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후 중문 안에 있는 컨벤션센터에서 컨퍼런스 토론이 있습니다. 첫 날은 일본의 시코쿠 길, 레바논의 마운틴 트레일, 호주의 그레이트 오션 워크, 독일의 로멘틱 가도 관계자 분들이 오셔서 발제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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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트레일들은 벌써 백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요. 총 10개국에서 14개 트레일 기관 및 단체가 참가했고, 우리나라에선 제주 올레가 대표선수로, 한국길모임이 참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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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 발제를 하면 어떻게 듣나..걱정하셨다면..요놈이 아주 희한한 놈이더군요. 동시통역기. 귀에 꼽기만 하면 한국어가 영어로, 영어가 한국어로 들립니다. 일본어는 통역이 바로 옆에서 아주 또박또박 시원하게 우리말로 들려주고요. 영어가 좀 어렵긴 한 모양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제3회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에서는 통역기 없이 참석하는 건데..가능할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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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담고 있는 길.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란 제목으로 미조부치 요시아키 시코쿠 투어리즘 창조협회 부본부장이 발제를 하십니다.
400만명 인구의 시코쿠의 길에 대한 내용입니다. 마천루를 자랑하는 현대적 시가지도 있지만 전통 가옥의 거리를 보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풍광도 아름답고 식생도 다양하더군요. 1200년전 어느 스님이 수행을 위해 걸었던 88군데의 사원을 잇는 순례의 길입니다. 예전엔 걸어서 이동하던 길이었는데, 요즘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다양한 이동수단도 허용하는 길이 되었답니다.
사계절을 통해 손쉽게 즐겁게 안전하게 시코쿠의 자연과 역사 문하를 체험하고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며 자연보호에 대한 이해를 깊이 심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길은 되도록 자연의 길을 활용하고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지도를 출력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 길 또한 예산이 넉넉치 않고, 행정주체와 관리 운영의 마찰을 빚고 있으며 홍보가 부족하여 찾는 사람이 많이 않답니다. 그래서 제주 올레와 협약을 맺고자 하는 길이지요. 유럽이나 아메리카의 길과 달리 아시아의 길은 이제 출발하는 시점이라 열악한 모양입니다. 서로 돕고 살아야 함입니다. 선진지 견학의 의미를 확대하여 우리나라 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길도 한번씩 걸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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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란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리 길모임의 멤버조차 들어본 적 없는 레바논의 마운틴 트레일입니다. 어, 레바논에도 길이 있었어! 카림 엘 지스르 레바논 마운틴 트레일 협회 대표의 발제입니다. 참 잘생긴 젊은 대표입니다 ^^
레바논 전지역을 종으로 이은 길입니다. 전 구간이 440킬로미터인데 산악지역이 많답니다. 2007년 설립된 협회는 회원 150명으로 운영된다고. 이 길 또한 무분별한 도로건설과 채석장의 횡포로 역사적인 길이 사라지는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협회에서 하는 일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지요.
사진은 안 찍었지만, 이어서 호주 트레일의 토니 바르코 빅토리아주 공원관리청 연구 및 관리 효과성 담당 매니저의 발제가 이어집니다.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자연으로! 를 외치며 8천 킬로미터의 트레일을 운영합니다. 그 길이가 긴 것 만큼 각 트레일마다 특징 있는 아이템으로 운영하지요. 버려진 철길을 이용한 철길 트레일도 있습니다. "트레일을 디자인하는 것은 그 장소가 줄 수 있는 신비함, 다양성, 아름다움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 라는 생각으로 임한답니다.
모든 트레일의 화두는 환경입니다. 이 트레일 역시 환경과 문화적 가치에 대한 충돌 최소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더군요.
트레일에 대한 정보를 과학적으로 집대성해서 트레일 운영에 반영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고서 결과물을 모든 트레일과 공유할 수 있느냐란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착한 일꾼입니다. 실제로 참 선하게 생겼습니다. 같이 다닌 이틀동안 늘 웃는 얼굴로 친절하더군요.
독일의 로멘틱 가도는 유르겐 뷘센마이어 로멘틱 가도 관광협회 대표의 발제입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 루트인 로멘틱 가도는 전쟁 이후 새롭고 긍정적인 독일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만들어진 길입니다. 마을과 도시의 관광진흥을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국제 관광객을 위한 유러파 버스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겨울엔 손님이 없어 운행을 안 한다네요. 국제 관광객의 씀씀이가 더 큰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하이킹 하는 길꾼을 위한 짐 운반 서비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다음 숙소까지 짐을 옮겨주는 서비스이지요. 그럼 길꾼은 그냥 홀가분하게 걸어갈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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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질문이 마무리되자 강연장으로 이동합니다. 세계여행자의 바이블, 론리플래닛 창립자인 토니 휠러의 강연입니다. 로리플래닛은 세심한 지도와 작은 지역까지 꼼꼼하게 안내한 정성, 그리고 들고 다닐만한 사이즈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여행가이드북입니다. 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찾기 쉬우며,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담아 심층 여행을 가능하게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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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걷다] 제목에 걸맞게 자신이 다녀온 여러 나라의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합니다. 우리보고 이렇게 좋은 세상이 펼쳐져 있으니 어서 가라! 하는 듯합니다. 제주올레를 한국판에 꼭 넣겠다는 말씀을 해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