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俗離山 雪原에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백두대간 산행일기 [3] 속리산권)
◆ 산행개요
♣ 산행목표 : 백두대간 종주(큰재-사다리재) ♣ 산행기간 : 2008. 12. 4 ~ 2009. 5. 21) ♣ 산행회수 : 총 10 회 ♣ 산행거리 : 총 150.4 km / 대간 거리 115 km ♣ 참여회원 : 연 인원 422 명 ♣ 산행시간 : 총 53.5 시간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산행일정
[3] 속리산권
◐ 산행후기
▶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오금을 움츠려들게 하는 날 중앙산악회 백두대간 산행은 지리산, 덕유산권을 벗어나 속세를 등진 나그네의 발길이 머무는 한반도의 내륙 깊숙한 속리산권 으로 들어선다.
■ 2008년 12월 4일 (흐리고 눈) 제 18일 차 白鶴山(큰재-개머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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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비가 옷깃을 적시는 스산한 아침 지난 산행 뒤풀이 장소인 폐교된 옥산 초교 안성 분교에서 산행은 시작 되고 능선마다 지천으로 쌓인 낙엽을 미끄러지며 밟고 40리 길을 오 르 내린다.
▶ 윗왕실 지방도로 지하차도에서 비를 피해 서성거리며 즐겁지 않은 점심을 먹고 있는 산 우들을 뒤로 하고 조금 더 올라간 자리 잔디가 포근하게 잘 가꾸어진 묘지 앞에서 산우가 건내 주는 가래떡 2가닥으로 점심을 애운다
▶ 해발 615m의 높지 않은 백학산 정상에서 가야할 기나긴 능선길이 지겨워 당초 계획 했 던 지기재까지 가는 산행 코스를 외면한 체 사과 밭이 양쪽에 산재한 개머리재에서 산행을 끝내고 찬바람 들이치는 비닐하우스에서 콩나물국으로 한기를 이기며 힘든 산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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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2월 18일 (맑음) 제 19일 차 윤지미산 (개머리재 - 화령재)
♣ 산 행 지 : 상주시 화동면 화서면 윤지미산(538m) ♣ 산행 코스 : 개머리재 → 지기재 → 신의터재 → 무지개산 → 윤지미산 → 화령재
▶ 비몽사몽간에 자리에서 일어나니 7시 20분전, 5시에 맞추어 둔 알람이 울리는 것을 재우 고 깜빡 잠든 시간이 이렇게 사정없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세수를 하고 도시락을 넣은 배 낭을 챙겨들고 달려나오니 그래도 5분의 여유를 남겨 두고 타잔의 차가 당도 한다. 오늘은 지난번 산행 때 못다한 개머리재 ~ 지기재 구간을 포함 장장 18 km의 백두대간으로 크고 넓은 고장 경상도의 한 축인 상주 땅으로 연 3일째 산행 길이다. 고도가 높지 않고 바닥이 육산으로 힘들지는 않으나 거리가 만만치 않아 처음부터 단단한 각오를 하고 선두로 따라 붙는다. 골짜기 마다 개량된 농촌의 포도밭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는가 하면일 년 에 한 두번 쓰고 산비탈에 방치 해둔 값 비싼 농기구들을 보면서 농촌의 영농 방법은 날로 바뀌어 가지만 국고를 낭비하는 사고는 그대로인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구 온난화로 해마다 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멀지 않아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올것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따뜻한 기온 탓인지는 몰라도 동네 뒷산 푸른 대나무 숲을 돌아드니 초겨울의 포근한 날씨가 봄의 전령을 맞는 듯 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개머리재에서 지기재까지 3.5km, 1시간 20분 거리 를 35분 만에 3박(박 병식, 박 천식, 박 석로)에 날렵한 무지개를 포함 한팀을 이루며 아스 팔트 포장도로를 타고 선두로 달려가 만난 들판 해발 280m의 신의터재 표지판에는 낙동강 과 금강의 분수령이라는 안내문이 적혀있다. 신의터재는 임진왜란 때 이곳 출신金 俊臣이 의병을 모아 수만의 왜적과 싸우다 32살의 젊은 나이로 장렬하게 전사한 뜻을 새겨 불려 진 이름 이라고 하니 얄팍한 명분에 혈안이 되어 이전투구 하며 날지새는 오늘의 지도층이 한심하기만하다. 무지개 산을 지난 12시 20분 쯤 점심 식사를 하면서 추풍령이 보내준 일품의 생선회를 안주 삼아 참이슬 한잔을 마시고 나니 뻐근하게 뭉처진 종아리 근육도 한결 누그러지는 것 같다.
▶ 오후 2시가 되어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윤지미산에 당도하여 몇개의 돌 무더기로 얼기설 기 쌓아올린 곳돌 조각에 조잡하게 쓴 표지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와 아침에 타고 온 당진 상주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는 고 개를 지나 육중한 표지석이 우람하게 서 있는 유서 깊은 상주군 화서면 화령재 팔각정에서 줄줄이 써내려간 현판의 글귀를 암송하며 역사의 변천과 민족의 수난을 씁쓸하게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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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2월19일 (맑음) 제 23 일 俗離山(葛嶺-法住寺)
팔자에 없는 안면 피부 제거 수술 뒤끝에 걸려 22회차 산행에 불참하고 갑갑한 마음을 다 독 거리며 속리산 법주사 산행에 참여한다.
♣ 산 행 지 : 俗離山 天皇峰(1,058m) ♣ 소 재 지 :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경북 상주시 화북면 ♣ 산행코스 : 갈령 → 형제봉 → 피앗재 → 천황봉 → 천왕석문 → 立石臺 → 慶業臺 → 법주사
▶ 기상 통보는 오늘 오후 전국적으로 비나 눈이 올 것이라고 한다. 오늘은 명산 산행이라 서 명성에 걸맞게 빈자리가 없는 산행버스는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늘어지는 찬바람을 맞 으며 백두대간 속리산 구간 갈령고개에서 우의를 배낭에 챙겨 넣고 산행을 시작한다.
▶ 속리산은 孤雲 崔 致遠이 읊은 “道不遠人人遠道 山非離俗俗離山”이라는 시에도 세속 을 배별한 조선 8경의 명산으로 천황봉, 비로봉, 문장대, 관음봉, 입석대 등 9개의 봉우리 로 이루어져 구봉이라고도 하며 천황봉은 한강, 금강, 낙동강 三波水의 발원지이다.
▶ 힘에 겨운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하여 오금에 쥐가 나는 것도 참으며 달려 가니 형제봉 오르는 암벽을 지나치고 아득하게 멀리 보이는 천황봉을 향하여 가지런하게 진을 치고 도열 한 산죽 밭길로 숨을 죽이며 달려간다.
▶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당도한 천왕봉에서 시원스런 사방의 조망을 익힐 사이도 없이 솟아져 내려와 발아래 펼처진 드 넓은 헬기장 바닥에 세워 놓은 이정표에 적힌 장각동 내 려 가는 가까운길을 외면하고 법주사로 하산 행보를 정한다. 천황석문을 지나고 정신이 박 병식 산우를 따라 비로봉, 신선대, 입석대를 넘어 경업대로 내려가 속리산을 3번째 탐방 하는 프란체스코님과 만나 비로 산장을 뒤로하며 조물주가빚어 놓은 빼어난 자연의 풍광을 올려다 보고 또 처다 보면서 지친 심신을 달랜다.
▶ 세심정을 지나면서부터 계곡 기슭 양편에 대궐을 지을 재목으로 훌륭하게 남아있는 울창 한 곧은 소나무숲이 반가워 가슴 뿌듯하였으며 맑고 푸른 용수를 가득히 안고 있는 조용한 저수지가 인공의 조화를 보탠다.
▶ 속리산의 정기를 안고 넓은 계곡 평평한 터전에 자리 잡은 불교 조계종 제 5교구 본사 법주사에는 하늘 높이 직립하고 있는 금동미륵대불의 우람한 모습과 다섯층 망루마다 팽팽 하게 드리워 현란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팔상전, 천년의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오롯이 마주 한 쌍사자 석등이 시대를 아우르는 조화를 이루며 정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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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산행이 깊어 갈수록 아름다운 이 강산과 조상이 물려준 빛나는 유산을 소중히 간직하여 자라나는 후세 들에게 온존히 전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움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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