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냈으리라 믿는다.
이제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새해 2024년도로 버뀌는 날도 며칠 남지않은거 같구나.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는 멕시코 시골마을에 가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지내게 되었다.
멕시코 시골마을에서는 12월 24일 밤, 즉 크리스마스 이브에 뽀사다(Psada)라는 의식을 행한다.
그래서 이 뽀사다Posada 의식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래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한다.
우선 뽀사다Posada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고자 한다.사전적 의미는 여인숙 또는 주막집을 말하며 굳이
영어로 표현한다면 Inn이라고 할수 있겠다.
멕시코의 수많은 호텔 포함한 거의 모든 숙박업체가 Posada Real, Posada del Sol, Posada Guadalajara
처럼 헤아릴수 없이 많은 숙박업체의 명칭이 이 Posada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멕시코의 해변 휴양지에 가 본 사람들은
해변 휴양지 호텔의 명칭이 Posada로 시작하는 숙박업체들을 더러 보았을것으로 믿는다.
그러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행하는 이 의식을 Posada라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냐하면 아기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와 그의
남편 요셉이 나자렛 마을 마굿간에서 하루를 묵게 된것을 기억내지 상기하는, 스페니쉬 카톨릭과 아메리가 원주민의
요소가 서로 섞인 전통족인 민속의식이다.
일년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24일 저녁에 한 마을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는 지고 띄엄띄엄 가로등이 켜지고 멀리서
크리스마스 스트링 라이트로 장식한 집들이 여러가지 색깔로 연방 깜빡이는 것이 띄엄띄엄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서둘러
우선 가까운 집에 Posada를 하는 집이 어딘지 물어보았다. 마을 주민은 동네사정에 훤한지라 곧바로 그 집을 친절히
알려주었다. 다행히 거기서 1킬로미터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그곳에 도착하니 야외에 커다란 텐트가 쳐져있었고
그 주위에는 이미 마을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었다. 그리고 Posada를 주관하는 집은 허름하고 보잘것 없는 시골집
이었고 조금 주저했지만 안내하는대로 들어가니 안마당이 나왔고 이 안마당을 들어서자 예상치 못한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바깥에서 보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안마당에는 마리아와 요셉이 머무른 마굿간과 동방의 박사들, 양 등의 가축 등이 모두
배치되어 장식되어 있었고 이 누추한 마굿간은 형형색색의 조명 스트링 라이트로 반사되어 작지만 가장 아름답고 성서로운
공간으로 느껴져 마치 방금 아기예수가 탄생한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이곳으로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들었고, 집주인은 성경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 부분은 성경의 어느 부분인지 알지못한다.
아마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묘사하고 축하하는 구절이리라 생각된다. 그리고는 그곳의 모든 이들은 함창으로 성가를 불렀고,
또 성경구절을 읽고, 그리고 성가를 부르고 하는 것이 여러차례 반복되어 갔다.
그리고 모두 성가를 부르며 광주리에 담긴 아기예수 모형을 집바깥에서부터 집 안마당의 마굿간까지 조금씩 옮겨갔다.
그리고 이 아기예수가 담긴 광주리가 구유에 안치되기전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아기 예수에게 차례로 입마춤을 하고 구유위에 안착시키고서야 이 뽀사다Posada 의식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야외에 설치된 커다란 텐트가 있는 곳으로 안내되어 들어서니 그곳에는 기다란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집주인이 장만한 음식 즉, 스파게티, 몰레mole를 덮인 닭고기, 뜨거운 펀치punch(말린 과일 끓인 물), 사탕수수 끓인 물, 빵, 뜨거운 닭고기 스프 등이 나왔고, 야외에 설치된 텐트아래에서 12월 24일 깊은 밤은 제법 추웠고 뜨거운 펀치를 연신 마셨다. 또 주인과 주위의 권유로 떼낄라와 론(럼)을 한잔씩 마셨다. 그리고 텐트밖을 나오니 야외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마른 통나무가 활활 타면서 뿜는 열기에 순식간에 온몸이 뜨끈해졌다.
주민들에게 물으니 오늘밤 새벽까지 여기서 어울려 논다고 한다. 우리는 주인과 주민들에게 낯선 손님인 우리들에게 보여준 소박하면서 친절한 호의에 감사하며 준비해 간 간단한 선물을 주고 숙소로 되돌아 왔다. 돌아오는 길의 밤하늘은 광활하면서 고요했지만 이따금씩 먼 곳에서 축포가 올라가고 그 불꽃이 사방으로 퍼지는 게 보였고 크리스마스 이브는 이렇게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