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재 대전시 관내에 재건축 사업 예정구역은 모두 44곳입니다.
이중 절반이 넘는 24개 예정구역은 모두 아파트 단지입니다. 그러나 이 중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동구 용운동 주공아파트 정도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용운 주공도 조합 설립 이후 현재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중단되어 언제 실제 재건축에 들어갈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용운 주공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43곳의 경우 조합 설립 인가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서구 탄방동 주공, 동구 가양2구역 신도맨션, 가양7구역 동신아파트, 홍도1구역 경성 1차아파트, 홍도2구역 청룡아파트, 중구 중촌동 주공 아파트 등 6곳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입니다. 그 중 탄방동 주공의 경우 올 해 대전서구청의 진단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 2006년 9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지 5년 만에 나온 정밀안전진단 결과입니다.
최근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이 수년 만에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과 달리 재건축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일반 분양 시장과 달리 철저하게 수익성이 담보돼야 추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건축 시장에 참여하려고 하는 건설사들은 관망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대전지역 최고의 건설업체인 계룡건설조차 이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뉴타운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도마·변동11구역의 경우 최근 시공사 입찰에서 참여하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두 개의 건설회사가 참관하고 있었으나 막상 입찰에는 참가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이에 11구역 조합은 일단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을 좀 더 지켜본 뒤 재입찰공고를 낸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현재 대전 재건축 대상 지역은 실제 사업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할 인허가 절차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최초 정비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 그리고 사업시행 인가를 거쳐야 하며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 계획인가가 나야 하는데 이렇게 될려면 아무리 빨라야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시는 작년부터 정밀안전 진단과 정비계획 수립 등 초기 사업투자 자금을 지원하겠다며 43억원 가량의 예산을 이미 집행한 상황이며 또한 앞으로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건설사들을 향해 투자 유치홍보를 전개해 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리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힘들다고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대전 지역의 토종 건설사 뿐 아니라 대기업 건설사들마저 대부분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신규 아파트 건축 등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세종시와 국제과학벨트가 가세하면서 어떻게든 부가 가치가 높은 신규 물량 공급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려는 건설사들의 이기심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전지역에서 대전시민들에 의해 창출되는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건설사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단어는 아무 쓸모없는 가치에 불과한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