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김경미의 개성 넘치는 공간
내추럴&빈티지의 실용적인 만남기획·정윤숙 기자 / 진행·김희경‘프리랜서’ / 사진·지호영 기자
낡은 고재 가구와 화려한 샹들리에, 내추럴한 나무 목재와 노출 콘크리트 등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그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개성 있게 표현한 스타일리스트 김경미의 아담한 3층 주택을 찾았다.
|
과천의 경마장 가는 길, 구불거리는 화훼단지를 지나다 보면 한적한 곳에 아담한 3층 구조의 주택이 보인다. 담도 없고 마주한 이웃도 없는 이 집은 푸드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중인 김경미(34)의 새로운 보금자리다. 1층은 촬영 공간으로, 2층은 주거 공간으로, 3층은 사무실을 겸한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그의 집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벽돌로 마감한 여느 집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서면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현관 옆에는 허브 화분 여러 개와 유럽풍의 욕조를 어항 삼아 놓아 자연의 느낌을 고스란히 집안에 재현해냈다. 층별로 40평 남짓한 이곳의 1층은 파티션이나 방 하나 없이 넓고 트인 공간으로 되어 있다. 널찍한 고재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구석구석 쌓아둔 빈티지 소품들,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의자가 전부. 한쪽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자연광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는 이곳은 투박한 노출 콘크리트 벽면에 오래 묵은 듯한 고재 가구와 중국 앤티크 가구를 군데군데 놓아 포인트를 주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일랜드식 조리대가 놓여 있는 내추럴한 분위기를 풍기는 촬영용 주방. 나무 사이에 투박한 고재를 끼워 넣어 만든 테이블에 여러 개의 의자를 놓아 바 형태로 꾸몄다. 아일랜드 식탁의 상판은 타일을 붙여 실용성을 더했다. 뒤쪽의 벽면은 내추럴한 베이지톤 파벽돌로 마감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선반을 달아 와인잔과 찻잔, 유리병 등을 올려두어 장식 효과와 실용성을 겸했다.
|
▲2층은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편안한 주거 공간으로 꾸몄다. 내추럴한 나무 소재와 블랙과 래드 컬러를 주조로 한 패브릭이 어울려 세련된 분위기를 낸다. 김씨는 작업이 없을 때는 2층의 거실에서 딸 나연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다양한 스타일이 한데 어울린 2층 가족 공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역시 시멘트 벽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투박한 멋을 자아낸다. 2층은 남편과 3살 난 딸 나연이를 포함해 세 식구가 함께 사는 주거 공간.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재롱을 부리는 나연은 워낙 촬영에 익숙해서인지 기자들이 집안 곳곳을 다니며 촬영을 해도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다.
“작업하기 비교적 수월한 강남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아이 때문이기도 해요. 바쁜 촬영 일정 때문에 나연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 부족해서 마음에 걸렸거든요. 이젠 대부분의 작업을 1층 스튜디오에서 하기 때문에 이젠 나연이도 엄마가 항상 옆에 있다는 걸 알아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따로 제 시간을 내기 어렵지만, 그래도 마음은 늘 편안하답니다.”
가족을 위해 꾸몄다는 2층은 그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공간이다. 고목으로 만든 티테이블, 블랙 컬러의 샹들리에, 바로크풍 카우치, 빈티지 스타일의 소파와 중국 앤티크 소가구 등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들이 한데 모여 개성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거실 한쪽 벽에는 미닫이문을 달아 실용성을 높였고, TV가 있는 벽 쪽은 다마스크 패턴의 패브릭으로 마감한 붙박이장을 만들고 그 안에 선반을 짜넣어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다른 쪽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를 광택 있는 에폭시로 마감 처리해 앤티크와 어두운 컬러에서 오는 무게감을 덜었다.
|
▲1 침대를 없애고 이불을 깐 좌식 침실. 이곳에서 남편과 딸 나연이 세 식구가 함께 휴식을 취한다. 2 화이트 침대와 핑크색 퀼트 이불로 사랑스러운 느낌을 더한 딸 나연의 방.
거실과 달리 침실은 침대를 없애고 깔끔하게 좌식 형태로 꾸몄다. 딸 나연이가 태어난 후부터 그와 아이는 매트리스에서, 남편은 바닥에서 자는 일이 많았다는 그는 이번에 새로 집을 옮기면서 아예 침대를 치워버렸다고 한다. 김씨는 “매트리스는 아무리 자주 청소해도 진드기 때문에 아이에게 좋을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이불을 깔고 자면 아이와 남편까지 세 식구가 함께 잘 수 있으니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라며 좌식 공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층에 위치한 주방은 1층의 촬영용 주방에 비해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멋이 난다. 고재 가구를 리폼한 테이블에 각기 다른 모양의 의자를 매치하고, 테이블 위에는 빈티지풍 조명을 달아 개성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창가에는 소박한 들꽃과 가족의 기념사진, 딸 아이의 사진을 넣은 작은 액자를 조르르 놓아 정겨운 분위기를 냈다.
|
▲3 거실 한쪽 벽면을 붙박이장으로 만들고 다마스크 패턴의 패브릭을 붙여 개성과 실용성을 살렸다. 4 코지 코너는 짙은 나무장과 블랙&화이트 벽지를 발라 깔끔함을 더했다.
<출처:여성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