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중년의 가을은 더 쓸쓸해 지고
고적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계절인지 모릅니다.
중년의 계절,우리들의 계절
아름다운 이 가을도
저물어 가려합니다.
누군가 중년이 되면
남자는 마음으로 늙어 가고
여자는 얼굴로 늙어가는 거라고 말을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 중년의 가슴속에
소중히 쌓고 또 쌓아둔 완숙한
내면의 아 름다움을 미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이라 생각 합니다.
가슴에는 차거운 듯 하면서도
막 길어 올린 샘물같은 온화함이 있기 때문에우리 "하모동산 쉼터님"들과의 만남으로
한번 맺어진 인연에 대해서는 귀하게 여길 줄 알고
헤어짐 뒤에도 머물다간 그들의 흔적을
가슴 속에서 오래도록 지워내지 못하는
따스함이 있어 정겹습니다.
한번 달궈지면 쉽게 식어지지 않는
무쇠솥 같은 여유로운 가슴으로
삶을 볼 수 있고
청자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질그릇같이 소박한 마음으로
이웃을 살필 줄 아는 혜안을 갖을 수 있기에
냉정과 열정이 혼재된
내면의 따뜻한 감성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기에 떠나 보내야 하는 이 가을은
더 이상 슬프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젊은 날의 활활 타오르는
불꽃 같은 열정은 아니어도
푸른빛을 모두 다 내보내고
마지막까지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붉은 단풍잎의 열정으로...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숨겨진
밑불 같은 마음으로...
이 계절을 떠나 보낼 수 있기에
가을은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미처 가을을 다 보내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찾아온 듯한 차가운 아침입니다.
따뜻하게 옷 잘 챙겨 입으세요
이웃 사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