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첫 사랑의 아픔!
1987 뜨거운 6월 항쟁!
불교, 증산도, 그리고 UBF...
혼돈하고 공허하고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던 1987년 봄학기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 UBF 목자와 1:1 성경공부를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강원대학교 캠퍼스 대운동장 동아리실에서 창세기 1,2,3장과 요한복음 3,4,5장을 연이어 읽고 공부하였습니다.
그 목자는 저에게 UBF 여름수양회가 있으니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내키지 않았지만, 공짜라는 말에, 그리고 의미없는 하루하루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승낙을 했고, 3박4일의 일정으로 소양강 댐으로 수몰된 곳 폐교로 영원으로의 시간여행을 떠났습니다. 정확한 인원은 기억나지 않지만, 50여명 가량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대학교 1~3학년으로 같은 또래 젊은이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라 그리 낯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첫 날, 요한복음 3장 니고데모와 대화하신 예수님을 주제로 말씀선포가 있었습니다.
둘째 날, 요한복음 4장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그날 소감발표(구원간증)가 있었는데 주재는 "주는 그리스도"였습니다.
주는 그리스도!
Giving Christ!
도대체 그리스도는 무엇을 준다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또래 젊은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떻게 성경공부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났는지 경험을 들으면서 울고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한 자매의 찬양이었습니다.
https://youtu.be/zFt8MDUI7yc?si=iQfB_Q1VAVnBFB_z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은 보혈의 능력 주의 보혈
시험을 이기고 승리하니 참 놀라운 능력이로다
주의 보혈 능력있도다 주의 피 믿으오
주의 보혈 그 어린 양의 매우 귀중한 피로다
4절까지 이어지는 찬송이었는데, 참 노래를 못했습니다. 째지는 목소리에 자매의 얼굴은 달덩이처럼 동그랗고, 그러나 힘이 있었고 당찼습니다.
보혈, 능력, 어린 양... 반복되는 단어들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 때 그 자매는 몇 년 후 장애를 가진 한 청년과 결혼을 하였고, 일본 선교사로 나갔습니다.
제 삶에 가장 인상 깊이 새겨진 찬송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셋째 날, 아침 설교시간에 나는 사회를 보았습니다. 강사를 소개하고 사회자 의자에 앉아 설교를 듣고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23장 본문을 가지고 한 강해설교였습니다. 로마군병에게 붙잡혀 모진 고통과 모욕과 채찍질를 당하시는 예수님을 그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쓰러진 등짝에 내리치는 채찍질과 함께 다시 일어나 오르고 또 오르고, 마침내 더이상 발걸음조차 뗄 수 없이 지쳐갔습니다. 그 때 지나가던 구레네 사람 시몬을 택하여 강제로 십자가를 지게 하고 골고다 언덕까지 올라갔습니다. 언덕에는 십자가 셋이 있었고, 좌우에 강도 둘이 못 박혔고, 한 가운데 예수님께서 못 박혔습니다.
로마 군병이 예수님의 손과 발에 굵은 대못을 박기 위해 망치로 내려쳤습니다.
꽝!
꽝!
꽝!
순간 의자에 앉아있던 저는 자신도 모르게 어지러움증을 느꼈고, 의자에서 꼬꾸라져 넘어질뻔 했습니다. 실제로 의자에서 넘어진 것 같지는 않고,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내 손에 로마 군병이 들고 있던 망치가 들려져 있고, 한 손에는 피가 흐르는 대못이 있었습니다. 두려움, 공포, 그리고 그 때 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하나님께서 나의 죄를 용서해주셨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날 오후, 소감을 준비하고 첫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