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태조 10년(927) 9월 신라 경애왕 4년 9월에 견훤이 근품성近品城(문경산양)을 쳐 빼앗고 신라의 고을부高蔚府(영천)를 쳐 빼앗고서 신라의 서울 경주를 육박하니, 신라왕은 고려 태조에게 구원을 청했다. 고려 태조는이 청을 받고 시간을 계산해 보니 보병으로는 따라 잡을 수 없을 것 같아, 정기精騎(기마병) 5천으로 따라 잡기 위한 진군을 시작하였으나 「고모산성」에 이르러 진군하고자 하니 나아갈 길이 없었다. 가을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길은 없어 하는 수 없이「고모산성」에서 하루 밤을 지샜다. 새벽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냇물은 홍수가 져 도도히 흐르고 앞에는 깎아지른 절벽이라 진퇴양난의 처지가 되어 앞을 바라보니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서 바위 절벽을 가로 질러 나가는 게 보였다. 이것을 본 즉시 군졸에 명하여, “토끼가 가는데 말이 못 가겠는가? 길을 내어라!”했다. 군졸들이 토끼가 지나간 길을 따라 길을 내어 이 험로를 통과하였다고 하여 지금까지도 토끼비리(兎遷)라 부른다. |
그 옛날 서울을 오가던 길손들이 이 길을 관갑잔도串岬棧道라 하여 가장 위험한 길로 꼽았다. 지금이야 데카도 있어, 덜 위험하지만, 옛날에는 오죽 위험했으면, 오줌을 찔끔찔끔 쌌다고 했을까. 이 험난한 길을 걸었던 길손들의 진솔한 시를 자전을 찾아 소개해 드리고 싶다.
이제, 토끼의 비리는 밝혔다. 남은 일은, 그 길이 어떤 길인지 한 번 가보는 것밖에 없다.
마법의 주전자 같은 검색창에 진남교반을 치고, 「진남휴게소」안, 저 끄트머리까지 차를 끌고 오면 다 온 거나 마찬가지다.
(사진 2↑) 「진남휴게소」안쪽 주차장이다. (2020.5.22.금)
* 곳곳에 안내판이 있어 입맛대로 갈 수 있다.
(사진 3↑) 주차장 안쪽 모습이다. (2020.5.22.금)
* 파란 간판 뒤에 화장실이 있고, 난간 따라 올라가면 아래 모습이 나온다.
(사진 4↑) 매표소와 판매대, 오미자 터널이 보인다. (2020.5.22.금)
* 우측 길 위로 가면 진남문과 주막거리, 꿀떡고개, 성황당이 나오고, 고모산성은 왼쪽으로, 토끼비리는 오른 쪽 석현성벽을 따라가면 나온다.
(사진 5↑) 진남문루, 근총, 원총의 총대가 보인다. (2020.5.22.금)
(사진 6↑) 우측 성벽이「석현성」이다. (2020.5.22.금)
* 석현성벽 아래 길로 죽 가면 토끼비리 길로 이어진다.
(사진 7↑) 석현성벽 좌우 모두 토끼비리 행이지만, 왼쪽 길은 끝나는 지점이 위험하다. (2020.5.21.목)
(사진 8↑) 첫 데카다. 새로 손을 봐서 산뜻하다. 우측은 뭘까? (2020.5.21.목)
(사진 9↑) 토끼비리 길의 입구 표지판이다. (2020.5.21.목)
(사진 10↑) 데카 아래 낭떠러지가 아찔하다. (2020.5.21.목)
(사진 11↑) 하도 다녀서 반질반질 닳았다는 그 바위길이다. (2020.5.21.목)
* 이런 길에, 50도 아니고, 500도 아닌 정기精騎(정예 기마병) 5천으로 따라 잡기 위한 진군을 시작<2쪽> 했다는 사료에 의문이 들었다.
(사진 12↑) 면곡의 시다. (2020.5.21.목)
* 길이 원체 좁고 위험해서 벌벌 떨면서, 엉금엉금 기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진 13↑) 위 왼쪽을 자세히 보면 사람들의 행렬이 보인다. (2020.5.21.목)
(사진 14↑) 남양 홍 씨의 묘까지 오면 거의 다 온 거다. (2020.5.21.목)
* 묘를 지나 왼쪽으로 틀면「오정산」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야 토끼비리의 꼭대기가 나온다. 가운데 돌길은 개여울로 가는 길이다.
(사진 15↑) 데카로 가면 오정산 길, 바위길 따라 고개 넘으면 견탄(개여울), 오른쪽으로 가야 토끼비리 정상으로 간다. (2020.5.21.목)
(사진 16↑)「건탄」가는 돌길도 닳고 닳아 반들거린다. (2020.5.21.목)
(사진 17↑) 견탄(개여울) 쪽으로 가면 안 된다는 표지다. (2020.5.21.목)
(사진 17↑) 여기가 바로 토끼비리의 정상이다. (2020.5.21.목)
* 오른 쪽 저 멀리 「고모산성」이 보인다. 남양 홍 씨 묘에서 오른쪽으로 2~3분 올라가면 이 바위가 나오고, 바위 너머에 이런 종합 안내판이 서있다.
(사진 18↑) 햇빛에 반사되어 판독이 어렵다. (2020.5.21.목)
* 관갑천의 관串 자가 무슨 뜻인지 찾아 봤다.
- 익힐 관, 길들다 관, 친압親狎할(흉허물이 없이 너무 지나치게 친하다.) 관, 무람없다(친한 사이나 어른에게 스스럼없고, 버릇이 없다. 예의가 없다)관으로 나왔다. 그래도 串甲의 뜻이 아리송하다. 끝. 2020.5.25.월.
* 참고자료
1. 사단법인 점촌문경문화원(집필: 신동철),『문경 지역의 산성』, 사단법인 점촌문경문화원, 1992. 106~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