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4장
제 44 장 은 잔
(대 지)
一. 베냐민이 은잔 도적으로 몰림(1-13)
二. 베냐민을 종으로 삼겠다고 함(14-17)
三. 유다가 대신 종이 되고 베냐민을 집으로 보내 달라고 간청함(18-34)
(본문 강해)
一. 베냐민이 은잔 도적으로 몰림(1-13)
. 44:1-3 요셉이 그 청지기에게 명하여 가로되 양식을 각인의 자루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채우고 각인의 돈을 그 자루에 넣고 또 내 잔 곧 은잔을 그 소년의 자루 아구에 넣고 그 양식 값 돈도 함께 넣으라 하매 그가 요셉의 명령대로 하고 개동시에 사람들과 그 나귀를 보내니라
요셉이 청지기를 시켜 각인의 자루에 양식을 채우고 각인의 돈도 그 자루에 넣고 자기의 은잔을 베냐민의 자루 아구에 몰래 넣게 한 후 아침 일찍이 동틀 때에 그들을 떠나 보냈다.
. 44:4-5 그들이 성에서 나가 멀리 가기 전에 요셉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 사람들의 뒤를 따라 미칠 때에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악으로 선을 갚느냐 이것은 내 주인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냐 너희가 이같이 하니 악하도다 하라
요셉이 형제들이 멀리 가기 전에 청지기를 뒤 따라 보내어 "왜 은잔을 도적질해 가느냐 너희는 악으로 선을 갚는 자들이니 악하다"고 책망하게 했다.
내 주인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 쓰는 것 주인이 늘 아끼며 중요하게 사용하는 은잔이라는 뜻이다. 또 그 당시 애굽에서는 잔에 물을 부어 놓고 그 물의 상태를 살피거나, 그 물 위에 금, 은, 보석 조각을 떨어뜨리고 그것들이 물 속으로 내려가며 동요되는 상태를 관찰하여 점을 쳐서 가부를 판단했다고 한다. 요셉이 사실 점 친 것은 아니지만 애굽 풍속을 이용해서 이들을 시험한 것이다.
. 44:6-8 청지기가 그들에게 따라 미쳐 그대로 말하니 그들이 그에게 대답하되 우리 주여 어찌 이렇게 말씀하시나이까 이런 일은 종들이 결단코 아니하나이다 우리 자루에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부터 당신에게로 가져왔거늘 우리가 어찌 당신 주인의 집에서 은, 금을 도적질하리이까
청지기가 요셉이 지시한 대로 말하자 요셉의 형제들이 크게 놀라 "이런 일은 결단코 아니하나이다 전번에 자루에 있던 돈도 가나안 땅에서 도로 가져왔거늘 어찌 은, 금을 도적질하리이까"하고 자기들의 결백을 변명했다.
. 44:9 종들 중 뉘게서 발견되든지 그는 죽을 것이요 우리는 우리 주의 종이 되리이다
그들이 자기들에게는 절대로 은잔이 없는 줄 알고 그 잔이 발견되는 자는 죽이고 자기들은 종이 되겠다고 했다. 그들이 맹세하는 것처럼 말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잔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말까지는 좋으나 자기들 중 잔이 발견된 자는 죽이라는 말과 자기들은 종이 되겠다는 말은 너무 지나치게 장담한 말이다. 언제든지 성도는 감당할 수 없는 말이나 지나친 장담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자기가 안 가졌어도 다른 사람이 가졌는지 알 수 없고 자기가 넣지 않았어도 모르는 사이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올 때에도 장인인 라반이 따라와서 "어찌 내 신(神:드라빔)을 도적질하였느냐"고 했을 때(31:30), 야곱은 자기의 아내 라헬이 그 드라빔을 도적질해 온 줄 모르고 말하기를 "외삼촌의 신(神)은 뉘게서 찾든지 그는 살지 못할 것이요"(31:32)라고 하였다. 그때 만일 라헬에게서 그것이 발견되었다면 어떻게 라헬을 죽이겠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너무 과신(過信)하는 말을 하면 함정에 빠지게 된다.
. 44:10-13 그가 가로되 그러면 너희 말과 같이 하리라 그것이 뉘게서든지 발견되면 그는 우리 종이 될 것이요 너희에게는 책망이 없으리라 그들이 각각 급히 자루를 땅에 내려놓고 각기 푸니 그가 나이 많은 자에게서부터 시작하여 나이 적은 자에게까지 수탐하매 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발견된지라 그들이 옷을 찢고 각기 짐을 나귀에 싣고 성으로 돌아오니라
요셉의 청지기가 말하기를 잔이 발견된 자만 종이 되고 다른 사람들은 보내겠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각인의 자루를 풀어서 수색하니 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발견되었다. 그때에 그 형제들은 변명하지도 않고 베냐민을 책망하거나 베냐민만 떨어뜨려 놓고 가나안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옷을 찢으며 각기 짐을 나귀에 싣고 다시 성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동생 베냐민이 애굽에서 종살이하게 될 것을 인하여 큰 고통에 빠졌다.
요셉은 이렇게 하여 전에 형들이 자기를 애굽에 종으로 판 죄를 생각나게 하여 회개시키려고 하였고, 또 형들로 하여금 죄 없는 사람이 이유 없이 벌받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맛보게 하여 전에 무죄한 자기에게 행한 것을 생각나게 하여 회개시키기 위함이었다.
二. 베냐민을 종으로 삼겠다고 함(14-17)
. 44:14-15 유다와 그 형제들이 요셉의 집에 이르니 요셉이 오히려 그곳에 있는지라 그 앞 땅에 엎드리니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런 일을 행하였느냐 나 같은 사람이 점 잘 칠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그 열 한 형제가 다시 돌아와 요셉에게 엎드렸다. 그때에 요셉이 "나 같은 사람이 점 잘 칠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였느냐"하고 더욱 엄하게 말했다. 그들은 변명할 도리가 전연 없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하나님께 회개하며 부르짖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 44:16-17 유다가 가로되 우리가 내 주께 무슨 말을 하오리이까 무슨 설명을 하오리이까 어떻게 우리의 정직을 나타내리이까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적발하셨으니 우리와 이 잔이 발견된 자가 다 내 주의 종이 되겠나이다 요셉이 가로되 내가 결코 그리하지 아니하리라 잔이 그 손에서 발견된 자만 나의 종이 되고 너희는 평안히 너희 아버지께로 도로 올라갈 것이니라
유다는 자기들의 무죄를 주장하거나 변명을 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적발하셨으니 우리가 동생의 허물을 짊어지고 우리도 베냐민과 함께 종이 되겠다"고 하였다. 이것을 보면 그들이 회개한 증거가 잘 나타나 있다. 요셉을 팔 때에는 동생이 종살이하는 것에 무관심했고, 자기들의 책임에 대해 전연 생각지 않았으나, 이제는 동생이 종살이할 것을 안타까워하고, 공동 책임을 지고 다 같이 종이 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요셉은 "잔이 발견된 자만 종이 되고 너희는 평안히 너희 아버지께로 도로 올라가라"고 말했다.
요셉이 이처럼 말한 이유는 ① 동생 때문에 그들이 고통을 당하면서, 전에 요셉을 애굽에 판 것을 생각하게 하여 회개시키기 위함이다. ②이 때 만일 그 형제들을 다 돌려보내면 앞으로 다시 오지 않게 되어 그들을 애굽으로 데려다가 양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셉은 어디까지나 형제들과 그 가족을 사랑하여 회개시켜서 자기에게로 데려다가 양육하기 위함이었다.
三. 유다가 대신 종이 되고 베냐민을 집으로 보내 달라고 간청함(18-34)
. 44:18-24 유다가 그에게 가까이 가서 가로되 내 주여 청컨대 종으로 내주의 귀에 한 말씀을 고하게 하소서 주의 종에게 노하지 마옵소서 주는 바로와 같으심이니이다 이 전에 내 주께서 종들에게 물으시되 너희는 아비가 있느냐 아우가 있느냐 하시기에 우리가 내 주께 고하되 우리에게 아비가 있으니 노인이요 또 그 노년에 얻은 아들 소년이 있으니 그의 형은 죽고 그 어미의 끼친 것은 그뿐이므로 그 아비가 그를 사랑하나이다 하였더니 주께서 또 종들에게 이르시되 그를 내게로 데리고 내려와서 나로 그를 목도하게 하라 하시기로 우리가 내 주께 말씀하기를 그 아이는 아비를 떠나지 못할지니 떠나면 아비가 죽겠나이다 주께서 또 주의 종들에게 말씀하시되 너희 말째 아우가 너희와 함께 내려오지 아니하면 너희가 다시 내 얼굴을 보지 못 하리라 하시기로 우리가 주의 종 우리 아비에게로 도로 올라가서 내 주의 말씀을 그에게 고하였나이다
본 절에서부터 끝 절까지는 유다가 요셉에게 말한 내용이다. 유다가 겸손한 자세로 베냐민과 아버지에 대한 모든 사실을 차례대로 자세히 설명하며 베냐민에 대한 책임을 자기가 지고 종살이할 것과 그 대신 베냐민을 아버지께로 돌려보내 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이것은 그들이 참으로 회개한 증거이다. ① 그들이 아버지를 생각한 것이 회개한 증거이다. 전에 요셉을 팔 때에는 아버지가 근심하고 슬퍼할 것은 전연 생각지 않았었다. ② 동생의 잘못을 자기가 책임지겠다는 것이 회개한 증거이다. 전에는 동생을 애굽에 팔아먹은 그들이었다. ③ 동생이 받을 고난(종노릇하는 것)을 자기가 대신 당하겠다는 것이 회개한 증거이다. 전에는 동생이 애굽에서 종살이할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 44:25-31 그 후에 우리 아비가 다시 가서 곡물을 조금 사오라 하시기로 우리가 이르되 우리가 내려갈 수 없나이다 우리 말째 아우가 함께 하면 내려가려니와 말째 아우가 우리와 함께 함이 아니면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없음이니이다 주의 종 우리 아비가 우리에게 이르되 너희도 알거니와 내 아내가 내게 두 아들을 낳았으나 하나는 내게서 나간 고로 내가 말하기를 정녕 찢겨 죽었다 하고 내가 지금까지 그를 보지 못하거늘 너희가 이도 내게서 취하여 가려한즉 만일 재해가 그 몸에 미치면 나의 흰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하리라 하니 아비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서로 결탁되었거늘 이제 내가 주의 종 우리 아비에게 돌아갈 때에 아이가 우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아비가 아이의 없음을 보고 죽으리니 이같이 되면 종들이 주의 종 우리 아비의 흰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함이니이다
요셉이 유다를 통해 자기 아버지 야곱이 자기가 짐승에게 찢겨 죽은 줄로 알고 계신 것과 형들이 베냐민을 애굽에 데려오려고 할 때 아버지가 "만일 베냐민에 재해가 미치면 나의 흰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하리라"하셨다는 말을 전해들을 때에 아버지를 직접 보는 것 같고 자기와 베냐민을 인하여 아버지가 얼마나 슬퍼하며 고통 당한 것을 알게 되어 가슴이 터지는 듯하였을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유다와 그 형제들도 그때 일을 생각하며 진정으로 회개하였을 것이다.
음부(陰府)는 히브리 원어로 (스올)인데 무덤, 죽음의 상태, 사후에 가는 세계(내세), 고기 뱃속, 불붙은 구덩이 등을 의미하며 여기서는 성도가 가는 내세를 가리킨다.
. 44:32-34 주의 종이 내 아비에게 아이를 담보하기를 내가 이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돌아오지 아니하면 영영히 아버지께 죄를 지리이다 하였사오니 청컨대 주의 종으로 아이를 대신하여 있어서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아이는 형제와 함께 도로 올려 보내소서 내가 어찌 아이와 함께 하지 아니하고 내 아비에게로 올라 갈 수 있으리이까 두렵건대 재해가 내 아비에게 미침을 보리이다
유다는 자기가 아버지에게 아우 베냐민을 담보했으니 만일 베냐민을 데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면 영영히 아버지에게 죄인이 된다고 하며 아우 대신 자기가 종이 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만일 베냐민을 데리고 가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재해가 미칠 것이라고 하며 아버지께 대한 효성이 지극한 말을 했다. 전에 요셉을 애굽에 팔 때에 아버지가 얼마나 슬퍼하고 애타하겠는가를 생각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아버지가 슬퍼할 것과 아버지에게 재해가 미칠 것을 대단히 염려하고 있다. 또 전에는 그들이 동생을 시기하여 팔았으나 지금은 동생을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하여 어떻게 하든지 그를 건져내려고 모두 애를 쓰고 있으니 그들이 참으로 회개한 증거가 나타났다.
유다가 말한 것 가운데 중요한 것은
첫째, 진실과 겸손이다. 이제까지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을 꾸밈없이 진실하게 말했으며, 요셉에 대해서도 "주"라는 말을 본 장에서 20번이나 했으니 참으로 겸손한 태도이다.
둘째, 아버지에 대한 효성심이 나타났다. 아우 베냐민을 아버지께로 데려가지 않으면 아버지께 재해가 미칠까 두려워했다.
세째, 형제를 위한 희생이다. 아우 대신에 일생 종이 되겠다는 마음은 참으로 아름다운 믿음이다.
네째, 의를 세워나갔다. 아버지에 대한 의를 세웠다. 즉 유다는 동생을 담보하고 만일 데리고 오지 못하면 영영히 아버지께 죄를 지리라고 말했다.
다섯째, 하나님의 주권을 믿었다.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적발 하셨다"(16절)고 하여 하나님이 이렇게 해 주신 것으로 믿었다.
여섯째, 공동 책임을 졌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전가(責任轉嫁)하려 하지 않고 다 같이 종이 되려는 마음으로 연대 책임(連帶責任)을 졌다. 이것은 "우리"라는 사상을 가지고 "우리"의 세계에 완전히 들어간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회개하여 바로 선 그들을 통해 이스라엘의 구원 운동을 해 나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