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가 갈라져 있다.
오늘 처음 배운 용접을 써먹었다.
예쁘게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 뭉툭하지만 갈라진 곳을 메웠다.
두 개의 철판을 붙이는 작업이라면
세심하게 예쁘게 해야 했을 것이다.
세게 붙이고 보기에도 좋게.
철판 난로 같은 것을 만들게 되면 그리해야 할 것이나
한 1년 경력쯤은 되야지 않을까.ㅋㅋ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무척 즐거운 일인데,
이 쇠는 붙이고 메우는 것만으로 신기하고 즐겁다.
눈이 아프고, 유독가스를 맡긴 하지만.
우리 끼리는 용접을 잘하는 친구를 만들어두면 좋겠다고 했는데,
동네 세탁소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동네가 형성돼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입이 닳도록 얘기되는 공동체마을은, 이런 요소들로 메워질 것이다.
만들기는 아마도 재료를 다루는 용이성을 잣대로 순 내 경험을 기준으로 삼으면
종이 - 풀 - 나무 - 쇠이지 싶다.
종이는 종이배, 비행기, 햇빛 가리개 모자 등의 공작에서
풀은 둥그미 같은 바구니 종류에서
나무 실용적인 디자인 소품 같은 것이나 책걸상, 책잗 등 생활가구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요 쇠는 붙이는 것만으로도 그 기쁨을 얻다니!
그래서 '연금술'이라는 어려운 말이 생겼나?
지난 25호 오늘의 교육에서 대장간워크숍을 소개했었다.
철을 달구고 두드리며 기쁨으로 얼굴이 온통 달아오른 것 같은 사진들을 보았는데,
쇠라는 그 단단한 것을 이렇게 무르게 해서 조물락 거릴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경이롭다.
아, 이렇게 글로는 느낌을 나누기 벅차다.
몸으로 느낄 기회를 갖길.
이번 적정기술 워크숍은 11월까지 매월 진행한다.
조금씩 생활에 밀착한, 전환을 준비하는 남은 날들에 대해 기대가 높아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E1F49556693C026)
▲용접봉은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선긋듯 끌고 가지 마세요. 이 말을... 직접 용접봉을 잡아 보기 전에는 이 말만 듣고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1DA49556693C505)
▲요즘 나오는 용접면(보호가면)은 자동이어서 선그라스와 유사하다. 이걸 쓰면 좀 구린 아이언맨 같다. ㅋㅋ 구형 용접면은 한 손에 들고 불꽃이 일 때만 겨우 그 불꽃을 볼 수 있었다. 용접면을 썼는데도, 눈이 알알하다. 용접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다리 걸렸다고 하던데, 이게 눈에 가볍게 화상을 입는 거란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모래가 들어가서 버석거리는 것 같고 그런단다. 조심조심.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60649556693C818)
▲아주 천천히 천천히 합니다. 그러고 싶다.ㅠㅠ 어깨에 힘 빼고 아주 천천히... 용접봉은 절연체로 피복돼 있어서, 처음에는 그걸 좀 깨줘야 용접이 된다. 탁탁 치면 스파크를 일으키면서 벗겨진다. 그러면 착 대고 쓰으~ㄱ 하면 된다. 말이 그렇다. 실제 해 보니 갖대대면 착 달라붙어버린다. 여러 차례 떼내기를 반복하면서 진도를 나간다. 용접이 잘 되고 있는지는 우리의 경우 용접봉이 잘 녹고 있는지는 소리로 구분한단다. 용접봉이 딱 맞춤하게 대상물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용접될 때는 지지지지 얕은 소리를 내면서 미끄러진다. 불꽃도 안정적으로 얕다. 치~ㄱ치칯치 요따구로 소리내고 불꽃도 확일어난다 싶으면 삽질하고 있는 것이다. 용접은 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소리로 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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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 뒤에는 망치로 두들겨서 슬러그(찌꺼기)를 깨줘야 한다. 이리저리 튀니 용접면도 쓰고, 장갑으로 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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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용접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쌓아가면서 한다. 물론 몇 곳 점으로 고정 용접을 해 두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99549556693CC30)
▲용접이 잘 되었는지 볼까나. 글라인더로 갈아낸다. 노가다다. 불꽃놀이처럼 불꽃이 튀니 눈 보호 필수.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5B349556693CF34)
▲패대기쳐도 괜찮게 딱 붙어 있다. 그러나... 갈아낸 뒤 저런 분화구가 있으면 꽝이다. 난로 같으면 조 분화구로 가스가 솔솔 새 나온다. 제몸 같이 매끈해야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62A3E556693D22E)
▲겉으로보기에 두텁게 척 붙어 있는 것 같았는데, 한쪽 면에만 용접이 되었다. 요것도 실패. 갈아야 용접 결과를 알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6293E556693D416)
▲이 용접 실습철판은 가스통이었다. 그걸 오려내서 실습을 하였다. 이런 걸 구하지 못하면 실습용 평철이란 걸 또 사야 한다. 마침 여주 동네에서 적정기술을 먼저 배워온 분이 있어 얻어온 것이다.
▼아래는 용접 맛보기 동영상.
첫댓글 그리고 여주 생태학교가서 용접기들었다가 구멍만 내고 혼났어요
ㅎㅎㅎ 그런 일이 있었군요!
해봤다고 껍죽대다
아.........해 보고 싶네요.....전 먼 일로 이다지 바빠, 이런 적정 기술은 배워야 하는데......
네. 다른 날, 바쁜 게 좀 덜할 때 놀러오세요.^^
사진 도 좀..... ㄷㄷㄷ 영상도....
우리집 레이크는 문제가 없어서 다행....
ㅋㅋㅋ 그러게요. 흥! 그래도 아쉬울 거예요. 어설프더라도! 레이크 날이 벌어지거나 부러지기도 하니, 이것만큼은 유용해요. 용접 이미지와 영상 올렸으니 함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