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근처에 예닮의 집이라는 양로원이 있다.
이 양로원은 장로님께서 운영 하시는 양로원인데 그곳에 계신
어르신들이 엄청 편안해 하신다.
산속에 있어서 어르신들에게 작은 텃밭도 일구게 하시고
집에서 사시는 것 처럼 평안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그곳에 일주일에 한번씩 봉사하러 갔었는데
한 방에 넓은 곳에 세분이나 두분이 기거하게 하셔서
방을 치워 드리려고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많은 할머니들과 함께 빙 둘러 앉아 대화를 하시는데
사람들을 어루 만지시면서 어찌나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시는지
그런데 나는 그분을 처음 보는 것 같아서
최근에 입소하신 분이시구나 했었다.
이야기도 어찌나 재미있게 하시는지..
하나님의 말씀을 마치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 하듯이
자분 자분 웃어 가면서 어르신들...
아니 그분 또래의 할머니들의 손을 어루 만지시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해 주시고 계셨다.
치매 걸리신 분들도 계시고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모두 한방에 모이신 것이다.
다과도 준비 해 놓고 이야기에 푹 빠져들 계셨다.
시골의 어느 사랑방 같이... ^^*
그런데 우리도 정리가 다 끝나 갈때..
그 할머님께서 갑자기 일어 나시면서 하시는 말이..
"이제 나도 가야지~~" 하신다..
깜짝 놀라서 어딜 가시냐고 하니까
우리 집에 가야지 어딜 가 하시며 웃으신다.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고 물으니..
"나? 딱 일흔이네.. 벌써 일흔살이 되고 말았군"
하시며 그곳에 계신 할머니들의 어깨를 만져 주시며
손목도 잡아 주시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시듯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고 가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분은 일주일에 한번씩 하루를 틈을 내어 오셔서
이렇게 어른들과 함께 놀다 가신다고 하신다.
어른들께서 그분을 얼마나 좋아 하시는지
너무 너무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 했다.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그때 내 나이가 마흔 중간 좀 넘었을때이니..
나도 저분 처럼 늙어 갔으면 좋겠다 했다..
앞으로 한참이 지나서 내가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나도 저 분처럼 예쁜 마음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 가고 싶었다..
그분 안에 주님께서 계심이 그냥 눈에 보였다.
자애로운 미소와 다정한 쓰다듬는 손길과..
지저분 한 것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치워 주시는 사랑에
그냥 보는 그 자체가 감명 깊었었다.
그런데...
한참을 지나야 할 나이라고 했던 그 칠십 고개를
나도 벌써 훌쩍 넘어 가고 있으니...
요즘 성경을 알아 가면서 그분의 생각이 자꾸 난다..
그 분 처럼은 못해도 이웃 어르신들에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텃밭에 심은 작물들을..
교회에 혼자 사시는 할아버님들에게 나누어 드렸더니
어찌나 좋아 하시는지...
할머님 들은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지 챙겨 드시는데
할아버지들은 누군가가 챙겨 주기 전에는 식사가 어렵다.
이렇게 라도 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