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찰 수련회로 강화도에 있는 기독교 유적지를 순례하고 왔습니다.
강화도는 복음화율이 무려 50%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210개 교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먹방 수련회를 다녀온 것 같습니다.
우선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당>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제법 알려진 셰프가 운영하다가 얼마 전에 세상을 떴다고 들었습니다.
음식이 참 깔끔했는데
흠이 있었습니다.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조리되는 대로 순서대로 나오기 때문에
한 상 가득 차려진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도레도레>라는 까페로 옮겼습니다.
강화도까지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주차장에 차가 가득했습니다.
무지개 케이크가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던데
아닌 게 아니라 참 맛있었습니다.
금방 점심을 먹어서 배가 부른 상태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소처럼 위가 네 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례를 마치고 일정이 다 끝났는데
저녁을 산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점심 먹은 게 미처 꺼지지도 않았는데
샤브샤브와 수육에 만두까지 힘에 지나게 먹었습니다.
(사진에는 수육과 만두가 없습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장소를 옮겨서 빙수도 먹었습니다.
분명히 먹방 수련회였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700g 늘어 있었습니다.)
이틀 전 일정이 대충 이랬는데,
점심을 먹을 때였습니다.
목사 한 분이 자기 교회 부목사 세 명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인사들 드려. 우리 노회에서 제일 아카데믹하신 목사님이시다. 나보다 두세 살쯤 많아 보이지? 실제로는 열 살 많아.”
부목사 세 분에게 목례로 인사하고는
그 목사한테 물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아카데믹한 건 맞나요?”
“그럼요”
“그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나요?”
“일단 제가 동의하고요, 우리 교회 부목사들도 동의하잖아요.”
“그럼 말로만 말고 교회 로비에 ”이 달의 추천 도서“라고 해서 제 책을 소개하는 배너라도 세워 놓으세요.”
“제가 목사님한테 말씀 안 드렸죠?”
“뭘요?”
“제가 목사님 계시록 책을 일곱 명한테 선물했어요.”
“어? 그래요?”
“두 권짜리를 일곱 명한테 선물했으니까 열네 권이에요.”
“참으로 훌륭한 일 했네요. 조만간 밥 살게요.”
대충 이런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살짝 궁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