기타 개인적인 트릭이 들어간 커버등을 지칭합니다. 예컨대 이웃 일본에서는 우표가 나오면 한 커버에 두 군데 이상의 우체국의 소인을 날인한 커버를 만들어 파는 경우가 있습니다. 봉투에 동경기념인을 찍고 신간선에 싣고가서 오사카 기념인을 찍는 등의 다국인 커버같은 것이 대표적인 필라테릭 커버가 될 것입니다.
세째는 어느 경우이든 개인적인 에고이즘이 반영된 커버입니다. 한 봉투에 일부러 한국우표와 미국우표를 붙여보내 우체국직원들의 부주의로 인해 배달된 것이라든지 특수 사용례를 만든다고 억지로 우편물의 중량을 조정하여 우편요금에 알맞지 않은 액면의 우표의 단첩사용례를 만든다든지, 혹은 사용금지된 옛날우표를 봉투에 붙여 역시 우체국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옛날우표, 최근 소인의 이상한 커버를 만든다든지 국내우편물에 일부러 외체일부인을 찍는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초비행봉투(FFC,FIRST FLIGHT COVER)
항공우편이 도입된 이후에 신 항로가 개설되면 그 구간에 첫 항공우편배달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을 기념하여 만든 봉투가 초비행봉투입니다. 초일봉투와 동일한 의미이며 단지 우표나온 첫날이 아닌 항공로 개설 첫날이라는 점이 다를 뿐 입니다. 주로 항공우취와 관련된 사항입니다.
선함우편(PAQUBOT)봉투
선함우편이란 좀 독특한 의미를 갖는 우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선박에서 우편물을 발송할 때는 선박이 속한 나라의 우표를 붙이게 됩니다.배가 크면 배안에 우체국이 있어 소인을 하고 항구에 도착해서 항구우체국에 행낭째로 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배가 작을 경우 배안에 우체국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배에서 부친 우편물은 소인이 안된 상태로 항구의 우체국에 전달이 됩니다. 그러면 우체국입장에서 보면 남의 나라 우표가 붙은 편지에 소인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 항구의 우체국에서는 공해상에서 부친 우편물이라는 뜻의 paqubot라는 도장을 찍고 소인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작성된 봉투를 선함우편 봉투라고 합니다.
군사우편봉투 (MILITARY POST COVER)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군사우편에 대해 무료로 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전시에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군사우편은 이외에도 대부분의 경우 검열을 받게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군사 우편물도 우취의 주요한 수집자료의 하나가 됩니다. 군사우편과 비슷한 종류로는 전시의 포로우편이 있습니다. 포로우편은 수용소에 수용된 전쟁포로들이 국제적십자 협약에 따라 우편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보통 점령국의 우표가 사용되나 역시 무료우편으로 되는 경우도 있고 수용소안의 특수 우표가 붙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거의 예외없이 검열인이 찍히며 적십자사로 인도되어 특수한 확인인이 찍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