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농무(農務)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 뿐
처녀 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 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1-2(승)
<농무>는 <목계장터>와 함께 신경림 시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시제 <농무(農務 )>(농사일 후 노동피로를 풀고 삶에 활력 제공하는 간단한 놀이)는 보편성에 투사 포착으로 서두
(1-2행)는 뭔가 기대감을(예로 품바같은 연극무대....) 열었다.
즉, 농민들이 춤추고 보고 즐기는 한마당이나 현실은 새마을운동 산업화시대 도시로 떠난 비참한 농촌현실과 소외된
농민들의 울분을 역설적 소재로 소규모적 집단적 한풀이가 담겨 있다.(비견 : 신경림 <목계장터>(떠돌이 애환적 갈등),
도시변두리 철거 민촌의삶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그러나, 농무 현재진행형이 아닌 농무가(연극이) 끝난(부제가 꼭 필요함) 뒤라(과거형) 참 씁쓸하다.
첫 두행 이후 모두 보편성에 흐지부지(용두사미) 종합 구체적인 구성력 리얼리티(심정, 까막게 탄 얼굴과 표정
손 팔 다리 허리 동작, 의복 등 표현, 향토사투리, 구경꾼, 강아지,술 음식 등) 표현력 부족 등으로 작품성 메세지력이 넘
취약하다.
제재(농무), 갈래(자유서정농민시), 성격(사실적묘사적비판적), 특성(역설적 상황설정의 정서, 서사적 시상전개(이야기
형식), 직설화법 현실 즉시, 고발적참여), 출전(창작과 비평, 1971)
그러함에도 그간 맹목적 과도한 칭송 일색 뿐 구체적인 분석 평가 비판과 명쾌한 발전적 대안 부재는 한국문학발전을
저해시킨 요소라고 한다면 너무 혹독한 평가인가?.(칭송일색 평론가들 자질능력 부족)
2-2(전)
해서, 같은 시제(신경림 농무 끝난 과거형, 나는 농무 현재형)로 즉흥적 10분 독수리타법 컨설팅 아니 새로 표출하자면
......
농무(農務)
- 한풀이 무아지경 축제장이다
대나무숲
징의 신금 울림에
꼭두새벽부터 고단에 파죽음 하루 일
마을 열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수호신 고목나무 아래서
무대의 서막을 알리는 커튼이 열리자
마을 사람 모두는
환호성에 뭔가 준비한다.
손바닥 만한
저 건너 황토 비탈 밭 고라시 논
농토를 짊어지던
천근만근 어깨에 걸친 나사가 풀리어
덩실덩실 덩 더 쿵 아하
두 나래 확 펼친 단아한 학춤
막걸리 잔에 신명난 대합창의 외침이여
상모는 구심점을 잡아
지구를 돌리는 원심력이다.
적외선 자외선 까만 얼굴에
어둔 그림자에 햇빛이 비추고
오똑한 콧날은 이미 무뎌 진지 오래며
부처님 같은 귀에
때 뭍은 옷자락을 휘감는
저 손 끝에서
춘하추동 희로애락 생로병사가 펼치고
유연한 허리에 발 동작
눈발 휘날리는 머리 카락
온갖 창조적 춤 사위에
바람 일렁이는
그 애절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한여름 칠월 칠석 날
각본이 없는 맨땅 가설무대는
모두 한마당 마을잔치 축제장에
서울로 떠나 판자촌에 살며
연탄배달 식모살이
시장 모퉁이에서 야채 생선장사 하여
양복입고 나타나 우쭐대는
옛 마을사람들이 부럽다.
징 북 꽹과리 장구
하늘 신과 교접하여 가슴 울리는
신명나는 무아지경 몽환의 세계
이 순간 비료대와 소작료
자식들 학자금결혼자금에 농협대출이자
도시로 떠난 공허한 농촌 마을
대대로 무학에 한 많은
모든 고뇌와 깊은 시름을 잊고
풍년소망의 굿리장단이다.
사물놀이와 하나 된
육신의 사물 손 발 어깨 허리
농무의 결정체에 작물들도
바둑이 닭 돼지 소도 춤추는
노을빛 이벤트에 물들어 어둠이 깔려도
달빛 미리내에 막걸리 옥수수 감자 개떡
농무축제장은 역사이다.
2-2(결)
누군가 이를 컨설팅하여 이어 갔으면 한다.
첫댓글 반갑습니다. 잘 감상합니다.
한상철 선생님 올 만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