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숙아, 이상한 소문이 들리던데 사실인지 확인해봐야겠다. 글쎄, 네가 좋아했던 박 선생은 새로운 애인이 생겨서 결혼을 약속하고 열애 중이라고 하더라. 사실을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순진한 너를 꼬여서 그동안 즐겼다는 배신자인 것같다.”
친구가 전해준 소식에 동숙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과 허탈감에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빌었고, 남들이 시기질투하는 꿈속의 이야기, 헛소문으로 확인되기를 기대하였다. 직접 그 법대생 총각 선생을 만나서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총각선생을 만나서 사실을 확인하였지만, 총각선생의 마음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고 냉랭하였다.
“너와 나는 그냥 학생과 제자 사이일 뿐이야. 나는 너와 결혼할 마음이 없었어. 처음부터 네가 나를 좋아서 따라다녔지 않느냐? 너도 너의 길을 가고, 나도 나의 행복을 찾아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옛부터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말라고 하였다. 동숙은 사랑의 노리개로 철저히 농락당한 배신감과 원망의 마음을 품게 되었다.
다음날 검정고시 학원을 찾아갔다. 총각 선생이 칠판에 필기를 끝내고 돌아서는 모습을 달려가서 동숙은 그의 가슴을 흉기로 찔렀다.
총각 선생은 응급실로 실려가,고 동숙은 경찰에 체포되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취조하는 형사한테 이렇게 총각선생의 안부를 물었다.
“선생님은 어찌 되었는가요?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제발 선생님께서 살아 계셔야할텐데 너무나 제가 원망스럽습니다.”하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결국, 사랑했지만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의 비극으로 끝나고, 동숙은 결국 살인 미수죄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다.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한 설움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해왔던 동숙이었다. 그녀는 뒤늦게 얻은 사랑도 물거품이 되고, 죄값을 치르느라 영어의 몸이 되었다.
이 비극적인 주인공 동숙의 사연을 여성 주간지 기자가 기사화하여,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이기사를 접한 작사가 한산도님이 가사를 쓰고, 백영호 작곡가가 곡을 붙인 것이 바로 "동숙의 노래"이다.
이 실화의 주인공 동숙의 기구한 운명을 노래한 " 동숙의 노래" 가사는 정말 구구절절 심금을 울리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2절의 가사 내용이 더욱 절묘한 표현과 묘사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님의 품에 안기운 짧은 행복에, 참을 수 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라는 표현이 동숙의 비극적 사랑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 젊은 남녀가 사랑하다가 쿨하게 헤어지는 세태의 시각으로 봤을 때, 동숙의 사연은 낭만적 고전에 가까운 신파극 사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사의 노랫말 한마디 마디마다 깊은 울림이 있다.
적어도 50~60대의 나이든 사람이라면, 동숙의 사연을 읽어보고 노래 가사를 음미해보라. 조용히 눈감고 감상하면, 가슴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 노래의 원조가수인 문주란이 부른 버전보다, 개인적으로는 성악을 전공했던 가수 고병희가 <가요무대>에서 성악가 스타일로 부른 [동숙의 노래]가 더 큰 감동을 주었다고 느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므로, 아래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해서 한번 들어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동숙의 노래]
(1절)
너무나도 그 님을/ 사랑했기에
그리움이 변해서/ 사무친 미움
원한 맺힌 마음에 잘못 생각해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 놓고
뉘우치면서 울어도/ 때는 늦으리/ 음~ 때는 늦으리
(2절)
님을 따라 가고픈/ 마음이건만
그대 따라 못 가는/ 서러운 이 몸
저주받은 운명이 끝나는 순간
임의 품에 안기운 짧은 행복에
참을 수 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 음~ 뜨거운 눈물
https://www.youtube.com/watch?v=2Z2NP-RB5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