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잊었다. 백날 글쓰기 안 한거를.
언제 알았냐하면,
시아버님을 동대구역에 내려드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뭔가 허전한데,
그게 뭐지 하는 순간, 아하 떠올랐다.
백날글쓰기-------어머나!
아버님은 어머님 돌아가시고 두 달은 힘드셨다고 하시면서
지금은 잘 지낸다고 걱정말라고 하셨다.
오전에는 아침을 드시고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두 시간 운동하고
동네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점심을 집에 와서 드시고 낮잠을 1시간 주무신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보신다. 주로 스포츠채널이다. 스포츠 중에는 특히 야구를 좋아하신다.
삼성 야구 분석가이시다. 그리고 나서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시고 반찬 가게도 갔다오시고
저녁을 드시고 다시 텔레비전을 잠시 보시고 주무신다. 일요일은 교회에 가신다.
이런 패턴의 생활이 안정적이라고 하시며
어머님을 모신 용인 납골당에 가끔 가신다.
지하철을 환승해서 가서 납골당 셔틀버스를 타고 어머님을 만나러 가신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기도 하신다.
살아있다. 살아간다. 각자에게 다른 의미일까.
어제 저녁은 고기집으로 갔었다.
아버님은 드시는 둥 마는 둥하시고
우리가 잘 먹었다. 아버님은 식사로 나온 김치말이국수를 후루룩 다 드셨다.
아버님은 면을 좋아하신다. 짜장면을 진심 좋아하신다.
그래서 반점에서 가끔 외식을 했었다. 예전에.
아버님 아들도 짜장면을 좋아한다.
짜장면 비슷한 짜파게티, 짜자로니 이런 것도 좋아한다.
아버님도 비슷하시다.
나는 빵이 좋고 국수는 대부분 별로다. 먹으면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즐기지 않는다.
찬 바람 불면 남편은 칼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는 날이 많다.
나는 비빔밥을 비벼 먹지 않고 따로따로 먹는다. 그냥 나에게는 비빔밥이 아니고 나물밥이 된다.
칼국수 먹으러 가면 나는 비빔밥을 먹을 때가 더 많다.
그런데, 앞산 와촌 손칼수는 나도 좋아라하고 먹는다.
맛있다. 국물이 맛있다.
재첩조개국물이다.
갑자기 내일 점심도시락 메뉴가 뭐였지
ㅡ두부스테이크 하나, 그냥 함박스테이크 하나, 마늘쫑무침, 과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