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명예외교관 통영, 거제도 체험수기
지난 20~22일은 우리 인천시민명예외교관의 12명 회원이 통영~거제도로 떠나는 워크숍일정이다. 통영과 거제도는 남다른 색깔과 싱그러움으로 우리를 유혹했다. 통영은 고성반도와 한산도·미륵도 등의 도서로 이루어져 있다. 임진왜란 때 한산대첩 등 해상전투의 격전지였던 곳이며, 한산도를 중심으로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이 많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어 해양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청정해역으로 특히 굴 양식과 멸치잡이가 활발하다. 거제도는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오지의 섬이다. 탁 트인 푸른 바다 아래로 바람에 물결치는 억새와 푸른 잔디, 드넓은 동백 숲이 펼쳐진 바람의 언덕, 하얀 등대와 아기자기한 섬이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매물도 등대섬은 거제도가 손꼽는 자랑거리이다.
다음은 2박 3일의 일정대로 체험수기를 간단히 적어본다.
20일의 코스:
아침 8시에 인천시청에서 출발한 하나투어관광버스가 통영, 거제도를 향해 신나게 달린다. 협회회원들과 같이 떠나는 워크숍이라 더 즐겁고 의미가 깊었다. 모처럼 만난 회원들과 얘기꽃을 피우면서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벗어나 신거제 대교를 건넌다. 이때부터 푸른 바다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바닷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14번 국도변에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놓았다. 무안휴게소,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에 이어 통영을 향한다.
12시반 쯤, 드디어 통영에 도착했다. ‘통영향토상’에서 맛있는 통영의 토속음식을 먹었다. 음식들이 비록 약간은 짜지만 나름대로 맛은 있었다. 점식 식사 후 차 한 잔의 여유로움도 없이 ‘동양의 나폴리’ 통영의 명소 미륵산으로 향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화려수도의 정상에 오르니 통영은 물론 한려해상국립공원, 그리고 보석과 같은 섬들이 한눈에 안겨온다. 통영의 미륵산은 예로부터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내려오는 곳으로 믿어져온 곳이다.
높이 461미터의 통영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미륵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 중 하나이다. 올라가는 도중 볼 수 있는 푸른 산의 경치도 아름답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한 마디로 장관이다. 마치 섬을 조각내어 바다위에 뿌려놓은 듯 펼쳐지는 한려수도의 중심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멀리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옛날 통제영(統制營) 봉수대터(경남 기념물 제210호)가 있고, 산 아래 계곡에는 통영시 상수도 제 1수원지가 있다. 한마디로 통영의 미륵산은 강추하고 싶은 명소라고 말할 수 있다.
20일의 마지막 코스는 활기가 넘치는 어촌의 삶인 통영 중앙 어시장을 둘러보는 시간이었다. 통영의 대표 명물인 거북선도 둘러보면서, 도시에 살다보면 가슴이 답답한데 탁 트인 바다와 배들은 보면 느낌이 색 다르다. 시장 여기저기서 펄뜩거린다. 싱싱함 그 자체이다. 영남에서 수산물이 가장 싸다는 통영중앙시장 어시장답다. 아주머니들도 가격을 흥정하면 화끈하게 깎아주신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전통적인 재래시장의 모습이 아닌가를 또 한 번 느껴본다.
싱싱함이 살아있는 시장을 둘러보니 갑자기 촐촐함이 느껴진다. 저녁은 맛있는 성게비빔밥에 아구찜이라 한다. 첫 하루는 3곳을 둘러보니 이렇게 하루가 다 갔다.
21일의 코스
21일은 거제도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첫날도 우리가 오는걸 아는지 날씨가 구름 한 점 없이 맑더니 오늘도 하늘은 티 없이 맑다.
날씨도 좋고 운도 좋으니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바람의 언덕은 말 그대로 세찬 바람이 분다.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이 자리하는 도장포 작은 항구 오른편으로 자연 방파제처럼 낮게 누워 있는 언덕은 잔디로 뒤덮여 그림처럼 아름답다. 나무 계단으로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바람이 머릿결을 마구 흔들어댄다. 이름대로 바람이 주인 되는 장소임을 대번에 느낄 수 있다. 정상 부근 벤치에 앉으면 지중해의 경치가 부럽지 않은 우리 국토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 눈앞으로 펼쳐진다.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바람의 노래 소리는 한적한 포구와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작은 섬들의 조화로운 모습을 칭송하는 자연의 울림이다. 바람결 따라 누워 자라는 동백꽃의 인사까지 남도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의 언덕과 연결되는 도장포항구는 작고 아담한 남도의 아름다움을 가득 간직한다. 주변에는 세찬 바람에 가지를 단련시킨 듯 굵은 동백나무가 지천이다. 해금강을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이나 외도를 찾아가는 여객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선착장 주변으로 거제 바다의 향기를 듬뿍 담은 신선한 해산물들을 맛보거나 구입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에 이어 저구항으로 이동하여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유람했다.
소매물도에 속한 등대섬의 병풍바위
소매물도의 백미 등대섬의 병풍바위와 맨 끝에 있는 촛대바위
멀리 보이는 손가락 바위
매물도를 벗어나면 보이는 섬, 섬이 5개인데 2번섬이 유난히 희다, 새똥이 변색을 준 것이라고 한다. 섬 이름은 갈메기섬이다. 거제도의 매물도 여행지는 늘 붉은 동백꽃, 시원한 바람, 한적한 포구, 기암이 만든 절경, 아름답게 가꾼 섬에 남도의 포근함이 더해져 감동을 준다.
거제도의 두 번째 여행지는 푸르른 별천지 산빙산 비원 관광과 청마기념관이다.
산빙산비원은 시시각각 앞 다퉈 피어나는 각종 야생화와 사시사철 푸르른 수목이 싱그럽다.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또 한 번 감탄한다. 산빙산비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청마기념관이 있다.
수령 350년의 팽나무가 지켜보는 자리에 들어선 청마기념관은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에서 태어난 시인 청마 유치환의 발자취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청마기념관 1층은 유치환의 문학과 사상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영상실, 청마의 영상 시, 둔덕의 정경 디오라마 등으로 꾸며졌고 2층에는 청마의 생애와 삶, 청마의 자취와 체취 등을 주제로 한 유물과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기념관 뒤편에는 초가로 지어진 청마생가가 남아 있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청마유치환 선생님은 교과서를 통해 그분의 시를 배웠고, 또한 이번 방문으로 유치환 선생님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청마기념관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고 평안하게 그분의 발자취를 볼 수 있고 또 문학상을 제정하여 시인들에게 좋은 등단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 귀한 일로 다가왔다.
21일의 마지막 여행코스는 포로수용소이다.
거제의 거제포로수용소 유적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했던 곳이다. 당시는 거제대교가 없어 이곳이 그대로 섬이었기에 포로를 수용하기에 적당했던 것이다. 현재 포로수용소 유적지에는 기념관 건물이 있고,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수용소와 식당, 화장실 시설, 철조망과 경비초소 등이 재현되어 있고, 당시 이 수용소를 관리하던 미군들이 사용하던 시설이 파괴된 채로 남아 있다. 이 거제포로수용소는 단순히 포로수용소로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이 수용소에서는 반공포로와 공산포로 간의 이념 갈등이 심해 큰 사건들이 일어났었다. 공산포로들이 포로 중 전향을 맹세한 포로 100여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고, 또 공산포로들이 수용소 사령관이던 토드 준장을 납치한 사건도 있었다.
현재의 포로수용소 유적지는 당시 포로수용소의 일부라 한다. 거제에서는 포로수용소 유적관을 좀더 넓힐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이곳에서는 흑수선이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던 곳이다.
22일의 코스
3일째, 우리의 버스는 하동으로 출발하여 선, 차, 범패의 근본도량 삼신산 쌍계사로 달렸다. 쌍계사는 지리산 남쪽자락 경남 하동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로 유명한 신라시대 성덕왕 22년의 상대사의 제자인 삼법이 창건한 사찰이다. 현재 국보 47호인 진감국사 대공탑비를 비롯하여 보물 6점 등으로 문화재에 등재되어 있다.
쌍계사 주변의 산은 지리산 줄기이면서 별도 산 이름은 "삼신산"이라고 한다. 일주문부터 대웅전까지 오르는 길이 특이하고 아름답다.
대웅전 보물 제500호
쌍계사 대웅전은 1968년 12월 19일 보물 제500호로 지정되었다. 정면 5칸, 측면 4칸이다. 대웅전은 가람의 중심이 되는 전당으로, 큰 힘이 있어서 도력(道力)과 법력(法力)으로 세상을 밝히는 영웅을 모신 전각이라는 뜻으로, 이 사찰의 본전이다.
쌍계사는 규모가 크고 웅장한 절은 아니지만 오랜 전통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절로 곳곳에 문화제와 역사적 의미가 담긴 유물이 있어 한번을 찾아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절이라고 한다. 지리산의 맑은 계곡과 함께 어우러진 쌍계사경관은 만추의 계절에 쓸쓸한 마음의 위안을 얻기에 충분했다.
2박3일의 통영, 거제도의 워크숍은 아쉬운 여운을 남기고 집으로 향했다. 항상 먼 곳의 여행을 끝나고 나면 아쉽지만 그 추억을 바라보기 때문에 즐겁고 다음을 기약하기 때문에 다시 설레인다. 인천시민명예외교관협회 12명의 회원들과 함께 했던 2012년의 마지막 워크숍에서 소중한 추억들이 영원토록 남아있을 것이다.
첫댓글 사진을 조금 많이 넣었더니 첨부가 안 되네용~메일로 드릴께요~영연언니와 영옥씨가 보충해주시면 감사요~
잘 읽어봅니다.
글로나마 같이동행을 해보네요...
네~박선생님~함께 동행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写得太棒了,仿佛我也身在其中^^~
哈哈, 你太过奖了, 不过这儿的山水确实很美, 是值得一去的地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