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여행기 정리해서 올려주실 거죠?”
사명님이 가볍게 하신 말씀일텐데 자꾸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니라고 대답은 했지만 어차피 블로그에 정리한 글이니 몇 차례에 걸쳐 간단하게 올려보겠습니다.
8박 9일 일정으로 2024년 1월 22일 12시 45분 대한항공 출발!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는데 방학기간이라 그런지 지그재그 줄이 몇 개인지 생각이 안 나는데 아무튼 그 공간에 여행객들로 가득 찼다. 델리 시각 저녁 6시 25분, 비행기에서 내리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데 스튜어디스가 평소에는 인도행 비행기에 남자가 많은데 오늘은 여자가 많다고 했다. 우리 일행도 한 몫 했겠지~
도착 시 델리의 기온이 12도라 한국에서 입고 온 옷이 딱 맞았다. 한국 출발 시 기온이 낮았는데 옷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얇은 옷을 3개 겹쳐 입고 얇은 패딩을 입었다. 7시쯤 됐으니 어둑어둑했는데 안개가 낀 것과 같이 뿌연 상태였다. 공항에서 2분 정도 걸어서 한국에서부터 함께 한 인도인 인솔자, 현지 가이드 2명이 함께 버스에 탔다. 인솔자, 가이드 모두 한국어가 능숙했다.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인도에 온 걸 환영한다고 꽃목걸이를 일일이 걸어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디서나 잘 자라는 메리골드꽃으로 꽃목걸이를 걸어주었는데 흔하지 않은 일이어서 색다른 기분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인도에서는 사원의 신께 바치기 위해 예쁜 꽃목걸이를 만들어서 파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다음 날도 안개가 많이 끼었다. 인솔자가 올 겨울의 특징이라고 했으나 현지 가이드는 날씨 요인이 있겠지만 자동차 매연 등의 스모그 현상이 더 크다고 했다. 이번 겨울에 델리는 50년 만에 추위가 와서 난방 문화가 없는 인도 사람들이 매우 추워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작년에 이상 기온과 고르지 못한 날씨에 농작물이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히말라야가 가깝기 때문에 겨울에는 춥고 건조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먼 곳에 위치한 히말라야가 가까이 있다니 내가 인도에 와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인도는 화장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서 볼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건물마다 화장실이 없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인도에 쓰레기가 많은 것은 비닐을 사용하고 나서부터라고 했다. 비닐을 사용하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폐비닐은 인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 대부분이 비닐로 포장돼 있으니 폐비닐의 배출량은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인솔자는 인도가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고 했다. 통계상으로는 전 세계 2위이나 인구 통계에 잡히지 않은 노숙자 등을 계산하면 14억 5천만명 쯤으로 추정되고 1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거지를 보면 그 사람 팔자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돈을 주면 담배를 사기 때문에 별 의미도 없고 도와주다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민간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가보다.
도로에서는 사람보다 차가 우선이라 생각하며 양보가 없단다. 운전을 시작하고 나서 운전면허증을 따기 때문에 운전 규칙을 잘 모른다고 한다. 클랙슨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는데 1번이면 인사로 생각하고 2번이면 나 여기 있어 정도, 3번 하면 욕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별 생각없이 클랙슨을 울린다는 뜻일 게다. 지역을 달리할 때마다 로컬 버스 운전기사도 바뀌었는데 운전 기사들의 클랙슨 소리를 자주 들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첫째는 어느 도로든지 오토바이가 많아서 위험하니까 나 여기 있어의 용도로 누르고 둘째는 위험하게 끼어드는 차량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용도로 눌렀다.
인도는 술 판매를 금하고 식당이나 공공 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 술 취한 사람을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누군가가 술주정뱅이가 없어서 좋겠다고 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또 인도가 공산 국가도 아닌데 이런 게 지켜지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여행 내내 호텔이나 식당에서 술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술 취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담배 연기 냄새를 맡으면 참 괴로운데 인도는 어디를 가도 담배 연기를 거의 맡지 않아서 좋았다. 연기 나는 담배를 피는 경우는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몇 번 보았는데 인도인들은 주로 씹는 담배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른 아침 함피에서 벵갈루루로 이동하던 중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던 어느 휴게소에서 100m쯤 지나갔을 때 가이드가 야자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가 빈랑(또는 비로우야자)나무인데 씹는 담배의 원료가 된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빈랑을 많이 재배한다고 하였다. 내 눈에는 야자나무와 똑같은 것 같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인도에서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이 아주까리이다. 넓은 면적에 재배하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공터나 도로 옆을 지나갈 때 무더기로 나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씨가 떨어져서 자연적으로 난 것 같았다. 다만 인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덥기 때문인지 키가 크고 어떤 것은 줄기가 목질화 된 것들도 있었다. 가이드 말로는 인도에서도 옛날 우리나라에서 했던 것처럼 등불의 연료로 또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데 쓰인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아주까리 원산지가 인도다.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왔다고 하네~
2006년 뭄바이호텔 테러사건 때문에 호텔이나 쇼핑몰, 사원에 들어갈 때 검색을 하거나 입장 시 물건을 소지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한다. 그래서 공항 검색은 아주 철저하게 하고 호텔이나 사원에서도 검색대를 통과하여 입장하였다. 불편한 점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일이다.
첫댓글 봄 맞이님의 인도 기행~~~
25년전 아들과 딸이 유학한 인도 델리~~~
새벽에 내린공항에 희미한 안개 인지 알았더니
그것이 완전 매연 였던것을~~~~
유학한 아이들과 인도여행 추억에 잠시 머물어 보네요
오랜만이에요. 반갑습니다~
자녀분들이 유학한 델리가 핫세님에겐 각별하고 의미있는 도시이겠군요. 제가 번데기 앞에 주름 잡았네요~ㅋ
소중한 여행기 즐감했어요.
반갑습니다~ 섬섬님
가벼운 발걸음과 아름다운 옷차림으로 지금쯤 어딘가 여행 중이실 것 같아요.
지나치는 것들을 소상하게 기술해 주어
좋은 추억 다시 기억해 주심 감사해요.^^
돌아서면 잊어버리므로 들으면서 폰에 바로바로 입력했어요.
대단하셔요.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매일 요약정리하는것 같았어요.
글이 깔끔하고 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