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의 가정에 평안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중국 습지와 역사, 문화체험을 위한 <강남수향을 찾아서>라는 우포학당 첫 해외답사 프로그램을 안내 드리면서 몇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여행을 왜 하는가?
여행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자유와 휴식일 것이고, 또 어떤 분에게는 이질적 문화를 경험하는 즐거움일 것이고, 자녀들과 함께 할 때는 교과서 밖의 교육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경제적, 시간적 등 여러 이유로 30대가 되어서 첫 해외 나들이를 했습니다. 운좋게 도교육청 공모에 선정되어, 제가 기획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프랑스를 열흘 가까이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열흘동안 받은 문화적 충격은 이후 제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까지 저는 ‘우리 민족과 내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막연한 가치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여간 그 뒤로 저는 기회 될 때마다 해외를 다녔고, 그러한 값진 경험들 덕택에 시골 선생으로 살면서도 조금은 시야를 넓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저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 주로 문화유산 답사를 위한 해외여행을 다녔습니다. 지금은 예비역 대학 4학년이 된 아들을 키우면서 저도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고민과 마주했습니다. 가정사를 열거하기는 적당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사교육보다 독서와 여행으로 아이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방문학습지와 피아노학원 등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학원수업은 중학교 2학년 10월경에야 시작했습니다.
대신 아들이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처음에는 경남, 나아가서 전국, 그리고 일본과 중국으로 해외를 다녔습니다. 해외의 경우 저도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서 패키지로 다니다가 나중에는 인터넷 배낭여행 그룹에 참여하며 인도까지 다녀왔습니다. 해외를 나갈 때는 초보적인 수준에서나마 가이드북에서 역사 등을 읽고 가도록 했습니다. 얼마 전 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로 아빠와 함께 한 2주간의 인도 배낭여행을 꼽았습니다.
저는 ‘경제적 유산’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 ‘문화적 유산(문화자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작은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미래사회에서 살아갈 넓은 세상을 일찍 체험하도록 하는 것은 평생에 걸쳐 귀한 자산이 된다고 봅니다.
3. 왜 중국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었을까?
많은 이들이 중국을 지저분하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중국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무언가를 배우려면 선진국에 가야지 중국같은 후진국에서 무엇을 배울 게 있냐는 말도 서슴없이 합니다.
저는 중국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중국을 무시하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을 한 두 번 다녀온 사람은 중국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중국을 많이 다녀올수록 단언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만큼 크고, 다양하며, 복잡한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중국을 동서로 배낭여행을 통해 횡단하고, 여러 도시들을 제법 다녀 보았지만, 따지고 보면 중국 한쪽 구석만 경험한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 중국에 대해 ‘하나의 국가라기보다 하나의 세계’라고 이야기 합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중의 하나로 다양한 기후대와 50여 민족이 만들어낸 갖가지 문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문화권의 하나에 해당합니다. 수천년동안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쳐왔고, 지금도 미국과 더불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은 중국에 대한 호불호와 무관하게 실재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웃나라로서 다른 나라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관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항공료가 비교적 적게 들고 대도시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물가도 우리보다는 쌉니다. 지방도시의 경우 위생이나 여러 인프라가 디테일에서 우리 사회보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여행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강력한 통치체제(?) 덕택에 동남아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물론, 중국보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가 문화적 이질성이 더 크기 때문에 여행하는 즐거움도 더 클 것입니다. 그러나 여행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머니 사정입니다. 가성비 측면에서 중국 여행은 최고의 선택지라고 확신합니다.
우포학당은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그렇게 형성된 안목이 우리 교육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모임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과 평가가 좋다면 중국의 다른 도시들, 베트남 등 다른 나라들로 차츰 넓혀갈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상의 글은 개인적 견해입니다.)
-우포학당 부회장 권상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