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여름휴가를 보내고 오느라 오랜만에 글을 올려봅니다.
짧은 휴식기를 마치고 복귀하는 터라, 어떤 녀석들을 모델로 삼아서 게재해 볼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부족하지만 첫 실생묘들의 성장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서 공유해보기고 했습니다.
여기 선배님들께서는 이미 성체 수준의 개인 실생묘를 확보하셨고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계십니다만 그렇지 않은 신입 분도 계신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저의 첫 실생품 성장 모습을 올려봅니다.
저의 첫 실생 모주는 "하월시아 옵투사 - 르네상스"였습니다.
부주는 자주 가던 하월시아 전문 농장의 금품종을 활용했고, 개별 씨방에 조합 기록을 담지 못했었습니다. (이점이 아직도 조금 아쉬움으로 남게 됩니다. ) 우선, 모주인 "하월시아 옵투사 - 르네상스" 모습입니다.
함께한 시간을 따진다면 지금의 1.5배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큼지막한 자구 두세 개를 오랜 세월 품고 있다 보니 세력도 약해졌고 자구 분리하면서 잎장을 정리해서 크기가 좀 작아진 모습입니다.
이 녀석의 특징은 삼각기둥과 같은 형태의 창, 광량이 늘어나도 초록색을 유지하면서 색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 일자형 잎맥(무늬), 우윳빛 창, 그리고 느린 성장도 특징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느린 만큼 자구를 많이 다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르네상스에 산반 또는 호반 형태의 금이 자리 잡은 "르네상스 금"은 우윳빛 창과 어우러지면서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내기도 합니다. 사실 제가 부주로 농장에 있는 "하월시아 금" 개체를 투입한 이유도 확률은 낮겠지만 "르네상스 금"과 유사한 실생묘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개체는 얻지 못했지만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녀석을 모주로 했던 실생묘들의 모습니다. 크게 다섯 가지 형질이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고, 나름 그 형질을 대표하는 선발묘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아래 녀석은 제 기억으로 1 선발이었던 녀석이었습니다.
삼각창의 각이 조금 부드러운 잎모양, 굉장히 짙은 바디색감, 모주와는 다른 약간 강렬함이 있는 잎무늬, 그리고 투명도가 있는 창 등 실생묘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던 녀석이었습니다.
이제 올 겨울이면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보여줄 시기인데, 과연 어떤 모습으로 제 눈을 사로잡을지 모르겠네요.
두 번째는 첫 번째 녀석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잎 끝이 날카롭고, 색감은 조금 옅으며, 작은 섬모가 아직 남아 있는 녀석입니다. 잎의 무늬도 첫 번째 녀석보다는 조금 더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 굉장히 눈에 들어오는 실생 선발묘입니다. 금개체는 아니지만 실물로는 정말 아름답네요.
세 번째 소개하는 녀석은 잎맥은 모주와 유사한 직선에 가까운 모습에 불투명한 우윳빛 창이며, 각이진 삼각창에 섬모가 많이 발달한 타입입니다. 또한 광량이 늘어나면 약간 자색 물듬이 있는데 일시적 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옵투사 블루렌즈"의 느낌도 살짝 나는 듯하고, 섬모가 발달된 타입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이 녀석 또한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라 하면서 지켜보고 있답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타입은 '하이브리드' 느낌이 강한 녀석들입니다.
네 번째는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확인하기 힘들겠지만, 다른 실생묘 대비 잎장 크기가 1.5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색은 약간 연둣빛을 내고 있네요. 내년이면 어느 정도로 커질지 지켜보는 맛이 있고, 잎의 무늬도 조금 빼곡하고 강력합니다.
다섯 번째 타입은 일반적인 옵투사 느낌과는 다릅니다. 잎끝이 강한 리커브를 그리고 잎장 두께는 조금 얇다고 생각됩니다. 잎의 무늬도 조금 더 강렬한데, 성장하면서 전체적인 수형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 궁금하게 하는 타입입니다.
경험 많으신 선배 취미가 분들이 보시면, 별거 아니네라고 여겨질 만한 실생품일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첫 실생묘였던 점과, 말과 글로만 느꼈던 부조 조합에 따른 색다른 형질 발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점도 개인적으로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거기다 요 녀석들 중에 한두 녀석은 올해 부주로도 활용했다는 점도 뿌듯함으로 다가오네요.
아무쪼록 신입 회원분 중에서 실생을 어려워하고 본인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 여기시지 마시고 도전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어제는 여름휴가로 일주일 집을 비우다가 돌아왔는데, 피곤한 몸에도 파종통의 발아여부와 금개체 유무를 확인하면서 미소를 머금었네요. 이렇듯 먼 길 다녀온 주인을 반기는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이 반겨주는 것에 큰 위안이 되는 주말입니다.
이상 하월시안(Haworthian)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세상에 다섯친구 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예뻐요..!!!!!!! 금 개체가 없더라도 첫 실생이라는 의미와 각자의 매력으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형제들끼리 어쩜 이리 다 다른지 신기하네요!
나중에 크면 직접 명명도 해주시려나요?
다들 어떻게 클지 기대됩니다😆
첫번째 친구는 무늬도 어둡고 투명한 창도 두번째친구에 비해 약간 어둡게 물들어보이는 게 멋있는 느낌이에요.
두번째 친구는 연두색 무늬에 투명한 창이 좀 신비로운 느낌인ㅎㅎ 약간 숲속 연못?
세번째는 정말 말씀대로 블루렌즈가 떠오르네요 불투명한 창이 매력!
네번째는 잎이 좀 커서 그런지 동글동글해보이는 게 귀여워요.
다섯번째는 리커브 때문인지 유난히 날카로워 보이는 게 포스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섯번째의 미래 모습이 제일 궁금해요!
하나하나 감상평 남기다보니 댓글이 길어졌네요ㅋㅋㅋ
자주는 아니더라도 생각나실 때마다 성장 공유해주세요✨
곁에서 보고 있는 저보다 더 꼼꼼하게 살펴서 평가를 해주셨네요. 대답하십니다. ^^
지금의 모습에서 이제 한번 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시기는 올 겨울이나 내년 봄을 예상해봅니다.
다섯 아이 모두 최종 선발될지는 모르겠고, 일부는 유사 타입 중에서 형질이 더 우수한 녀석으로 대체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댓글로 평을 해주신 느낌을 기준으로 명명도 생각해봐야겠어요.
특히, "숲속 연못"이란 표현, 너무 멋진 것 같아요. (메모, 메모... ^^)
지난 봄, 오프모임에서 위 녀석들의 형제묘 나눔도 했었는데
그 때 나눔 받으신 분들은 해당 실생묘가 어떤 타입인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게재해봤습니다.
어여 주무세요. 시간이 늦었습니다. ㅋㅋ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실생의 참 맛과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정말 하월시아의 세계는 끝이 없군요 ^^;;
옵튜사를 최애로 생각하는 저로서는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
좋은글 감사합니다 ~~
저의 하월시아 첫 실생이라는 의미에서 담아 본 글인데, 많이 부족한 실생이고 내용입니다.
너무 과찬이시구요. ㅠ ㅠ
그래도, 아직 1~2년 정도 키우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정보가 될까해서 주저리 주저리 써봤습니다. ^^
비가 하루 종일 온다고 합니다. 건강유의하셔요.
@하월시안 감사합니다 ~~~
멋진 아이를 만들어 내셨군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두번째 아이가 맘에 드내요.
투명창에 푸른 빛이 돌고 있고 뒷창까지도 투명도가 높아서요..
덥고 무더운 날씨에 시원함을 주내요..
멋진 아이의 축에 끼지 못하는 그냥 의미를 가진 개체들이랍니다. 부끄럽네요.
두번째 녀석은 성장하면서 점점 '나를 봐주세요.'하는 귓말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ㅋㅋ
이번주도 힘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