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기 : 11월이면 동절기로 접어 들었다 할 수 있는데 산행 전날 토요일 일이 있어서
시내로 차를 끌고 다니다 보니 날씨가 너무 더워 에어콘을 켜고 다녀야 할 정
도로 기온이 높다 일기예보를 수시로 들여다 보면서 내일 날씨가 어떨지 검
색해 보지만 비를 피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짧지 않은 산행거리 때문에 출발 시간이 한시간 당겨져 새벽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차에서 비오는 날
산행 준비로 우산을 들까 아니면 비옷을 가져 갈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꾸물
거리다 3시 50분이 가까워서 홈플에 도착한다 홈플에서 4시에 출발한 버스는
칠곡에서 세 사람을 더 태우고 고속도로로 올라 선다.
왜관IC를 빠져 나온 버스는 성주를 거쳐 성주댐을 지나 가랫재를 넘어 보슬비
와 함께 짙은 안개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고개를 올라 해발고도640m 경상북
도 김천시 대덕면의 표지판이 달린 덕산재에 도착한다(06:11) 도계총무님이
준비한 김밥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대신하고 무박산행이 아닌 산행에서 출발
부터 렌턴을 켜고 산행하는 특이한 경험을 한다.
오늘은 도계27구간 덕산재에서 수도산까지의 산행이기도 하지만 수도지맥
1구간의 출발이기도 하다 묵직한 무게감 가는 도계 산행에 지맥산행을 하나
끼워서 하는 산행이라 날씨가 심술을 부리는지 모르겠지만 비야 내리거나
말거나 대덕산3.5Km 이정표 앞에서 머리에 불 밝히고 우산을 들고 산행을
시작한다(06:35).
산행을 시작한지 10분 못미쳐 나무테크를 지나고 얼음골 약수터에 도착하지
만(07:28) 2007년 1월 대덕산에서 덕산재로 내려오면서 본 눈 쌓인 모습보다
는 볼 품이 없어 보인다 정상 직전 나무테크를 하나 지나 이름과 같이 넉넉한
대덕산에 도착한다(07:57) 삼각점(무풍22, 1988재설)과 표지석이 있다 두번
오른 대덕산 한번은 눈보라 치는 1월에 넘었고 오늘은 비 내리는 날 우산을
들고 올랐다 다음에 언제 한번 오를때엔 대덕산은 넉넉한 모습을 볼 수 있
기를 기대하면서.
대덕산에서 부터 사방은 비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그 넉넉한 모습은 충
분히 느낄 수 있는 산길이 이어진다 능선길 따라 개인농장으로 그물을 쳐놓
은 곳을 지난다(08:23) 대덕산1.5Km, 소사3.2Km 이정표가 서있는 초점산에
도착한다 지난 구간에 이어 연속으로 삼도봉을 지나는 이곳은 전북과 경남
경북의 삼도봉이다 전북은 26구간에서 만나 이번에 헤어지는 짧은 만남이었
고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한 경남이 도계 막바지 울산광역시를 만나기 전까지
한동안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초점산 삼도봉엔 예전부터 있었던 조그만 대리석에 새긴 표지석이 돌무더기
위에 올려져 있고 그 옆에 거창군에서 세운 새로운 표지석이 서 있었다 삼도
봉에서 남쪽으로 400m 쯤 내려와 초점산0.4Km, 국사봉7.2Km 이정표가 서
있는 수도지맥 분기봉에 도착한다(08:43).
도계5구간 태백산 부쇠봉에서 백두대간과 처음 접속한 후 일곱차례의 만남
과 헤어짐을 되풀이 하다 이 분기봉에서 남서방향으로 빠지는 백두대간과는
이별하고 도계와 함께하는 수도지맥 분기봉에 서 있는것이다 수도지맥은 대
구 인근에 있는 지맥으로 언젠가 시간이 나면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백킬로가 조금 넘는 거리 중 도계와 겹치는 부분이 절반 가까이 되는 관계로
좋은 기회가 된 듯하다.
지맥분기봉에 들어서면서 이제까지의 탄탄대로 이던 산길이 어지러워 지면
서 급한 내림길을 십여분 거친 후 파란물탱크와 시멘트 농로가 나 있는 고냉
지채소밭 단지에 도착한다(09:01) 일부는 능선길을 고수한다며 산길로 진행
하고 남은 사람들은 농로를 따라서 들판 가운데 서있는 독립 농가를 지나고
(09:08) 건너편 야트막한 야산으로 들어선다.
산길로 들어서기 전 뒤돌아 본 국수봉을 배경으로 서 있는 독립농가와 그 옆
으로 널찍하게 펼쳐진 들판이 풍요로워 보인다 903봉 근처를 지나면서 능선
길을 따라 진행한 두사람이 보이지를 않아 앞서 진행했는가 싶어 십여분을
기다리다 진행을 한다 뾰족한 바위지대를 두어곳 지나 이내 877봉에 도착한
다(09:59) 거창/고재면, 웅양면, 김천/대덕면을 나누는 삼면계이다.
삼면계에서 길은 동쪽으로 급하게 꺽여진다 수도지맥 시그널이 많이 붙어있
는 산길은 때로는 미역줄같은 잡목더미가 진행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대체적
으로 넉넉한 길에 안개가 자욱한 채로 조망은 없지만 지루한 줄 모르고 걸어
간다 10:42 산길 오른편으로 거창쪽에서 산을 휘감아 오르는 임도가 보이는
듯 하더니 김천 방향의 비포장 임도와 시멘트포장을 한 거창쪽 임도로 구분
되는 내감재에 도착한다(10:44).
내감재에서 십여분을 쉬면서 기다리니 채소단지에서 능선으로 진행했던 두
사람이 알바를 했는지 뒤에 도착한다(10:58) 거창에서 세운 이정표엔 감주재
라 표시되어 있고 국사봉1Km, 한기마을2.4Km로 새겨져 있다.
내감재에서 국사봉 오름길 능선 우측의 한기리 방면에서 구름이 조금씩 걷
히기 시작한다 비도 어느정도 그친 듯 하고 잘 되면 오후쯤엔 멋진 조망을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산불로 인 한 대규모 간벌 지역을 지나 국
사봉 남쪽 분기봉에 도착한다(11:16) 이정표에 국사봉까지 0.4Km라 표시 되
어 있고 산악회 시그널만 어지럽게 날린다.
남쪽 분기봉에서 조금 떨어진 삼각점이 있는 국사봉에 도착한다(11:23) 분기
봉으로 돌아 가는길 연송대장이 국사봉을 향해 맞은편에서 오고 있었다
산불벌목 지역을 지나 한기마을 내려 가는길이 가파르다 비도 완전히 그친
듯 해서 나뭇가지에 걸려 너덜해진 비옷을 벗어버리고 능선 왼편 김천쪽은
나무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능선 우측 거창 방면은 산불로 완전히 망가져
버린 가운데 도계길로 한줄로 서서 내려 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연초록 배추가 싱싱한 한기마을에 도착(11:50) 마을 뒤로 보이는 국사봉엔
구름이 조금 걸려있다 마을길을 지나 마을 한켠에 지은 농기구 보관 창고에
서 점심을 먹을려고 할 무렵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나마 비를 맞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 할뿐이다 헛간같은 창고에서 식사
후 오후 산행에 나선다(12:25).
마을 배추밭 뒤로 보이는 국사봉이 구름에 반쯤 가려져 있다 도계길로 보이
는 능선엔 사과나무 과수원이 있고 그 우측으로 돌아서 산길로 들어 서는데
키 작은 사과나무에 굵은 사과가 엄청 많이 달려있다 성터로 보이는 돌무더
기가 있는 봉에 도착한다(12:45) 성터를 따라 조금 진행을 하는데 빗방울이
굵어져 비옷을 다시 입고 조금 가다보니 '하성'이란 이정표 옆에 성곽의 유
래에 대한 안내판이 서있다.
3번국도가 지나는 백학마을 경노당 옆을 지나는데 마을주민 서너명이 신기
한 듯 쳐다본다 겨울비 치곤 적잖게 내리는 이런 날씨에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한 모습으로 내려오는 등산객을 보았으니 이상하게 쳐다 보는게 오히려 정
상이 아닐지(13:04) 현재까지의 진행속도는 13.5Km에 6시간30분 정도 소요
되었으니 그런대로 정상적인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거창군 오산마을 표석이 서있는 비닐하우스 옆에서 봉산 오름길을 시작한다
은행나무잎이 떨어져 마당을 노랗게 물들인 농사 우측으로 난 산 길을 따라
노란비옷 파란비옷 우산 등등 제각각의 모습으로 산행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거말산1Km라 표시한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난다(13:41) 안부에서 육산으
로 십여분 이어지더니 암릉지대를 통과하고 배티고개2.9Km, 우두령1.3Km
거말산70m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각점이 있는 봉산(901.3봉)엔 일신산악회에서 세운 거말산이란 표석 옆 나
무에는 준희님의 수도지맥 봉산이란 표지판이 붙어있다 봉산에서 우두령 내
림길이 엄청 가파르다 우두령660m 이정표가 선 안부를 지나(14:25) 감천 발
원지 2Km 안내판이 있는 우두령에 도착한다(14:34) 이곳도 경남 거창방면은
2차선으로 도로 포장이 되어있고 김천방향은 비포장 그대로이다.
목적산행을 하면서 들머리이거나 날머리가 아닌 다음에야 산행중에 도로를
만나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거 같다 더더욱 오늘같이 우기도 아닌 초겨
울이 가까워 지는 비오는 날이라면 더 말 할 필요가 있겠는가 산행 후반부로
들면서 대원들이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는 듯 하다.
오늘 최대 난관이란 시코봉 오름길을 시작한다(14:45) 깨끗하게 다듬어진
헬기장을 지나고(14:53) 소나무와 잡목이 섞여있는 숲길따라 물이 스며들어
질꺽거리는 신발을 끌고 가는 오름길이 수월치 않다 봉과 능선이 명확치 않
는 861봉을(15:14) 지나면서 꾸준한 오름길이 지속된다.
861봉을 지나면서 능선 우측은 경사가 완만해 낙옆 깔린 포근한 모습을 연출
하고 능선 왼편은 급경사로 안개 구름이 밀려오는 모습이 대비 된다 간벌 작
업을 시원스레 한 이 지역의 소나무들이 시간이 지나면 좋은 재목이 될 것으
로 보인다 1008봉 직전에서 한차례 쉬어간다.
우두령에서 부터 육산으로 이어지던 능선이 1008봉이 가까워 지면서 큼직한
바위길의 연속이다 1008봉으로 추정되는 봉을 지나고(15:48) 두시간 가까운
지루한 오름길 끝에 시코봉(1237봉)에 도착한다(16:38) 수도산,양각산1.7Km
이정표가 서있고 삼면계(웅양면,가북면,대덕면)이기도 하다.
시코봉에서 수도산 가는 길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 곳인데 눈 뜬 장님처럼 비
구름속을 헤쳐간다 그래도 마음속의 위안은 산행이 끝나 간다는것인데 다음
구간에서 멋진 조망으로 보상받을것을 희망하면서 수도산 서봉에 도착한다
(17:24) 금오지맥이 시작되는 이 봉에서 언젠가 한번 걸어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발걸음을 오늘의 목적지 수도산으로 옮긴다.
수도산에 도착(17:33) 도계27구간 산행을 완성한다 종일 비 내리는 날씨에
물에 불러 터진 신발끌고 긴 거리를 걸어 온 감회가 남 다른지 수도산 돌탑
앞에서 오늘 산행을 정리 하느라 모두들 분주하다.
수도암 내려 가는 길 짧은해에 비구름이 심하게 가려 중간에 렌턴을 켜고
간다 작년 일출산행 때 수도암에서 수도산 오름길은 아주 짧게 느껴졌는데
오늘은 내려 가는 이 길이 왜 이리 지루하게 보이는지 수도암에서 수도산
오르는 다리를 지나 주차장의 가로등이 노랗게 환상적인 빛을 발하는 곳에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반긴다(18:29).
돌아오는 길 성주댐에서 금수면 가는 고개에 있는 칼국수 집에서 오늘 산행
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산에 다닌 경력은 얼마 되
지 않지만 누가 나에게 어떤 산행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한다면 가장 고생
스러웠던 산행이라고 답 할 수 있다.
첫댓글 "가장 고생 스러웠던 산행? 수도산 도계27구간"ㅎ
저도 기억해 드릴께요 ㅎ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엥 내가 1등인줄 알았는데 ..새치기 ㅎㅎ
길 잃은 미아가 되보니 얼매나 당황하고 난감한지 ..원
그래도 둘이라서 다행..휴
사람인(人)자가 둘이서 기대는 형상이란걸 새삼 느끼고 ..ㅋ
어려운 상황일수록 냉철하고 차분해야 한다는거 ..ㅜ ㅜ
나름대로 힘든 산행이었고 올 부터 금주하고 운동하여 담 구간은 날라갈거요 진짜루?
ㅎㅎㅎ 아직도 헤메고다녀십니까...난 또개척산행 하시고 오는가싶었는데.ㅡㅡ
이번에도 고생하셨습니다.주말 연짱 산행 걱정됨니다.컨디션 조정 잘하시고요...
빨리 몸을 추스리고 준비운동 해야는데....
걱정이 이만큼 입니다. 수고많았슴다.
주말에 연짱 산행 도 아니면 개 선택의 순간~~~ 몸이 부실하여 어찌합니까.
비땜에 디카 꺼내기가 망설였는데...
그냥 지나친곳 다 담아내주셨네요.
그러기에 담아내신 사진들을 보며 힘들었던 기억을
즐거운 추억으로 바꾸며 기분좋게 감상했답니다.
산행기 즐감했고요...
사진 제 후기에도 좀 활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기억 될 수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슴에 새긴것이 많다는 것이 겠죠.
이번 도계탐사가 아마 그 중 하나가 될 듯~ 힘은 들었지만 되돌아 보는 기분이 너무나 좋습니다.
멋진 산행기 감사합니다.
오늘도 사니조아님의 산행기 산행 되새겨봅니다.
계획구간 산행은 언제나~~~ 각오...
우두령도착시간 14:30분경...후반전이라 생각하고 4시간을 더 뛰었네요...
힘들었지만...무사히 수도암까지 도착했습니다...산행기 잘보고 갑니다..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