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버지가 안 계신 주말이라 가족여행으로 홍원항에 갔습니다. 지남 봄에 남편이 지인들과 다녀오며 사온 갑오징어와 말린가자미,박대가 맛나서 생선도 사고 바다 구경도 하기로 했습니다. 새벽 5시 남편과 아들은 앞자리에 앉고 저는 뒷자리에 누워 잠을 자며 갔습니다. 며칠 잠을 제대로 못자서 가는 내내 잠을 푹 잤습니다. 3시간이 걸려 도착한 항구는 썰렁하고 텅 비어 있었습니다, 8월 20일 까지 금어기로 어종 보호를 위해 그동안은 배가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지 않는답니다. 사람들이 없는 항구에 고기잡이 배들은 가득 정박해 있고 드문드문 좌판에 나온 생선은 모두 냉동 상품이랍니다. 미리미리 계획한 여행이 아니라서 당연하지만 아들은 재미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항구가 싫어 심통을 내고 남편은 생선 사러 오자 했는데 상황이 이러니 의기소침해 있는데 나만 신이 났습니다. 어종을 보호하기 위해 금어기를 만든 법이 좋고 그 법을 준수하는 어민들이 좋고 사람 없는 항구에 돌아다니는 것도 좋고 싱싱한 동죽이 동네 마트에서 사는거에 반값으로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근처 칼국수 맛집에 가니 보리밥에 열무김치와 고추장을 맛보기로 주어 맛나게 먹었습니다. 예전에는 보리밥을 맛보기로 주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칼국수집이 사라져 잊고 있었는데 보리밥을 먹으니 예전에 같이 먹던 사람들도 생각이 났습니다. 게다가 바지락 칼국수 국물이 어찌나 맛나는지 심통난 아들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근처에 있는 춘장대 해수욕장에 갔는데 시간이 이른 탓인지 넓은 모래밭에 갈매기만 가득했습니다. 갈매기 울음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걷는 것을 끝으로 주말 가족여행은 끝이났습니다. 아버지와 엄마를 돌보며 여행이나 외식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입원해 계셔서 토요일 하루를 가족이 밖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으로 약물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여 오늘 퇴원을 하십니다. 지난 8월부터 엄마집으로 들어와 살면서 꼭 1년이 되는 즈음에 아버지가 저희에게 주말 휴가를 주셨습니다. 모처럼 나들이를 허락해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언능 치료하시고 건강해지셔서 퇴원하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