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 Piano Trio in B flat Op.97 'Archduke'
베토벤 - 피아노 3중주 B flat장조 Op.97 '대공'
Ludwig van Beethoven [1770 ~1827]
Piano - Alfred Cortot
Violin - Jacques Thibaud
Cello - Pablo Casals
녹음 : 1926년
전악장 연속듣기
1악장 Allegro moderato
2악장 Scherzo (Allegro)
3악장 Andante cantabile
4악장 Allegro moderato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형식적인 원숙미와 내면의 깊이에서 우월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베토벤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후원가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충격적인 리허설
1811년 4월, 오스트리아 빈의 한 호텔에 음악가들이 모였다. 피아노 앞에는 베토벤이 앉았고,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이그나츠 슈판지히와 첼리스트 요제프 링케(Linke)가 그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루이스 슈포어를 비롯해 베토벤의 제자와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베토벤이 새로 작곡한 피아노 3중주의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연주는 충격적이었다. 다른 부분은 문제가 없었으나 피아노 연주가 엉망이었다. 포르테 부분에서는 현이 끊어질 정도로 거친 소리가 났고, 여리게 연주하는 부분에서는 소리가 고르지 않는 등 바이올린이나 첼로와 전혀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이런 최악의 연주가 가능했던 이유는 베토벤이 자신의 연주를 전혀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연주를 마쳤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얼마 후, 베토벤은 초연 무대에서도 피아노를 맡았다. 연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음악만큼은 호평을 받았다. 피아니스트인 이그나츠 모셀레스는 독창성으로 가득한 작품이라며 찬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날 이후로, 베토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의 연주로 초연된 이 작품이 ‘대공’이라는 부제로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7번〉 Op.97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제자이자 열렬한 후원가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원숙미 넘치는 베토벤의 대표 피아노 3중주
1810년에서 1811년 사이에 작곡된 ‘대공 3중주’는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 3중주 가운데 가장 장대한 규모와 정교한 구성을 보여준다. 알레그로 모데라토, 스케르초 알레그로, 안단테 칸타빌레 마 페로 콘 모토, 알레그로 모데라토까지 전체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가장 길다. 대공의 위엄을 상징하듯 장엄하면서도 밝은 주제 선율이 등장한 후로 3대의 악기가 주제를 치밀하게 발전시키며 정교한 구성을 보여준다. 경쾌하고 활발한 스케르초 이후에 등장하는 느린 3악장은 변주 형식으로 작곡되었으며 서정적인 주제 선율이 코랄 풍의 풍부한 화성으로 시작해 점차 다채로운 형태로 바뀌어간다. 마지막 4악장은 전형적인 론도 악장으로 화려하고 발랄하게 마무리된다.
글 정주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전공 졸업 및 동대학원에서 음악학 석사와 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음악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 기자, 한국교육방송 〈서양음악기행〉 작가를 역임하고, 국립오페라단 교실 속 오페라 여행 대본, 키즈 오페라 〈울려라 소리나무〉의 대본을 집필하였다. 현재는 KBS 클래식 FM 〈장일범의 가정음악〉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희대 사회교육원과 영남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저서로는 《독재자의 노래》(공저, 한울, 2012)가 있다.
글 출처 클래식 백과
클래식 음악의 개요는 물론,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까지 세세하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