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되면 종일 붙어있어야 하는 두 녀석때문에 더 바쁜데다가 집밥매니아 태균아빠까지 같이 있어야 하니 심신이 더 분주합니다. 휴일 첫날은 태균아빠 덕분에 마음의 짐이었던 다랑쉬오름을 태균이와 함께 끝까지 오를 수 있었으니 그것도 큰 보람! 태균이 땀을 꽤 많이 쏟았습니다.
간만의 등반이라 그런지 준이도 잘 가다가 정상 분화구돌 때는 뭔가 시야에 자신이 없는 듯 태균이에게 신체적으로 자꾸 밀착, 옷을 잡아당기니 태균이가 뿌리치기도 합니다. 자연이란 큰 공간에 들어서면 준이는 아직 시야분간에 좀 취약해지기도 합니다. 준이 정도의 아이도 그럴진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밖에서 이렇게 참된 자연을 제대로 못 볼 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등반끝내고 가까운 광치기해변까지 갔으니 태균이 힘들다고 할만 합니다. 때마침 비가 뿌리기 시작했으니 얼마 못가고 철수, 잔뜩 외식기다리는 태균이와 집밥을 기다리는 아빠와의 갈등이 스멀스멀 시작됩니다. 밥먹을 때도 계속 조금만 먹으라고 해대니 태균이 죽을 맛일겁니다 ㅎ
광치기해변에서도 미적거리며 걷다가 혼나기도 하고, 태균이 전담 코치가 붙으니 저는 편하기 그지 없으나 가끔 미적대는 태균이 불똥이 저한테도 떨어지곤 해서 모자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만사 편하게 살아가다 은근히 조여오는 압박이란 한정적이라 다행이겠지요.
그렇게 오후부터 비바람이 거세지더니 밤새 퍼붓는 비가 두번째 휴일, 낮시간에도 멈추질 않습니다. 어두컴컴한 종일의 시간이 아쉬워서 비옷을 입고 나선 산책길. 신천목장 뒷편 올레길이 비바람에도 일품입니다. 비바람에 파도도 꽤 거세고 온 몸이 바람에 날아갈 듯 휘날리지만 이런 날은 이런 날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거센 비바람때문에 드라이브하는 정도로 하루를 마감해야 했지만 그래도 제주도 날씨의 전형을 싫컷 맛본 날이었습니다.
첫댓글 아빠님의 얼굴이 참 좋습니다.
태균씨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 아빠와 붕어빵이겠습니다.
부자의 오름 등반 모습이 넘 좋아보입니다.
넓은 시야를 감당 못하는 준이가 넘 안됐습니다.
가혹한 형벌입니다.
강제로 끌고 다닐 수도 없고, 다랑쉬 오름이 보약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