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재 뜨락의 울타리 공사는
역시
쉬는 날 몸살이 나는 마당쇠의
분주함으로 시작된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 덕분에
일요일의 휴식도 팽개쳐 버린 채
재작년의 초강력 장마 홍수 때 무너져 버린
둑의 축대 대신
나무 울타리를 두르기로 했다.
원래 예정으로는
"언젠가는 하겠다" 였으나 본의 아니게
우연히 김양수 화백으로 부터
무설재 뜨락으로 공수 되어진 울타리 장미 넝쿨 덕분에
실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유야 어쨋거나
찾아든 장미를 방치할 수는 없고
궁리 끝에 울타리를 만들기로 했으니
그 하루
마당쇠의 고난과 고단함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난 겨울
무엇에든 써먹을 요량으로 옆집
이성구 판화가가 사둔 나무에 탐심을 내어두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무설재 뜨락으로 이사오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울타리 용으로 지원이 되니
용도 정해지기까지 오래 걸.렸.다.
역시 마당쇠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이 분명한 이유 하나
몸만 튼튼해서도 아니 될일이니
녹슬어가는 머리를 쓸 일이다.
줄자대신 사용하는 장도리 망치...현장에 강한 이유는
"반드시 있다" 가 정답이다.
어느 한 부분 그냥 지나가는 법 없는 무설재 마당쇠이다 보니
꼼꼼하기 이를데 없고 완벽하기 짝이 없어
대충 울타리를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일일이 자신의 컨셉대로 만드는데는
당연히 본인의 소품을 이용할 일이요
그러니 장도리 망치의 잣대로의 변신은 무죄일 수 밖에
오늘의 목적이 울타리 장미의 버팀목 만들기 수순이니
울타리 다 만들기 전에 한 울타리 마다 미리 장미를 엮어
어느 한송이 다칠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깐깐함의 대명사 무설재 마당쇠인지라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오케이 목장의 울타리 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모양새를 갖춘 울타리를 보니
손끝 매운 마당쇠의 존재감과 나날이
무설재 뜨락이 안정되어 가는 모습에
무설재 쥔장, 호사 극치 다.
쥔장들이야 일을 하건 말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포즈를 취할 뿐이라는
무설재 명견들...세 녀석의 몸짓 하나에 마당쇠, 허리 펴고 울을 일이다.
봄날의 한가로움은 느껴질 새도 없이
하루가 후딱 지나가고
마당쇠의 본분도 끝이 나고
이제
신선으로 돌아서는 시간...무설재 뜨락에 지천인
머위를 뜯어다 한 잔.
지난 밤,
11시까지 무설재 뜨락을 잠식하던
우두망찰님과 유방근 교수님의 취중한담.
새벽 3시까지 무르익은
오케이님과의 시골살이 노하우 전수 비법 강의..
차의 향에 취하고
발렌타인에 취하고
인간사 情에 취하니
지난 밤의 情談과
오늘 하루 육신의 피로함으로 고단했던 마당쇠의 휴일 밤은
해장술을 겸한 신선에로의 탐닉만이 남았을 뿐이다.
첫댓글 제 목장에 울타리를 치시네요. 아무래도 저희집 돌담과 한 판 겨루셔야 할 거 같습니다. 여전히 신선님은 머슴으로 살아가시네요. 간식이라도....천년기와 몇 장 배달한다고 했다가 새벽에 왔습니다. 돌아오는 새벽길에 생각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으음..오케이님의 돌담, 만만치 않은데. ㅎㅎㅎ 머슴이 아니고 마당쇠라니까요. 돈 몇푼 보다는 목욕재계가 낫지 않나요 ㅎㅎㅎ. 암튼 주신 천년 기와 잘 활용하겠습니다. 땡큐...
무설재에 참 잘 어울리는 감각으로 만드셨네~! 울타리 덕분에 무설재가 더 아름다워질 듯 혀요~!
맞아요...조금 더 근사해졌지요.
햇살님, 저 울타리에 줄장미가 넝쿨지면 참 멋스러울거 같네요. 시간이 갈수록 무설재가 신선님의 작품으로 거듭나는 모습입니다. 동네주민 우두망찰님도 다녀가셨다니 괜시리 방가운 맴이.....
마당쇠, 신선이 없으면 무설재는 죽음이죠 뭐. 언제 한번 날아오소서...
그산속에 장미덩쿨보다는 다래덩쿨이.......으름 덩쿨이....^^*
ㅎㅎㅎ 그러고 보니 무설재 뜨락에는 완벽하게 다래넝쿨도 있고 으름도 있고 울타리 장미도 있고....김정조님이 안부를 물으시더이다. 풍산개 마을 홍보지를 들여다 본더니 말입니다. 인연이란...
저러다 골병이 들텐데, 쉬엄 쉬엄 일하라 하십시오. 가히 화려한 뒷날이 기약 됩니다.
그래도 본인이 좋아서 한다는데 말릴 재간이 있나요? 덕분에 무설재 뜨락은 날로 근사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