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단풍을 볼라치면 선운사 계곡이나 정렬형이 다녀왔다는 봉화 청량산이
알아주는 가을 여행지이다. 몇 해 전 답사지로 안동과 봉화지역을 나 다녀봤으나
먹을 거리가 션찮아 닭실마을 계곡에서 오즉했으면 "한솥도시락"을 시켜 먹었겠는가?
봉화 숯불돼지고기 화로직불구이가 별거겠는가 마는 정렬형의 글 맛이 더 구미를
땡기게 한다.
며칠 전에는 김종찬회원의 상가에 조문을 하기위해 정렬형, 성종군과 함께 가을 오후
한적한 고속도로를 내 달렸다. 워낙 장거리라 쉬어가야 할 터. 우리나라 휴게소 경관의
으뜸이라는 경부 금강휴게소의 명물을 소개한다. 같이 조문을 하러갔던 전교조부평지회
선생님들의 유혹으로 시작된 맛 기행이겠다. 멋진 화장실(여기선 강물을 보면서 일을 본다)
을 뒤로 하고 휴게소 밑으로 난 계단을 통해 강 언저리에 내려가면 그럭저럭한 포창마차가
보인다.
거기에는 "도리뱅뱅"이란 요리를 술과 함께 파는데.....
"도리뱅뱅" 요리의 이름치고는 괴상쩍다.
넓적한 후라이팬에 빙어를 질서정연하게 동심원으로 돌려서 적당하게 기름을 두르고 튀긴다.
그후 매콤한 양념을 바르고 깻잎, 참깨 등으로 마무리하여 술과 함께 나오는데....
요즈음 빙어철이 아니라 피라미를 사용한다. 바삭거리면서도 통통하게 뼈와 함께 씹히는 맛이
별미이다. 쇠주와 함께 안주 거리로도 충분할 성 싶다. 휴게소에서는 음주가 불법이나
여긴 걍 강변 불법포차 아닌가? 물론 운전자인 나는 도리뱅뱅만 먹었다.
일전에 낚시광인 한 선생님이 도리뱅뱅에 관한 짧은 한 토막의 일화를 소개 했는데....
"금강에 가면(그 샘은 이 금강휴게소를 서해안 금강둑으로 착각하신 것 같다. 낚시광들의 공통점은 약간의 구라가 있다는 것) 수중보를 만들어 놨는데, 그놈의 빙어는 잘 뛰는 게 특성이라 수중보를
훌쩍훌쩍 거슬러 튀어 오른다. 사람들이 수중보에 쪼그리고 앉아 우산을 뒤집어서 들고 있으면
뛰어오르는 빙어가 우산안으로 쏙쏙 들어가는데 많이 잡은 사람은 우산살이 꺾어질 정도다.
그 빙어를 돌돌 후라이펜에 요리를 한다 해서 "도리뱅뱅"이라 한다. 지금도 사람들이 그 얘기를 듣고는우산을 펴 들고 쭉 앉아있다더라...." 이런식으로 황당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서 금강휴게소 밑 수중보를 아무리 살펴봐도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내 보지 못했다.
혹 빙어철에 경부선을 타고 금강휴게소를 지나갈 즈음 수중보에 쪼그려 앉아 우산을 펼친 사람이
있다면 꼭 연락을 줘야 하겠다. 난 그 샘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싶다. 연락하기 귀찮다면
"뭔 저런 미친눔이 앉아있다냐?"하며 갈 길을 재촉할 일이다.
휴게소 안에서는 맛이 어떤지 모르나 도리뱅뱅정식이 만원이라 한다. 밥이 나오는 스타일이겠지 싶다. 좀더 적극적으로 맛을 보고 싶다면 강변 둑으로 내려가시라. 시원한 강변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포차에선 1만원이면 맛을 볼 수 있다.
첫댓글 정렬형! 여기도 있네...ㅎㅎ 나도 따라서 도배질....ㅎㅎ
배고파 죽겠는데 왠 먹는 타령? 축제준비땜에 남았는데 아직 점심도 못먹음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