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기어코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무빙>으로 시작된 멋진 비행을 멈출 수 없는 이정하가 구축한 치열하고 사랑스러운 세계.
Q. 요즘 어딜 가든 이름보다 〈무빙〉의 ‘봉석’으로 더 많이 불리겠네요?
A. 늘 느끼는 거지만, 역할 이름으로 불러주는 게 훨씬 좋아요. 잘 소화해 낸 것 같아서 성취감이 배로 커지거든요.
Q. 2017년 데뷔 이후 꾸준히 연기해 왔지만 원작 웹툰부터 인기였던 〈무빙〉만큼 큰 작품으로 주목받은 적은 처음이죠. 요즘 특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 순간은?
A. 우리 아파트 같은 동 주민 분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알아봐주실 때요! 신기하기도 하고, 진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솟구쳐요.
Q. 주민들이 더 놀랐겠는데요? 봉석이처럼 날아서 현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기대하진 않던가요?
A. 그런 걸 원하신다면 날아오르는 제스처를 해드릴 수 있어요(웃음). 말씀만 하세요!
Q.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위해 30kg을 찌운 덕에 ‘극중 살찐 모습이 더 귀엽다’는 ‘웃픈’ 칭찬도 들립니다. 이 말이 섭섭하지는 않나요?
A. 전혀요. 살쪘을 때 모습도 제 모습이고, 저도 그때 모습을 아직 사랑하고 있어요. 홀쭉한 이정하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다시 돌아가는 중입니다.
Q. 외적인 부분 외에도 섬세하게 캐릭터를 연구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애정이 한가득 묻어 있달까요?
A.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걸음걸이나 서툰 젓가락질, 책가방을 멨을 때 가방 끈을 꼼지락거리는 행동, 느린 말투 같은 특유의 자세나 몸짓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봉석이는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썼고,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예요.
Q. 원작의 엄청난 팬이었다죠. 독자로서 그의 첫인상을 기억하나요?
A. 웹툰을 읽으면서 안타깝다고 생각될 때가 많았어요. 능력을 맘껏 꺼내 보이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도 못하잖아요. 가벼우면 몸이 더 쉽게 뜨니 무게 때문에 억지로 음식을 먹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직접 연기하면서 봉석에게 배운 게 더 많아요. 그럼에도 착하고, 순수하고, 다정한 사람이 됐다는 점에서요.
Q. 다정한 봉석에게 이정하만의 색깔을 첨가해 보기도 했나요?
A. 그냥 많이 웃었어요. 응원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은 상대와의 대화에서 눈과 표정으로 드러난다고 믿거든요. 봉석이가 주변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최대치로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으니 절로 웃음이 나오던데요.
Q. 덕분에 이정하표 봉석은 원작보다 더 밝고 사랑스러워졌더군요. 자신이 봉석이 된다는 걸 알았을 때 기분은?
A. 막상 기쁜 일이 일어나면 실감 나지 않는다죠? 저도 그랬어요. 기쁨보다 목표 이상을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
Q. 그 마음으로 날아오른다면 어디까지 갔을까요?
A. 수금지화목토천해명…. 명왕성까지?
Q. 극중 부모로 등장하는 조인성과 한효주의 SNS에 애교 섞인 댓글을 꼬박꼬박 달며 아들 티를 많이 냈어요! 원래 애교가 많나요?
A. 집에서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대화도 자주 하는 편이라 애교가 몸에 뱄어요. 둘째라 사랑을 더 많이 받고 싶어서 애교를 부리거든요. 성격도 그렇게 변한 것 같아요.
Q. 희수 역의 고윤정과 강훈 역의 김도훈과도 애정 표현을 서슴지 않죠. 특히 김도훈이 매번 당신을 쓰다듬고 매만지며 애정을 쏟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는데요. 〈엘르〉에 이들에게 마음을 전한다면?
A. 음, 윤정 누나에게는 늘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 대부분이었지만, 가끔 힘들 때도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 잘해낼 수 있도록 해줬거든요. 희수가 그 누구도 아닌 윤정 누나라 제가 봉석이를 잘 연기해 낼 수 있었어요. 훈이와는 극중 접점은 많이 없지만, 현실에서 봉석과 희수처럼 늘 옆에 있는 친구 사이예요. 투덜거릴 때든, 웃고 떠들 때든 매 순간 즐거웠어요. 진짜 친구처럼 대해주고, 여전히 저를 소중한 사람으로 생각해 줘서 고맙습니다.
Q. 강풀 작가는 〈무빙〉을 ‘진한 멜로’라 했습니다. 그리고 싶은 사랑 이야기가 있나요?
A. 〈어바웃 타임〉 주인공들처럼 평생 서로밖에 없는 사랑. 〈무빙〉 속 봉석 부모님의 이야기처럼 소중한 로맨스를 그린다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건 어떤 걸까 늘 궁금했는데, 딱인 것 같아요.
Q.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던 〈런 온〉의 육상 선수 김우식의 앳된 얼굴도 기억나요. 그때도 교복을 입었는데. 마음가짐은 그때보다 성장했나요?
A. 그땐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앞섰어요. 부담감도 커서 현장에서 연습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거든요. 안 좋게 보일까, 싫어하진 않을까 걱정하느라요. 이제 그 힘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생겨났어요. 그만큼 분석과 준비를 열심히 해가고, 제 역할에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일단 시도해 보고 안 되면 “알겠습니다” 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됐습니다(웃음).
Q. 〈신입사관 구해령〉의 김치국도, 〈런 온〉의 김우식도, 〈무빙〉의 김봉석 또한 보는 사람에게 기꺼이 위로와 힘을 선사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런 이정하가 힘을 얻는 대상은?
A. 가족이죠. 특히 엄마가 MBTI로 치면 ‘파워 F’인데, 말씀 하나하나가 온전히 저만 생각하고 하는 말이라 그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힘이 절로 나요. 늘 “지금 네 모습에 최선을 다해라” 하시죠.
Q. 친누나와도 사이가 좋아 보여요
A. 20대 후반으로 가면서 서로 더 많이 생각해 주는 것 같아요. 이번 주에 누나 결혼식이 있거든요? 근데 누나 친구들은 저랑 봉석이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웃음). 결혼식에 가면 과연 알아보실지.
Q. 여동생은 최근 오빠가 ‘핫 보이’가 된 걸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A. ‘츤데레’ 그 자체입니다. “나는 오빠 작품 절대 안 봐”라더니 뒤에서 제일 많이 봐주고 응원해 줘요. 디즈니+ 아이디를 함께 쓰는데, 전편을 다 봤던데요(웃음). 원래 많이 예뻐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진짜 귀여워요.
Q. ‘귀엽다’는 말은 정하 씨가 더 많이 듣지 않을지(웃음). 요즘 그 말 대신 듣고 싶은 말이 생겼다면?
A. ‘힙합’ ‘갱스터’ ‘퇴폐’ ‘섹시’ ‘다크’요! 귀엽다는 말도 좋고 감사한데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데, 이왕이면 정반대의 말이 좋겠죠? ‘다크 섹시’가 제 어딘가에 분명 있다고 믿어요.
Q. 어딘가 있을 거예요. 지금도 쑥스러워하지만 속은 단단한 사람 같거든요
A.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편인데, 집에서 미리 컨트롤해 온 양에 비해 더 많이 부끄러운 현장에 오면 폭발해 버려요. 그때는 적응기가 좀 필요해요. 오늘 화보 촬영처럼요(웃음).
Q.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엄청난 속도로 늘더군요. 얼마 전에는 스토리에 닮은꼴로 꼽히는 뮤지션 빈지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죠
A. 전에 올렸던 사진인데 부끄러워서 지웠다가 최근 보고 싶어 하는 분이 많아져서 다시 올렸습니다. 스무 살 때 우연히 만났어요. 팬심으로 사진을 요청드렸고요. 그때는 닮은꼴이라는 말을 전혀 듣지 못했는데. 빈지노 씨를 만나면 그때 저를 기억하는지 꼭 여쭤봐주세요.
Q. 꼭 물어볼게요(웃음). 또 ‘덕후력’이 폭발하는 순간이 있다면
A. 한번 꽂힌 음식은 질릴 때까지 먹어요. 좋아하는 노래도 가사를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절로 외워질 때까지 반복해 듣고요. 좋아하는 비빔국수도 질릴 때까지 먹으려 했는데, 아직도 질리지 않았어요. 우리 할머니표 비빔국수를 처음 맛봤을 때부터였나? 비빔국수가 집집마다 맛이 다른 거 아시죠?
Q. 프로필상 취미는 하늘 사진 찍기라던데요
A. 요즘은 주로 달 사진을 찍습니다. 폰 배경 화면도 제가 찍은 달 사진이고요. 건물도, 차도, 현실이 가끔 버겁게 느껴질 때 하늘이나 달을 보면 평온해지죠. 머리 위의 같은 자리에 늘 존재하면서 바쁘게 사는 저를 안아주는 느낌을 받아요.
Q. 〈무빙〉 이후 나아갈 방향을 그려봤나요? 차기작으로 학원 액션물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와 영화 〈빅토리〉가 알려졌어요
A. 봉석이처럼 내면이 강한 친구들을 연기해요.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의 의겸은 무뚝뚝합니다. 항상 날 서 있으면서도 자신을 그로부터 꺼내줄 친구를 기다려요. 〈빅토리〉의 치형은 여주인공에게 항상 든든한 친구가 되어줘요. 순수하고 다정한 봉석이와 다른 점은 ‘츤데레’라는 점이죠.
Q. 느린 보폭으로 차곡차곡 성장해 오며 ‘배우 이정하’라는 존재에 확신이 든 순간이 있었나요?
A. 보통 모니터를 하면 고치고 싶은 습관 위주로 찾아내곤 했어요. 작품보다 제 단점만 보였던 거죠. 〈런 온〉 때부터 시청자로서 제 캐릭터에 공감하고 빠져드는 경험을 했어요. 제가 느낀 감동을 누군가에게 전한다는, 직업적 즐거움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에요.
Q. 데뷔 초 “난로 같은 사람, 순간의 소중함을 전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지켜오고 있나요?
A. 난로보다 업그레이드됐어요. 여름 바다와 겨울 바다가 주는 느낌이 다르듯 계절마다 다채로운 감정을 전하면서도 늘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그런 바다 같은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너를 위해 멋지게 날고 싶어졌어.” 〈무빙〉에도 등장하는 대사죠. 지금 이정하는 무엇을 위해 날고 싶나요?
A. 제 한계점을 향해 멋지게 날아서 부딪쳐보고 싶어요. 〈무빙〉에서도 처음 도전해 본 게 많았고, 그 결과가 세상에 나오면서 느끼게 된 것도 많거든요.
Q. 이번엔 명왕성을 넘어 어디까지 날아가볼까요?
A. 우주 전체를 넘어서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까지 가보겠습니다.
첫댓글 두번째 사진 너무 귀여워요 !
아침부터 정하님 용안봐서 너무 기분 좋아요🥰 화보에 하꿈님도 하뚜님도 계시네요ㅎㅎㅎㅎ
앜ㅋㅋㅋㅋ너무 웃겨용 😆 저도 하뚜님도 화보에 있네용 ❤️❤️❤️
덕분에 오늘 하루도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오늘도 배우님 덕분에 좋은 에너지 왕창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