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해군은 바다를 지킨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해군 부대가 바닷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2011년 해군 운전병으로 자원입대를 하고 자대배치를 받기전까진 대부분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바닷가가 아닌 도심 속의 해군부대라..
그것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서울 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영등포에 해군부대가 있다면 그 누가 믿겠는가?
그 곳으로 자대배치를 받고 동기들과 나는 이야기를 했다.
“해군부대가 서울 한복판에 와 있노?” , “뭐하는 부대지?”
“우리 오데 팔려 가는 거 아이가?” 등등의 많은 추측이 난무했다.
평소 무심하고 말을 툭툭 던지는 나는 동기들의 궁금증을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다.
“한강 지키는 갑지”
말은 저렇게 던졌지만 나도 내심 궁금했다.
나와 동기들의 궁금증은 자대배치를 받아 기차로 마산에서 6시간을 내달려 서울 영등포역에서 택시를 잡아타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태시기사님께서 “해군이네? 재경단가죠? 이야~ 군생활 폈네 좋은데서 근무하시네~”
택시 안에서 기사님과 우리는 목적지인 해군 재경 근무 지원단. 그곳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물어볼게 많지만 기본 요금 거리의 부대..
“일단 가서 생활하다보면 알긋지 뭐” 다 같이 내려 정문의 헌병대와 마주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필!!!!승!!!”
키득키득 웃어대는 헌병대를 속으로 ‘뭐고 짬찌라고 비웃나’ 생각했다.
나중에 알게 된 게 헌병과 수병은 서로 경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문을 지나 부대를 여기저기 둘러보려 했으나 부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작다.. 건물 3개.. 고등학교보다 작다.. 이 부대 점점 알고 싶어진다...
생활관에서 소대장과의 면담을 끝내고 생활관을 배정받았다.
이 곳은 재경 근무 지원단. 직역하면 서울에 위치한 근무 지원 부대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운전병이다. 우리의 임무는 운전이다. 총 대신 차키를 들었다.
한 달간의 서울지리를 익히고 후반기 교육보다 세세한 교육과 편법을 배웠다.
체질인가보다. 재경단 운전병 사상 최단시간에 운전교육을 수료했다. 누가? 바로 내가
운전 직별 부사관과 장교가 인재가 들어 왔다며 나를 보고 칭찬일색이다. 이런 환영이 썩 달갑진 않았다. 여기 군대이기에...
그렇게 수료를 하면 이제는 진짜 실전에 투입된다.
처음 시작은 1톤포터에서 마티즈, 모닝 등의 경차부터 운전을 한다.
재경단에 와서 의아했던 것 중 하나가 운전병은 큰 짚차를 모는 것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재경단에는 짚차가 없다. 재경단의 보유차량은 대략 이러하다.
에쿠스, 체어맨, 그랜져TG, 그랜져XG, 토스카 여기까진 장성을 모시는 관용차량으로 검정세단이다. 그 외에도 SM5, EF소나타, 로체 등등 사회에서 항상 봐오던 차량들이다.
하루는 1톤포터로 참모총장의 집인 공관에 노래방 기계를 옮기러 가서 공관 마당의 기둥을 들이 받은 적이 있다. 아찔했다. 차라리 우리집 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2시간 후에 참모총장이 온다고 한다. 시설병과에서 난리가 안 날 수가 없다.
멀쩡하던 집에 기둥이 박살이 낫으니...
하늘이 나를 돕지 않는다. 똑같이 생긴 기둥이 이제는 단종되어 기둥 4개를 다 새 것으로 바꿔야 된다고 한다. 굉장히 큰 공사다...
하.지.만. 군인은 안 되는 것도 되게 하고 못하는 게 없다는 말을 증명이라고 하듯 1시간만에 기둥 4개를 새 기둥으로 갈아치우며 총 견적 1,200만원 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고 금액을 남겼다..
다행인 것이 어차피 조만간 기둥 교체를 계획하고 결제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하늘이 도왔던 것 같다.
이 부대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군인은 운전병들이다.
다들 잘 아는 국회의사당, 청와대, 국방부 를 포함하여 다소 생소한 방위사업청, 국정원, 연합미군사령부 등등 이러한 국가 주요 기관에서는 회의 및 모임이 잦다.
이에 참석하는 소령부터 중장까지 현역 군인을 차량으로 모시는게 재경단 운전병의 임무이다. 물론 참모총장! 포스타 도 참석한다. 현역 참모총장은 운전병이 아닌 운전 부사관이 모신다. 그 운전 부사관이 우리의 교육관이다.
전역한 참모총장은 우리 운전병이 모시게 된다. 다른 군인들은 군 생활 내내 한 번 볼까 말까한 참모총장을 우리는 일주일 내내 보거나 한 달에 한 번은 꼭 마주치게 된다.
우리는 전역을 앞둔 원스타에서 쓰리스타를 영감님 이라고 부른다. 그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그리고 전역한 참모총장을 우리는 CNO라고 부른다. Chief of Naval Operation !
처음 CNO를 모시러 갈 땐 누구나 긴장하고 용모를 단정히 하게 된다. 하지만 만나 봽고 차에 타는 순간 동네 아저씨와 오버랩된다. 전역을 한게 확실하다..
CNO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빵”이다.
“빵” 이란 우리 운전병들 사이의 은어이다. 바로 용돈이다. 동네 할아버지들을 모셔다 드리면 “빵”을 준다 적게는 만원에서 많게는 오만원 정도 쥐어주면서 점심 사먹으면서 대기하라고 한다. 우리 운전병은 부수입이 좋다 꽤 짭짤하다.
회의나 모임이 끝나고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면 또 “빵”을 준다 가는 길에 커피라도 사먹으라고..고생했다고..
당연히 강부들에게는 비밀이다. 걸리면 뺏기진 않지만 영혼을 빼앗길 정도로 잔소리를 듣는다.
혹시 해군 창설자를 아는 사람이 있는가?
바로 손원일 제독이다. 해군을 창설하고 해군의 아버지라고 칭한다. 손원일 제독은 비록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그의 아내 홍은혜 여사는 아직도 살아계신다.
올해연세가...내 기억엔 99세로 기억한다. 내년엔 연세가 세자릿 수가 된다. 홍은혜 여사는 해군의 어머니라고 불린다. 손원일 제독의 군함을 사기 위해 바느질을 해 옷가지 등을 팔아 돈을 모으고 해군의 군가도 몇 곡 작사했다. 살아 있는 해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은혜 여사 역시 우리 운전병이 모신다. 어딜가든...
꽃집에 꽃을 사러가도..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가도.. 교회가 집에서 도보로 2분 거리 지만 우리는 모신다
왜? 여사님이 자칫 잘 못 되기라도 하면 해군의 모든 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성심성의껏 여사님을 모신다.
여기까지가 내가 23개월 간 몸 담았던 해군 재경단 운전병의 임무이다.
누구는 총을 메고 철책을 지키지만 우리는 차키를 챙기고 운전을 한다. 각자가 맡은 임무는 다르지만 다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어느 군인이나 똑같을 것이다
나는 나의 군 생활에 자부심을 느끼고 항상 기억 될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군은 바다를 지킨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해군 부대가 바닷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2011년 해군 운전병으로 자원입대를 하고 자대배치를 받기전까진 대부분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바닷가가 아닌 도심 속의 해군부대라..
그것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서울 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영등포에 해군부대가 있다면 그 누가 믿겠는가?
그 곳으로 자대배치를 받고 동기들과 나는 이야기를 했다.
“해군부대가 서울 한복판에 와 있노?” , “뭐하는 부대지?”
“우리 오데 팔려 가는 거 아이가?” 등등의 많은 추측이 난무했다.
평소 무심하고 말을 툭툭 던지는 나는 동기들의 궁금증을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다.
“한강 지키는 갑지”
말은 저렇게 던졌지만 나도 내심 궁금했다.
나와 동기들의 궁금증은 자대배치를 받아 기차로 마산에서 6시간을 내달려 서울 영등포역에서 택시를 잡아타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태(택)시기사님께서 “해군이네? 재경단가죠? 이야~ 군생활 폈네 좋은데서 근무하시네~”
택시 안에서 기사님과 우리는 목적지인 해군 재경 근무 지원단. 그곳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물어볼게 많지만 기본 요금 거리의 부대..
“일단 가서 생활하다보면 알긋지 뭐” 다 같이 내려 정문의 헌병대와 마주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필!!!!승!!!”
키득키득 웃어대는 헌병대를 속으로 ‘뭐고 짬찌라고 비웃나’ 생각했다.
나중에 알게 된 게 헌병과 수병은 서로 경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문을 지나 부대를 여기저기 둘러보려 했으나 부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작다.. 건물 3개.. 고등학교보다 작다.. 이 부대 점점 알고 싶어진다...
생활관에서 소대장과의 면담을 끝내고 생활관을 배정받았다.
이 곳은 재경 근무 지원단. 직역하면 서울에 위치한 근무 지원 부대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운전병이다. 우리의 임무는 운전이다. 총 대신 차키를 들었다.
한 달간의 서울지리를 익히고 후반기 교육보다 세세한 교육과 편법을 배웠다.
체질인가보다. 재경단 운전병 사상 최단시간에 운전교육을 수료했다. 누가? 바로 내가
운전 직별 부사관과 장교가 인재가 들어 왔다며 나를 보고 칭찬일색이다. 이런 환영이 썩 달갑진 않았다. 여기(긴) 군대이기에...
그렇게 수료를 하면 이제는 진짜 실전에 투입된다.
처음 시작은 1톤포터에서 마티즈, 모닝 등의 경차부터 운전을 한다.
재경단에 와서 의아했던 것 중 하나가 운전병은 큰 짚차를 모는 것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재경단에는 짚차가 없다. 재경단의 보유차량은 대략 이러하다.
에쿠스, 체어맨, 그랜져TG, 그랜져XG, 토스카 여기까진 장성을 모시는 관용차량으로 검정세단이다.
그 외에도 SM5, EF소나타, 로체 등등 사회에서 항상 봐오던 차량들이다.
하루는 1톤포터로 참모총장의 집인 공관에 노래방 기계를 옮기러 가서 공관 마당의 기둥을 들이 받은 적이 있다. 아찔했다.
차라리 우리집 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2시간 후에 참모총장이 온다고 한다. 시설병과에서 난리가 안 날 수가 없다.
멀쩡하던 집에 기둥이 박살이 낫(났)으니...
하늘이 나를 돕지 않는다. 똑같이 생긴 기둥이 이제는 단종되어 기둥 4개를 다 새 것으로 바꿔야 된다고 한다. 굉장히 큰 공사다...
하.지.만. 군인은 안 되는 것도 되게 하고 못하는 게 없다는 말을 증명이라고 하듯 1시간만에 기둥 4개를 새 기둥으로 갈아치우며 총 견적 1,200만원 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고 금액을 남겼다..
다행인 것이 어차피 조만간 기둥 교체를 계획하고 결제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하늘이 도왔던 것 같다.
이 부대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군인은 운전병들이다.
다들 잘 아는 국회의사당, 청와대, 국방부 를 포함하여 다소 생소한 방위사업청, 국정원, 연합미군사령부 등등 이러한 국가 주요 기관에서는 회의 및 모임이 잦다.
이에 참석하는 소령부터 중장까지 현역 군인을 차량으로 모시는게 재경단 운전병의 임무이다.
물론 참모총장! 포스타 도 참석한다. 현역 참모총장은 운전병이 아닌 운전 부사관이 모신다. 그 운전 부사관이 우리의 교육관이다.
전역한 참모총장은 우리 운전병이 모시게 된다. 다른 군인들은 군 생활 내내 한 번 볼까 말까한 참모총장을 우리는 일주일 내내 보거나 한 달에 한 번은 꼭 마주치게 된다.
우리는 전역을 앞둔 원스타에서 쓰리스타를 영감님 이라고 부른다. 그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그리고 전역한 참모총장을 우리는 CNO라고 부른다. Chief of Naval Operation !
처음 CNO를 모시러 갈 땐 누구나 긴장하고 용모를 단정히 하게 된다. 하지만 만나 봽(뵙)고 차에 타는 순간 동네 아저씨와 오버랩된다. 전역을 한게 확실하다..
CNO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빵”이다.
“빵” 이란 우리 운전병들 사이의 은어이다. 바로 용돈이다. 동네 할아버지들을 모셔다 드리면 “빵”을 준다 적게는 만원에서 많게는 오만원 정도 쥐어주면서 점심 사먹으면서 대기하라고 한다. 우리 운전병은 부수입이 좋다 꽤 짭짤하다.
회의나 모임이 끝나고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면 또 “빵”을 준다 가는 길에 커피라도 사먹으라고..고생했다고..
당연히 강부들에게는 비밀이다. 걸리면 뺏기진 않지만 영혼을 빼앗길 정도로 잔소리를 듣는다.
혹시 해군 창설자를 아는 사람이 있는가?
바로 손원일 제독이다. 해군을 창설하고 해군의 아버지라고 칭한다. 손원일 제독은 비록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그의 아내 홍은혜 여사는 아직도 살아계신다.
올해연세가...내 기억엔 99세로 기억한다. 내년엔 연세가 세자릿 수가 된다. 홍은혜 여사는 해군의 어머니라고 불린다. 손원일 제독의 군함을 사기 위해 바느질을 해 옷가지 등을 팔아 돈을 모으고 해군의 군가도 몇 곡 작사했다. 살아 있는 해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은혜 여사 역시 우리 운전병이 모신다. 어딜가든...
꽃집에 꽃을 사러가도..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가도.. 교회가 집에서 도보로 2분 거리 지만 우리는 모신다
왜? 여사님이 자칫 잘 못 되기라도 하면 해군의 모든 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성심성의껏 여사님을 모신다.
여기까지가 내가 23개월 간 몸 담았던 해군 재경단 운전병의 임무이다.
누구는 총을 메고 철책을 지키지만 우리는 차키를 챙기고 운전을 한다. 각자가 맡은 임무는 다르지만 다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어느 군인이나 똑같을 것이다
나는 나의 군 생활에 자부심을 느끼고 항상 기억 될 것 같다.
/*오타 몇 개 외에는 잘 썼다. 이렇게 편안하게 글을 쓰면 되는거야.
예전, 영등포 대방동 해군분부를 말하는가 보군.
나도 7개월 이상을 영등포에서 근무해 봐서 글을 읽으니 새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