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어야 신명! : 여덟걸음 _ 밝은 봄날 / 첫째날 - 넷째날>
새로운 길벗, 늘 새로운 배움,
들인 시간들 갈무리한다.
| 2/16 여덟걸음 첫째날 | 2/17 여덟걸음 둘째날 | 2/18 여덟걸음 셋째날 | 2/19 여덟걸음 넷째날 (이어집니다) |
오전 | | 파주로! / 리허설 | 푸른숲 연합두레 모임 | |
오후 | 모이기 | 마친보람&맞이잔치 | 신명살이 | 얼라 회의 |
저녁 | 신명진담 | 움터로! | 푸른숲살이 | |
두 주간의 일상기도 순례에 이어,
얼라들이 다시 인수로 모였다.
오랜만에 본 얼굴,
그래서 더 반갑고 그 자체로 생기로운 우리들이다^____^
고맙고 든든한 마을밥상에서 밥 먹고,
창작소로 가서,
새 걸음에 앞서 한 뜻으로 모이는 모임굿 시간을 가졌다.
여덟걸음 _ 밝은봄날, 9박 10일 일정동안, 널널하지 않은 일정 가운데
얼라들의 조직된 힘으로 마음을 모으고, 기운을 모으기를 함께 기도했다.
긴 걸음 앞에서 다시 힘을 찾고 기세가 시작되는 지점은
바로 사소한 기운 모음이라는 것을 배웠다.
모임굿에 이어서 바로 신명진담을 했다.
합을 맞춘지 2주가 넘은 만큼 더 치밀하게 신명닦기를 했다:)
각자 집에 있었던 2주 동안 아무 것도 안한 채로 모여 신명닦기를 했다면 과연 신명났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를 지켜주는 일상에서의 신명닦음이, 서로의 닦음과 만나 이어지고, 신명을 불렀다.
비록 내일있을 연주나눔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자체로도,
오랜만에 서로를 만나 닦음과 닦음이 연결되는 것 만으로도 참으로 신명났다.
다음날 아침 파주로 떠났다.
버스를 대절해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우리가 가는 곳의 이름은 '파주 타이포그래피 배곳'이다. (줄여서 파티 라고 부른다.)
파티는 멋지음을 중심으로 배움뜻을 펼쳐나가는 배움터이다.
주로 대학과정, 대학원과정에 해당하는 배움과정을 거치는 터이다.
이번에 '파티'에 가게 된 것은,
파티에서, 마친보람(졸업식)&맞이잔치(입학식)때 연주나눔을 부탁하며 초대해주셨고,
얼라들도 이번 연주나눔이 파티와 곱게 연대하는 첫 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모았기 때문이다.
파주 타이포그래피 사무실이 있는 '지혜의 숲'에 도착하자 파티 졸업생 한 분이 맞아주셨다.
달날불날물날... 쓰는 말도 비슷하고, 파티 선생님들과 맞아주셨던 분들의 기운들이
낯설지 않은, 마을 이모삼촌누나형 같이 익숙한 느낌이었다:)
오전에는 리허설을 했다.
한울 두 배 정도 되는 넓직한 공간에 악기를 쳐보니 울림도 참말 컸다.
넓고 웅장한 공간에서 얼라의 신명외침이 배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새로운 떨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리허설 후에 점심을 먹고,
2시에 잔치를 했다.
잔치는 우리가 흔히 알던 한마당 잔치 보다는, 연회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파티 만의 차분하고 멋드러진, 새로운 결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그 기운 속에서도 피어나는 얼라의 패기 넘치는 신명을 울렸던 순간이기도 했다.
첫 순서로 잔치를 열었던 얼라 설장구를 연주했던 시간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처음가는 곳, 처음 마주한 사람 앞에서 긴장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도 함께 신명진담하며 짚었던 것들을 떠올리고,
얼라들 서로와 서로가 눈빛으로 연결되며
얼라다움을 잊지 않으려 애썼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연주하는 사진들은 깨동이들 대신, 파티 사진담당분께서 찍어주셨어요.)
이어서 마친보람, 맞이잔치를 함께 했다.
동그란 원형탁자에 둘러앉아 촛불을 놓고 앉아서 보는 졸업식은 어색하기도 하면서 참 새롭다! 느꼈다.
졸업하는 이들의 앞으로의 고민과 다짐을 들으며,
얼라로 지어가는 우리의 걸음을 더 잘 걷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기도 했다.
잔치 중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얼라들 중에 배가 고픈 사람이 있어서 혹시 먹을 것이 있나 찾다가
파티 분들이 잔치 오신 손님들 드시라고 만든 참이 비치된 식탁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기자기한 크기에 멋지음을 정성스레 넣은 예쁜 참이었다.
우리는 그걸 보고,
'맛있어 보인다!' '먹기 아깝다!' '이걸로 배를 언제 채우지?..ㅎㅎ'
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참에서도 파티의 결을 느꼈던 일이었다^^
어느덧 잔치가 끝나가고,
잔치 마지막 순서로 시원하게 사물놀이를 했다.
어느새 파티의 기운에 녹아든 얼라와,
얼라의 신명에 반응해주시는 파티 분들이 하나되어
사물놀이를 즐겼던 순간이었다.
채가 부러지고, 가락을 틀려도,
얼라는 얼라 있는 그대로 연주할 수 있었다.
꿰어짐, 이어짐을 통해 함께 밝은 빛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덕이고.
얼라의 하나된 힘이었다고도 느꼈다.
한명한명의 힘을 착각하지 않는 측면에서는 조심해야하지만,
아무튼... 얼라가 하나되면, 정말 기운이 힘차다^__^
그렇게 여덟걸음 _ 밝은봄날을 힘차게 시작했다.
파티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 담아 선물도 드리고,
다음번에도 꼭 교류하자는 인사와 함께
버스를 타고 홍천, 움터로 향했다.
움터에 도착하니,
밥상선생님들께서 정성으로 차려주신 떡국과
사랑스러운 얼씨구들이 반겨준 덕에
밝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다음날은 푸른숲 연합예배와 신명살이, 푸른숲살이로 신명나게 얼을 밝혔다.
오전 푸른숲 연합예배 때는 신명나는 윷놀이 하며 원없이 놀았고.
오후와 저녁에는 겨울학기 마지막 신명살이, 푸른숲살이 수업을 하며
푸른숲의 밝은 봄날을 꿈꾸고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얼라이자 우리는 푸른숲이고,
푸른숲에서 배운 씨알뜻, 그리고 푸른숲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삶 덕에
한몸된 관계에 뿌리내리고 배움에 뿌리내리며 얼을 밝힐 수 있었음을 다시 깨닫고 배웠다.
푸른숲에서 배우고 감각했던 기본들이 내게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밝은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배우고 씨알모신 것을 빛 삼아
푸른숲의 밝은 봄날을 모실 준비했다.
넷째날은, 앞으로 남은 일정들을 앞두고 잠시 숨고르고 쉬는 시간이다.
모두들 필요한 쉼, 필요한 일들을 채우며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얼라굿 회의를 했다.
선생님께서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얼라굿 기획서를 길잡이 삼아
저마다 번뜩이는 생각들 나누고 역할들 나누었다.
꿰어야 신명! 순례 온 날을 맞아 함께한 길벗들과 함께 갈무리 잔치를 할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갈무리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시간이 밝은 생기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순간들이 참 따듯하고 고맙게 남아있다.
또 기획하고 준비하는 단계 앞에서,
저마다에게 있는 습관을 잘 전환시키자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마음모아야 할 것에 마음을 모으고,
소통해야 할 것을 소통하고,
제 때 제 때 준비하자고 배웠다.
풍성하게 회의 했던 오후가 지나고
양산으로 떠나는 일정을 앞둔 저녁엔....
복작복작 부엌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이들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