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볼 일을 마치고 봉화 청량산으로 향한다. 스스로를 청량산인으로 칭하던 퇴계 이황 선생의 체취가 묻어 있는 곳을 드디어 입산하게 되었다.
중앙선을 달리던 무궁화 열차가 영동선으로 향하는 영주역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봉화역이다. 반대편에서 오는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기 위해서 영주역에서 6분 대기한다고 방송이 나온다. 영동선은 단선철도 구간이기 때문이다. 감회가 새로워 이날의 느낌을 적어본다.
영주역에서....최순영
자네도 외길 나도 외길을 가네
먼저 온 길손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창밖을 보니
헤어지기 아쉬운 듯 할머니 한 분 차장을 서성인다.
어서 가라 손사래 치는 뒷자리의 할머니
들길을 산길을 뱀처럼 구불구불 가는 기차
그래 그렇게 산도 바위도 논밭도 돌아가는 거야
누런 나락 새로 구부정 노인네 걸어가네
굽어야 온전타고 굽어야 온전타고
좀 늦게 가면 어때, 돌아가면 나무도 풀도 산도 덜 다치자나?
曲則全 맞어, 굽어야 온전한 것이야.
빛도 굽어서 달리는데
많은 걸 부수고 달리는 너 KTX야, 너 SRT야
無情遊 최순영
無情遊는 이태백의 시 달아래서 혼자 술마시다(月下獨酌)에 나오는 시구로 필자가 호로 삼은 것이다.
노자 22장
曲則全 枉則直 (곡즉전 왕즉직) 窪則盈 敝則新 (와즉영 폐즉신)
少則得 多則惑 (소즉득 다즉혹)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 (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
不自見故明 (부자현고명) 不自是故彰 (부자시고창)
不自伐故有功 (부자벌고유공) 不自矜故長 (부자긍고장)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고지소위고즉전자 기허언재)
誠全而歸之 (성전이귀지)_
굽으니 온전하고, 휘어서 바르게 하며,낮으니 채워지고, 낡으면 새로워진다.모자라니 이룸이 있고, 넘치면 마음이 흐려진다.이처럼 성인은 이 하나를 가지고 천하의 본보기로 삼았다.스스로 드러내지 않으니 더 밝아지고,스스로 내세우지 않으니 더 드러나고,스스로 뽐내지 않으니 공이 있고,스스로 삼가하니 오래간다.무릇 다투려 하지 않으니 천하에 누구도 더불어 다투지 못한다.'굽으니 온전하다'는 옛말이 어찌 헛된 말이겠는가?참으로 온전히 하여 도에 귀의할 수 있게 된다.
노자 22장 퍼온 곳: https://www.dotomari.com/1098
출처: https://wanderlust2019.tistory.com/44 [길에서 만난 예술과 철학 :티스토리]
저의 티스토리( 길에서 만난 예술과 철학 )에 쓴글을 옮겨 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첫댓글 독일서 이백, 노자 공부했나봐. 진짜로 철학적으로 쓰네.
역시 철학박사네~
글도 잘 쓰니 담에 훌륭한 산행기도 기대됩니다~
無情遊 선생!
카페 가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갑재기 애르바진다 ㅋㅋ. 가입추카 & 환영!
힘겨울 때 한번씩 들러 쉬실만큼은 넉넉한 터일 거요. 돌아오시느라 애 많이 쓰셨소.외길 할매 뱀 산 바위 논 마냥 구비구비 돌고돌아 오시느라 이제야 닿은 구덕, 두루두루 함께 얼려 귀히 고뷔 가꿔보세.
감사합니다. 저도 애르번거 딱 질색인데.찰학을.하게되었네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처락박사
방갑구만
방가워
네 선배님 저도 반갑습니다. 산에서 또 뵙겠습니다.
대모 구룡 산행때 명함보고 반가워서 전공을 묻는 결례를 했습니다.늦가을 봉화역서 철암역간 풍경 좋더군요 개천따라 두어시간 소요한것 상기 키우는글 감사합니다 ^^
결례가 아닙니다..전혀. 괘념치 마십시오..반갑습니다 산에서 뵙겠습니다..연초에 수덕사에서 정혜사.천장암.가는 길을 새해를.다짐하는 맘으로 가곤 하는데. 올해는 어쩔까 고민중입니다..개을러 지는.건가? 혼자다니는.것이.지겨운가? 이런 생각이.듭니다. 사람이.거의.다니지.않는 길인데 한번 제안해볼까.생각을.해보기도 했습니다..한국의.고승들이.다니던.옛길입니다..지금은.도로가.생겨.사람이.안다니는.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