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아는 동생이 보드를 타다가 머리가 깨졌다. 그는 합기도 유단자이고 평소 사이클을 즐기던, 그야말로 운동광이었다. 보드는 최근 몇 년 동안 공을 들여 배웠던 새로운 운동이었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는 스스로 균형감각을 타고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 적잖게 주눅이 들었다. 그리고 누구나 균형감각은 트레이닝할 수 있다고 깨달았고, 이것이 힘과 파워 그리고 지구력의 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트렝스 훈련의 정석>이라는 책을 통해서 말이다. 이 책의 교훈은 명백했다. 균형감각을 향상시키면 더 높은 중량을 들 수 있고, 좀더 생산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스포츠를 하더라도 파워가 넘치고 민첩성이 살아나며 부상도 줄어든다. 그리고 이 책은 망설이지 않고 주장한다. “균형 잡히지 않은 몸은 약한 몸”이라고 말이다. 운동에서 좀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을 단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층 명백해졌다.
균형감각의 과학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얼마나 나쁜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자. 한발로 선 상태에서 반대쪽 무릎을 엉덩이 높이까지 들어올리는 것이다. 그 자세를 10초 동안 유지한다. 반대쪽도 마찬가지로 반복한다. 그러고 난 다음 동일한 테스트를 눈을 감은 상태에서 하는 것이다. 넘어지거나 무릎이 내려온다면 균형감각이 형편없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 균형감각이 좋은 친구들보다 발목을 쉽게 삐거나 낙상 관련 부상에 취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균형감각이라는 것은 다소 복잡하다. 물리치료사들은 이를 ‘반사성 안정화reflexive stabilization’라고 부른다. 순간순간 우리 몸의 감각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조합하여 무의식중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청각, 시각, 수많은 감각기관, 근육과 관절 등으로부터다. 청각이나 시각이 균형감각에 적지 않게 영향을 주는데, 청각 메커니즘이 고장을 일으켜 만성적인 현기증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이는 체성감관(proprioceptors, 근육, 뼈의 표면, 내장을 둘러싼 근육조직 등 피하조직에 퍼져 있는 감각수용기로서, 주로 생체 자체의 움직임과 체위를 느끼는 수용기)에 일말의 단서를 남겨준다. 그래서 몸의 각기 다른 부분이 만들어내는 자세를 순간순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체성감관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사람에 따라 폭넓게 적용된다. 사람에 따라 훈련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떻게 트레이닝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다.
“몸의 센서는 자세에 대한 인식을 관장한다. 다행스럽게도 당신은 이런 과정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안정적인 토대 균형감각은 ‘상황특정적’이다. 상황적 맥락에 따라 다르다는 뜻이다. 한 상황에서는 좋은데 다른 상황에서는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야구선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가 골프에서는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종목에서 운동 능력이 좋다고 해서 다른 것까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다. 그래서 우리는 ‘기능적 동작 검사(FMS, Functional Movement Screen)’라는 ‘동작 능력movement competency’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련의 멀티스텝 테스트로 FMS는 계단 오르기, 런지, 트위스트 그리고 스쿼트 등의 다양한 동작에 대한 기본적인 동작 패턴을 통해 ‘반사적 안정성reflexive stability’을 연구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 생활은 이러한 패턴을 완수하는 능력을 감퇴시킨다. “120년 전 사람들의 동작 능력은 아마도 그 수준이 아주 높았을 것입니다. 그들의 운동이라는 것은 자연적인 육체활동이었을 것이고 특별화되어 있지는 않았을 거예요.” 물리치료사 쿡 박사의 짐작이다. “균형잡힌 동작은 너무나 자연친화적이었을 거예요.” 지금에 우리는 너무 많이 앉아 있고, 운동할 때는 너무나 반복적인 동작만 한다. 사이클, 러닝머신, 외관을 강조하는 근육에 치중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그렇다. “대부분 사람들이 ‘피트니스’를 말할 때 그들은 신체적인 능력을 뜻합니다. 중량을 얼마나 들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는지 말이지요.” 쿡 박사의 목소리는 다소 들떴다. “하지만 스트렝스와 스피드에 대한 숫자적 정보는 당신의 동작의 질質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지요.”
프로 풋볼 선수에 대한 FMS 테스트를 했을 때 ‘동작의 질’은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이것이 낮은 선수는 다른 높은 점수를 가진 선수와 비교했을 때 부상으로 고생하는 비율이 열 배나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당신의 점수를 알고 싶으면 ‘당신은 얼마나 균형 잡혀 있는가?’를 보고 테스트해보라.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버전이다). 점수가 낮은 선수들은 여전히 프로 운동선수라는 것을 기억하자. 아마도 더 빠르고, 강하고 더 나은 훈련을 조직적으로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쿡 박사의 테스트는 그들의 인상적인 피트니스는 불안정한 토대 위에 지어진 근육 같은 것임을 증명해냈다. 어느 피트니스 트레이너의 개인적인 경험담도 동일한 내용을 말한다. “벤치 프레스를 하고 난 다음에야 푸시업을 제대로 했고, 중량을 들고 스쿼트를 한 다음에 그 동작을 정확하게 할 수 있었어요.” 물론 스트렝스와 스피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은 아무리 힘이 좋고 빨라도 언제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타이어 바람이 빠진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당신이 좋아하는 모든 운동의 세트와 동작으로 엔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타이어 바람을 부풀릴 때까지는 더 이상 빨리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쿡 박사의 조언이다.
당신의 균형감각을 높이기 위해서는 게임을 더 지속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인디애나주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동작 능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은 파워, 민첩성 그리고 스트렝스에 대한 성취도 테스트에서 좀더 좋은 성과를 갖는 것과 관련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2011년의 다른 연구에 따르면 ‘균형감각 트레이닝은 순수한 운동능력의 척도를 높였다’고 결론짓는다. 운동능력의 척도라 함은 수평 점프와 셔틀 달리기 등에 대한 완성도이다. 같은 연구에서는 프로골퍼와 축구선수들이 좀더 나은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쪽으로 치우쳐라. 비대칭 운동을 당신 운동동작에 포함시켜 균형감각을 향상시켜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하게 할 것이고 중심근육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킬 것이다.
균형잡힌 접근법 피트니스 센터를 가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균형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외발 자전거를 타라는 뜻도 아니다. 많은 연구가 제안하듯, 이상적인 접근법은 균형잡힌 운동법이야말로 정답이다. 이미 하고 있는 피트니스 트레이닝을 대체할 필요가 없다는 게다. 다만 약간의 응용동작을 취하면 된다.
1 / 발은 언제나 지면을 디디고 있어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당신의 트레이너에게 균형감각을 향상시키고 싶다고 말했다면, 스위스볼에 바짝 붙어서는 마치 서커스의 몇 가지 트릭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불안정한 지면에 서서 균형감각을 단련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신경까지 이어졌을까? 짐볼 위에 서는 자세를 통해 스트렝스가 증가했을까. <스트렝스와 훈련 리서치>에 따르면, 축구선수가 지면이 불안정한 바닥에서 운동했을 때 파워, 스피드, 점프 실력을 측정해봤는데, 양발을 붙이고 하체운동을 했을 때 제반 운동능력들이 높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안정적인 운동이 균형감각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2 / 비대칭적 트레이닝을 실시하라 인생이 무조건 대칭동작으로 이뤄져 있지는 않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두 팔, 두 다리로 바벨 스쿼트, 데드리프트, 프레스나 로우Rows 동작을 만들어도, 당신은 준비가 덜 됐음을 깨달아야 한다. 비대칭적인 운동, 즉 한 팔 프레스나 로우 그리고 데드리프트와 런지 등 한 손으로 중량을 드는 동작들은 모든 시도에 대해 몸이 준비되도록 도와준다. 또한 불안정적인 지면에서 트레이닝하는 것과 다르게 이러한 동작들은 더 무거운 중량을 들게 만든다. 말하자면 균형감각을 향상시키면 근육의 사이즈와 스트렝스가 더 커진다. 힘든 운동에서도 당신의 중심근육 또한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3 / 일반주의자가 되라 프로 운동선수는 한 가지 활동에서는 ‘전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전문화는 주말에 몰아서 운동하는 것 같은 공허함이 있다. “어떠한 동작을 과하게 하거나 결과적으로 오랫동안 해서 대립되는 근육군 사이에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쿡 박사의 설명이다. 그래서 피트니스 센터에서 벤치 프레스를 최대한 한다고 했을 때, 당신 몸의 다른 반쪽을 위한 운동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벤치에 눕는 일이 없게 될 때도 있다. 당신이 달리기나 수영을 하거나 승마를 일 년 동안 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산다면, 몇 개월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과도한 운동 탓에 지친 근육이 회복할 시간을 벌게 하고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한 근육을 따라잡을 기회를 준다.
4 / 운동의 요령을 익혀라 운동은 숫자 게임이 될 수는 없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활동이나 기존에 하고 있는 활동을 강화하는 행위를 함께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달리기를 원활하게 만들라. 동양무예와 ‘펠던크라이스 방식(Feldenkrais Method,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며 계발하여 뇌의 신체조절기능을 향상시키는 방식)’을 즐기는 것 등은 당신의 동작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그런 면에서 요가나 필라테스도 훌륭한 운동이다. 당신의 두뇌와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 동작을 새롭게 하거나 컨트롤하는 데 새로운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당신은 또한 격렬한 운동동작에서 실수가 줄어든다. 클라이밍, 패들링, 점핑 로프 등에서도 완벽하게 수행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모두 균형감각을 일깨우고 타이밍, 유연성 그리고 운동감각을 향상시킨다. 최상의 피트니스 프로그램은 대체적으로 융통성이 없지는 않다. 특정한 장소나 타임 스케줄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5 / 의자를 피하라 의자에 앉는 것은 나쁘다. 하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앉아서 일을 해야 한다. 우리 생활은 대부분 더 많이 앉아서 무언가를 하도록 진화해왔다. 직장에서는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고 있거나 집에서는 TV를 보고 있는 등 대부분 생활이 의자 위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는 의자를 자주 떠나 있을 필요가 있다. “당신의 인대에 변형을 일으키는 시간은 20분이면 충분합니다.” 쿡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한 시간에 적어도 세 번 정도는 서 있기를 제안한다. 스트레칭을 하고 척추를 펴주면서 심호흡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먼 곳의 사물을 30~60초 정도를 응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가장 좋은 의자는 당신으로 하여금 자주 일어서게 만든다.
위의 조언을 따라 몇 주를 해보라. 확실히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허리를 펴고 서 있게 되고, 앉을 때도 허리를 꼿꼿하게 펼 것이다. 운동은 더 생산적으로 바뀔 것이다. 눈감고 하는 균형감각 테스트는 수월하게 해낼 것이다. 바위나 장애물이 많은 산을 오르더라도 예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바로 균형감각이 우리에게 주는 부산물인 것이다.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서
1 눈 내이기관과 함께 작동한다. 만약 당신 손을 얼굴 앞에서 재빨리 왔다갔다했을 때 흐릿한 영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손을 가만 두고 머리를 흔들어보라. 전정기관은 당신 시각에 안정성을 부여한다.
2 내이inner ear 당신의 전정기능은 돌멩이 크기 정도의 감각기관 안에 있다. 반원형태의 관인데 액체로 채워져 회전동작 등을 감지하게 한다. 마치 머리를 흔들거나 같은 동작 등이 가능한 것이다. 파우치같이 생긴 평형석 기관(척추동물의 내이內耳에 있는 석회질 결석)은 자동차 속도를 올리는 것과 같은 직선 동작을 결정하게 돕는다.
3 복부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배 아래쪽에 있다면 전정기능(Vestibular system,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도록 도와주는 기관)에 이상이 생길 것이다. 배멀미가 생기는 이유다. 결국 복부로 하여금 구토를 유발하게 만든다.
4 다리 각 다리의 피부 아래 100개 이상의 감각 기관이 있다. 당신의 두뇌는 보통 그들의 신호를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서핑이나 미끄러운 바위 위를 걸을 때 같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말이다. 당신의 두뇌는 정보를 받으면 척수에 지시하여 똑바로 설 수 있도록 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