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열매>
25. 단풍나무
단풍나무과(丹楓―科 Acer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 |
키가 15m까지 자란다.
잎은 마주나고 5~7갈래로 갈라졌으며, 갈라진 조각의 끝은 뾰족하다.
꽃은 5월에 산방(
![]() 는 수술만 있거나 2가지 모두 있다.
수꽃에는 수술이 8개, 암꽃에는 암술이 1개 있으며 암술머리는 2갈래로
갈라져 있다.
꽃잎은 암꽃과 수꽃 모두 없고 꽃받침잎 5장이 꽃잎처럼
보인다.
열매는 9~10월에 시과(翅果)로 익는다.
우리나라 남쪽지방에서 자라고 가을에는 잎이 붉은색으로 아름답게 물
든다.
많은 원예품종들이 만들어졌으며 이중에서 잎이 1년 내내 붉은 종류를
홍단풍(또는 봄단풍·노무라단풍), 푸른 것을 청단풍, 가지가 아래로 처
지는 수양단풍 등을 많이 심고 있다.
단풍나무는 반그늘 또는 그늘지고 물기가 많은 땅에서 잘 자라며 추위
에도 잘 견디나, 공해가 심한 곳이나 바닷가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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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는 예로부터 정원수로서 널리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옛날에는 임금이 사는 대궐을 한자로 "신"이라고 쓰기도 했는데 여기에 단풍나무를 가리키는 "풍"자를 앞에 붙인 "풍신"이 곧 조정을 뜻하였던 것입니다. 단풍나무를 정원수로서 대궐 안에다 많이 심었던 데에서 그리 불렀던 듯합니다.
식물 분류학으로 보면 단풍나무는 두가지 뜻으로 쓰입니다. 먼저,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에 딸린 참단풍, 노인단풍, 아기단풍, 당단풍 따위를 통들어 일컫는 총칭으로 쓰입니다. 그러나 식물학자들은 단풍나무속에 딸린 한종을 특히 단풍이라고 하여 위에 든 여러 단풍나무들과 구별하여 쓰기도 하는데 이것이 그 둘째 뜻입니다. 둘째 뜻으로 쓰이는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에 딸린 갈잎 큰키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의 백양산 같은 곳에서 저절로 자랍니다. 야생종은 해발 백 미터에서 천륙백 미터까지의 산골짜기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정원수나 관상수로도 널리 가꾸고 있습니다. 키는 삼 미터에서 팔 미터에 이르는데 단풍나무과에 딸린 다른 나무에 견주어 키가 작은 편입니다. 나무 껍질은 회색을 띠며 잎은 손바닥 모양인데 여섯에서 일곱 갈래로 깊이 찢어져서 마주나기로 납니다.
일반적으로 부르는 단풍나무는 나무의 특징이나 산지에 따라 적절한 이름을 붙여서 부르고 있습니다. 단풍나무의 종류는 전세계적으로 백삼십종쯤 되는데 주로 북반구의 온대 지방에 분포합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히말라야와 중국의 중부 지방에서 가장 많이 자라고 있으나 적도 근처인 인도네시아에서 자라는 특이한 단풍나무도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열다섯종쯤이 있으나 그 밖에 변종이 열가지쯤 더 있습니다. 단풍나무는 다른 나무에 견주어 기름진 땅에서 잘 자라나 우리나라에서는 고산 지대의 계곡이나 바위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단풍나무로는 전라북도 정읍의 내장산에 널리 자생하는 내장단풍,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섬단풍나무와 우산고로쇠, 서울 남산에서만 발견되는 서울단풍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울릉도의 섬단풍나무는 당단풍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잎이 열세개(드물게는 열넷까지)로 갈라지는 것이 다른 단풍나무와 크게 다릅니다.
예부터 전라남도 광양의 백운산이나 구례의 지리산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른 봄 곡우절이 다가오면 이 나무의 수액을 받아서 약수로 마셔 왔습니다. 고로쇠나무의 수액에는 미국이 원산지인 설탕단풍의 수액처럼 당분이 많이 들어 있지는 않으나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단풍나무 가운데에서는 가장 많은 탓인지 이차 대전 때에는 왜인들이 당분 부족을 해결하려고 채취하기도 했습니다.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해마다 경칩을 앞뒤로 한 보름에서 스무날쯤까지 나이를 쉰살쯤 먹은 고로쇠나무의 밑동에 상처를 내어 거기에 댓잎이나 홈통이나 대통을 끼워 두면 수액이 똑똑 흘러나오는 것을 채취하는 것입니다. 이 수액을 받아다가 마시는데 옛날에는 절의 중들이 수액을 채취하여 찾아오는 신도나 손님에게 조금씩 마시게 했으나 요즈음은 인근 주민들이 만병 통치약으로 널리 알린 탓인지 해마다 삼월 초순께면 신경통이나 위장병을 앓는 이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기도 합니다. 그때쯤이면 고로쇠나무는 큰 홍역을 치르게 되는데 으례 밑동이 도끼로 찍힌 재 깡통 여러 개를 마치 과일처럼 주렁주렁 매단 꼴을 하고 있기가 십상입니다.
그 밖에 왜국이 원산지인 적단풍이란 종류도 있습니다. 관상용 정원수로서 사랑받는 이 나무는 다른 단풍나무와는 달리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단풍이 듭니다. 적단풍은 다른 나무보다 잎파랑이(엽록소)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붉은 꽃파랑이(화청소)가 유난히 많은 변종의 단풍나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른 서리는 단풍잎 속에 색소가 최고로 나타나기 전에 내려 오히려 잎을 죽이거나 몹시 손상시키므로 오히려 가을 단풍의 찬란함과 풍요로움을 크게 감소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늦은 여름이나 이른 가을이 되면 잎 속에서 푸른 색소가 더는 만들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잎 속에 이미 존재하던 푸른 색소마저 급속으로 파괴됩니다.
그와 동시에 잎 속에 있던 노란 색소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때쯤 되면 플라타너스, 미류나무, 자작나무, 네군도단풍 같은 나무의 잎이 노랗게 되는데 그것은 여름 동안에 노란 색소를 가리고 있던 푸른 색소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단풍이 들면 이파리가 흔히 노랗고 붉어집니다. 은행나무, 싸리나무의 잎에서 볼 수 있는 황금빛 노란 색깔은 노란 색소에 탄닌이라고 하는 갈색 색소가 결합해서 생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푸른 색소가 없어진 뒤로 다른 색소가 없으므로 잎이 노랗게 되는 것입니다. 북미에서는 은단풍, 사탕단풍, 너도밤나무, 피나무, 플라타너스 같은, 단풍들면 잎이 누런 색깔의 나무가 활엽수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우리나라나 왜에서도 자작나무, 피나무, 참나무 같이 노랗게 단풍이 드는 나무들이 우세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둘째로, 가을에 나타나는 붉은 빛깔은 잎 속에 전부터 존재하던 것이 아니고 잎의 생활력이 쇠약해지기 시작한 뒤에 생기는 것입니다. 붉은 색소인 화청소가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태양 광선의 영향이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붉은 단풍, 참나무 들을 발이나 이엉으로 덮거나 가려서 일광을 차단하면 잎이 붉어지지 않고 누렇게 되는 데에서 알 수 있습니다. 잎에 광선을 많이 쪼이면 푸른 색소가 파괴되어 없어지는데, 그것이 붉은색의 출현과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붉은 색소가 많이 나타나려면 반드시 세포 속에 당분이 많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