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지역 답사
2015.4.19(일)
그 유명한 홍성 풀무학교좀 가보자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벼르고 벼르던 홍성을 향해 출발했다. 나름, 일찍 출발한다고 했지만, 그럭저럭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사실 오늘 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교인 체육대회를 새솔초등학교에서 하는 날이라 아이들을 엄마에게 잠시나마 맡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왕가는거 지도를 보면서 평상시에 가보고 싶었던 지역도 답사 경로에 포함시켰다. 홍성 나들목으로 나와 갈산면에 있는 김좌진장군 생가지, 결성면에 있는 한용운 선생생가지를 들렀다. 결성하면 결성농요농사박물관이 유명하지만, 들르지는 못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특별한 행사를 하는 날이 아니면, 별로 볼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광천을 거쳐 홍성 시내로 올라가다 보면 개인이 만들었다는 수목원 '그림이 있는 정원'을 지나가는데 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수목원인 갑다.
오늘의 주 목적지인 홍성의 풀무학교와 전공부 답사를 했다.
풀무학교는 학교를 한 바퀴 둘러본 후에 행정실의 직원에게 차 한잔 얻어 마시면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었다. 도서관도 양해를 얻어 촬영했는데 책은 좀 많이 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학교의 도서관치고는 넓은 공간이었지만, 지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원은 주기적으로 새책이 들어오고 학생들이 원하는 책도 신청하면 사준다고는 하지만 개인도 이정도의 장서는 보유할 수 있을 것같다.
전공부는 행정부 직원이 말한대로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전공부가 위치한 구릉안이 도로 공사 중이라 입구가 막혀서 한바퀴 돌아 들어가야 했다. 비가 와서 안개가 자욱한데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론 정말로 농촌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곳 전공부를 택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이 어수선한 것은 물로 낡은 건물과 녹슨 농기구들이 이곳 저곳에 널려있고 건물들도 많이 낡아 보인다. 어떤 건물은 방치된 느낌마져든다.
구경을 하고 빠져나왔는데 벌써 오후 4시가 가까워온다. 근처에 홍성한우 판매장에서 하는 직영식당을 들어가서 갈비탕을 시켰다. 그런데 솔직히 국물은 맛있는데 고기는 좀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에서 보통의 식당에서 먹는 맛없는 고기와 별반 다를게 없어 조금은 실망했다. 직영 정육점고기는 좋아보였지만 가격이....
사실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답사를 한거지만 아이들이 농업학교에 들어오기는 어렵고 특히 전공부는 딸아이가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조금 실망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오면서 가까운 홍성 민속박물관을 찾아갔다. 문은 닫혀있고 밖에 달린 종을 쳐서 주인장을 부르도록 안내가 되어있어 종을 쳤지만 주인장은 나오지 않았다. 두 번도 아니고 종은 딱 한번만 쳤다. 비도 오고 조금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자 바로 홍주성으로 내뺐다. 시간이 4시반을 넘어가고 있고 홍주성 역사박물관을 입장하려면 바로 이동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내려온 길이라 지체할 시간이 사실 없었다. 홍주성 역사박물관에서는 '백년대계'라는 교육관련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홍성의 자랑스러운 인물들이 부각된 전시였고, 장사익 할아버지가 영상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홍성은 홍주가 다른 지역의 이름과 일본 발음이 비슷해서 홍성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이곳도 일제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저녁이 되어 21번 국도를 타고 성삼문선생유허지로 천천히 이동했다. 유허지야 조금 늦어도 볼 수 있기에 이젠 조금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유허지를 둘러보고 집으로 출발하니 저녁 6시가 넘어간다. 저녁 식사를 중간에 하고 천천히 가면 아마 집에는 9시 넘어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남당항에가서 대하도 사고, 광천에 가서 토굴 새우젓도 사고 싶었는데...
아쉬움, 힘들지만 또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 파수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