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왔습니다.
저를 챙겨주신 분에게 감사의 뜻으로 무엇이든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전에 제가 그 분에게 받았던 것들이 무엇이 있나 싶어 헤아려 보니
의외로 받은 물품이 많습니다.
역시나 선물은 주는 기쁨입니다.
받는 사람은 얼마만큼의 사랑을 받았는지 잘 헤아려 보지 않습니다.
모르긴 해도 마음을 주었던 이들은 자신들이 상대에게 주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을겁니다.
주고받는 마음에도 세상 공정의 잣대는 비틀려 있습니다.
잣대는 똑!! 바른데 비틀린 것은 제 마음일지 모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챙겨주신 분께 많이 미안합니다.
여기까지는 정말 쓸데없는 글머리입니다.
.................................(절취선)............................................
원거리를 달려가 일을 해주는 집이 있습니다. 물론 댓가로 돈은 받습니다.
타지에서 흘러들어온 그 집은 여러가지의 도움이 절실한데
그 집에 선뜻 도움을 주는 이가 있습니다.
저도 오며가며 서너번 만나봤습니다. 언뜻 봐도 사는 것이 힘들고 벅차보이는데도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닭을 키우더군요.
닭사료로 적당한 쌀을 한 포대 20kg을 얻어 놨습니다.
쌀을 얻자 마자 전해 주어야 하는데 거리가 워낙 멀어서
차에 실었다가 작업하며 운전석에 두었다 조수석에 두었다 짐칸에 두었다를 반복하게 되었지요.
사실 짐입니다.
어제는 짐칸에 잠깐 내놨는데 소나기가 쒼나게 내려서 다 젖어 버렸댑니다.
밤늦게야 발견하게 되어 다음 날인 오늘 아침에 볕에 말리려고 조수석에 임시로 넣어 두었습니다.
오늘 아침..
바케쓰로 들이 부어댔던 소나기에 흠뻑 젖은 쌀을 상상하고 마대자루를 열었더니
어머나!!!!
흐뭇하고 행복하고 기분좋은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사료용 쌀이래도 비닐봉지에 한 번 담고 마대에 넣어 놓은 겁니다.
어느 누가 이리도 꼼꼼하게 쌀을 포장했는지.... 그로 인해 제 수고가 절약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어릴 때는...그 때는 가부장적인 풍조가 대세여서 사나이다움이 폼나는 그림이었지요.
꼼꼼한 것은 지지배(?)스럽다고 같잖게 여겼댑니다.
광야에 홀로 살아간다면 사나이답고 마초스러움이 멋질 수도 있겠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지지배(?)스러움이 많은 이에게 행복을 줍니다.
닭사료로 쌀을 받으며 행복해 할 그 양반이 그려집니다.
저는 닭사료를 줄 때까지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행복의 여운은 길게 가겠지만 왜 행복한 마음이 들었는지는 바로 잊어버려야 할 겁니다.
아침 샤워물이 차가워 감기 걸렸습니다.
훌쩍훌쩍 거리는데 바깥 햇살은 버겁게 따갑습니다.
벌써 방금 전 왜 행복했는지의 이유를 잊었습니다.
아....참!!! 맞아!! 얼굴도 모르는 꼼꼼한 그대 땜에!!!
첫댓글 글을 읽은 저도
행복합니다~^^
태루님의 멋진 마음씨와
글이 감동 입니다~
근디 글과 말은 맨나당 이리 하면서도....
남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으니 좀더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다짐해 놓고서는
열뻗치면.....아!! 됐어!! 하면서 5분 후를 생각하지 않고 내 지릅니다.
쪽팔린 인생입니다. ㅡ,.ㅡ;;;
저도 태루님한테 받은게 있어서 늘 마음에 걸립니다
언제 갚을날이 있기를.......
어이구~~ 잊어 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