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좌초로 갈라파고스 제도 오염 피해 극심
좌초된 유조선 헤시카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에 의해 죽은 바다새 2마리를 에콰도르의 생물학자가 2001년 1월 24일 갈라파고스 제도의 엘리섬 해안가에서 조사하고 있다.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리우는 태평양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이 전복되면서 기름이 대량 흘러나왔다.
90여만ℓ의 기름을 싣고 에콰도르 남서부 과야킬을 떠나 갈라파고스 주도인 산 크리스토발로 향하던 유조선 헤시카 호가 16일 좌초돼 기름을 유출시켰다.
에콰도르 당국의 지원 요청을 받은 미국의 해안경비대는 20일 대용량 펌프 및 바지선과 함께 해양오염대책 전문요원 10명을 갈라파고스 제도로 파견했다.그러나 기름유출사고에 흔히 쓰이는 화학용제는 생태계 보호구역인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 해역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어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유조선의 선장과 선원 13명은 24일 근무태만과 환경오염혐의로 체포돼 산 크리스토발 섬에 구금되었다. 에콰도르 남동쪽 항구 과야킬과 갈라파고스의 산 크리스토발 섬을 정기운항해온 문제의 유조선은 해면 부표(浮標)와 등대를 착각해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이번 기름 유출 사고는 희귀한 바다 거북이가 알을 낳기 위해 해안으로 기어들기 시작하는 때에 발생해 그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1000㎞에 걸쳐 퍼져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이 1835년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벌인 곳으로 유명하며, 희귀 거북이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