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드 디스크를 정리하는데
전~~~~에 썼던 글(2003년 2월인가? ^^a) 이 생각나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그저 심심풀이 땅콩 쯤으로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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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학을 하고, 새학기가 다가올 무렵이 되니 많은 분들이 설레임과 동시에 두려움을 가질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제 고3이 되시는 분들은 더욱 그마음이 더할텐데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는 새내기랍니다.
갓 고3이라는 생활을 벗어난 사람으로서 지금 고3여러분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보잘것 없는 지식이지만 고3생활에 대한 몇가지 노하우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노하우 라고 할 것 까지도 없고, 그저 고3이라는 관문에 대한 소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
정말, 이런 말 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작년의 저를 생각하면 이런 말이라도 해주는 분들을 애타게 찾았던 기억이나서 몇자 끄적입니다.
너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시지는 말고, 한 학생은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1. 문제집 선택
지금 문제집 선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있을 텐데 말이죠.
특히나, 월간 학습지 (케이스나 총력 등등 말이죠) 구입을 두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저는 월간 학습지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30여만원인 학습지 비용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게다가 그동안의 행태
(구몬학습, 눈높이 수학 영어, 윤선생 영어, 튼튼영어, 하다못해 유치원시절 시험지 한장 달랑 오던 아임템풀 마저도 밀리던 각종 만행)
를 봐서 도저히 그 학습 분량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신청을 안했습니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은 많이들 신청하더군요.
다들 장단점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습량 만큼 꾸준히 하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고3이 되면 그런 것들 뿐만 아니라
공부해야 할 양이 엄청 많아 지거든요.
게다가 점점 밀린다는 부담감, 돈아깝다는 생각에 오히려 압박감을 가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점이란, 도중에 모의고사 형식의 시험을 본다는 것이죠.
실전 처럼 할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희 때는 학교에서 단체로 모의고사를 보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전경험이 현저하게 부족합니다.
시간안에 맞춰서 문제를 풀고 그것을 OMR 카드에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학습지 회사에서 배부하는 모의고사는 수준도 높고 실전 경험을 할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하지만 많이 풀다보면 어디서 많이 보던 문제 인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
그리고, 개별적인 문제집 선택말이죠.
저는 과목별로 개요가 잘 정리된 문제집 한권과 문제 위주의 문제집 한권, 이렇게 두권을 준비했습니다.(사탐과탐)
고3 여름방학 이후부터는 손선생 1200제와 이범 1000제를 풀었는데 정말 오기로 풀었습니다.
문제가 워낙 많아서 그런지, 아주 다양한 유형을 접할수도 있고 다 풀고 나면 엄청나게 뿌듯하답니다.
하지만 두권은 요약정리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개념정리가 다 된 상태에서 풀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탐의 경우, 개념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에브라헴(노란색표지)도 좋습니다.
수학의 경우는 이제와서 정석을 푸는 것은 무리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고등학생 내내 정석과 성문영어를 보지 못했습니다.
선배들의 말을 빌리자면 이 두가지를 떼지 못하면 대학을 못간다 하던데
제가 대학간 걸 보면 거짓말입니다. ^^;;;
수학문제집은 개인적으로 디딤돌과 신사고를 선호하는데 수준별로 나누어져 있으니 자기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채크후에
기초적인 문제, 심화 문제 단계를 차근차근 풀어보시는게 좋겠습니다.
고3때는 엄청 문제집 값이 듭니다.
특히, 학교에서 구입하라는 교재도 엄청난데, 선생님이 수업하실 과제는 미리 풀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디딤돌 수능수학을 처음에 풀고,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 만들고, 수업시간에 또다시 풀고
그래도 또 틀리는 경우에는 특별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대략적인 내용, 공식과 함께 문제를 적어서 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오답노트는 꼭 하셔야 할 것 중에 하나인데
그냥 건성건성 문제를 잘라서 쓰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내용과 함께 요약식으로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과목별로 연습장을 준비하셔서 문제집과 함께 들고 다니는 편이 낫습니다.
영어는 어차피 정해진 유형에서 지문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어 두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의고사 모음집이나 그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려운 문제집은 의욕을 상실하게 하기 때문에 피하시는 편이 좋을 듯.
2. 학원, 과외
저는 지금껏 과외를 해보지 못했는데요.
그대신 단과반 학원을 잘 활용한 편입니다.
물론 과외가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경험이 많은 고학년 대학생이나 학원강사분의 과외는 가격이 쎈 만큼 효과가 좋습니다.
그러나 주의 하실 것은 과외에 대해서 따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외를 실패한 친구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거의, 숙제를 제대로 못하거나 미리 공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외의 방식은 자신이 미리 풀어보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식이 가장 좋습니다.
아예 과외 선생님에게 수업 분량이나 진도를 맡기는 것 보다는 과외 수업용 과제를 정해서 자신이 일정량씩 풀어가면서
모르는 문제와 그에 관련된 부분을 질문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학원은 종합반보다는 과목이나 진도를 선택할수 있는 단과반이 좋습니다.
평일은 늦게까지 야자를 하니 불가능 하지만, 주말에는 5시 까지 할 것입니다. (저희 학교는 그랬는데.. 아닌가요? ^^;;)
주말에 약한 과목, 주로 수학이나 언어 (고전문학,시 등등 파트별)를 부분 별로 듣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단과반은 한달을 기준으로 진도를 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자신에게 구멍난 부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할수 있습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과탐,사탐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이것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니 미리미리 수강증을 끊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미리 개념정리가 다 되셨다면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단과반을 다니면서 주의해야할 점은
시간 관리입니다.
특히, 친구들과 같이 들을 생각보다는 자기 혼자서 듣는 것이 좋습니다.
단과반은 열심히 하려는 학생은 많은 것을 얻어가고, 그냥 가는 학생은 시간만 버립니다.
밥먹는다고 두시간,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해서 한두번 빠지다 보면 엄청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단과반 주위를 배회하는 고3들은 다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장수생이 되곤 합니다.
자기자신의 통제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은 차라리 단과반 수강을 포기하시는 것이 시간절약에는 더 좋을 것 같습니다.
3. 고3의 생활
학교나 지역에 따라 , 그리고 세대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긴 하지만 저의 고3 생활을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7시 반까지 등교를 했습니다.
거의 0교시 특기적성은 8시부터 시작하는데, 저희 반 같은 경우에는 그 시간에 영어 듣기를 했습니다.
졸려서 엄청 힘들긴 하지만, 그냥 엎어져서 자는 것 보다는 훨씬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부반장이라서 아침 영어 듣기 테이프 담당이었거든요.
그래서 졸 수가 없었습니다. 교실 앞에 나와서 카세트로 영어 테이프를 조작해야 하거든요.
아침 영어 듣기는 생각보다 효율적입니다.
그 시간에 개별적인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자투리 시간에 가까운 그 시간을 그렇게 이용하는 것이 나을 듯.
반 전체가 그렇게 할수 없는 분위기라면, 아침시간용 문제집을 한 권 정해서 하루에 일정한 분량을 풀어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수업시간은 열심히 듣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수업시간에 들을만한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담당 선생님을 싫어하는 경우라면 정말 최악이지요.
저같은 경우에도 저사람 수업을 듣느니 차라리 잠을 보충하고 말겠다는 마음을 갖기도 했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예우 문제가 아니라, 자기자신의 페이스 조절 문제입니다.
어차피 수능을 보는 시간은 오전과 낮시간 때 이기 때문에 이 때에 공부가 가장 잘 되야 합니다.
수업시간 내내 졸다가 밤에 열심히 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입니다.
저는 될 수 있는 대로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을려고 노력했고 (특히, 혼자 공부하기 버겨운 사탐,과탐 과목)
극단적인 경우에는 몰래 이어폰을 꼽고 딴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짓 선생님들은 다 아신다네요. 될 수있으면 이러지 마세요..!!)
어쨌든, 졸면 안됩니다.
게다가 내신은 생각보다 훨신 중요하거든요.
수업시간에 졸면, 페이스도 페이스지만 선생님께 바로 찍힙니다. ^^;
고3생활의 관권은 짜투리 시간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 입니다.
특히,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 같은 때는 거의 날려 버리기가 일수 입니다.
그렇다고 그 시간들 까지 공부하라는 말은 아니고, 매점을 가거나 친구들이랑 장난을 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매점!! 그 짧은 10분 동안에도 매점에 가서 무엇인가를 사먹고 오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러다가는 진짜 후회합니다.
안그래도 가장 성장 발육이 좋다는 고3, 움직이지도 않고 공부만 해서 가뜩이나 불어나는 몸이 칼로리까지 과량 섭취하면 정말 후회합니다. ㅠㅜ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누거나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거나 기지개를 피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점심시간에는 한 20분 남는 시간에 도서실에서 언어영역 문제를 풀곤 했습니다.
남들 공부 안할때, 공부하는 하는 기분은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고3 시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자율 학습 시간입니다.
이 4-5시간의 자율학습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점수가 바뀝니다.
공부 방법에 따라서는 각자의 스타일이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로 예를 들자면, 계획을 짜서 하는 스타일입니다.
쉬는 시간이나 0교시 특기적성이 끝나고 담임선생님이 조회를 들어오기 전까지의 시간에 하루 공부량이나 일주일 공부량을 정해놓습니다.
특히, 시간별로 이때이때는 어떤어떤 부분을 공부해야지 미리 생각해 둡니다.
그것도 이 과목의 어떤 단원에서 또 그중에서도 이 부분을 어떤 문제집과 참고서를 보고 공부할지 구체적으로 차근차근 정합니다.
스케줄 전용 수첩을 준비해서 매일매일 날짜를 기록하여 계획을 짜고, 자기전에 완성도와 그에 따른 평가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perfect’ ‘Good’ ‘BAD!!!' 등으로 등급을 나누어서 하루 반성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야자가 끝난 후, 저의 경우에는 독서실로 갔는데 6월달부터 9월달까지는 밤1시반까지 공부하다가 집에 가서 2시가 좀 넘어서 잤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서 10월달부터 부랴부랴 12시 안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잠드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야자 시간 후 2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4. 잠과의 전쟁 , 체력관리
저는 고3 시절 내내 잠 때문에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야행성이라 늦게까지 안자고 버티는 것은 자신이 있는데 낮에, 수업시간에는 정말 쏟아지는 잠을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저의 수업시간 졸음습관은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것이라 그것 때문에 몇몇 교과 선생님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답니다.
1,2학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당장 3학년이 되어서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조느라 못 듣게 되자 문제가 생기더군요.
특히 여름날, 5 6교시는 고문입니다.
그래서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다 먹은 쥬스병에 정수기에서 차가운 물을 매시간 마다 떠다가 졸리면 이마나 볼을 문지르고,
그래도 잠이 안깨면 마시는 방법을 썼습니다.
나름대로 효과적이더군요. 나중에는 병에 물채우는 것에 재미들려서 서너개를 책상위에 주륵 늘어 놓고 번갈아 가면서 문질러 댔습니다.
선생님들이 무슨 고물상 하냐고 물어 보시더군요. ^^;;
야자시간에 졸릴 때는 잠깐잠깐 일어서서 맨손 체조를 하거나 세수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정말 졸릴 때는 잠깐 눈을 붙여도 좋습니다.
주의 하실 것은 야자시간처럼 긴 시간에 자게 되면 정말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자게 될 수도 있고
게다가 습관이 되어 그 시간대만 되면 졸리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니 정말 유념하세요.
특히, 밤에 공부가 잘된다고 늦게까지 공부하시는 분들은 왠만하면 생활 패턴을 바꾸시기 바랍니다.
수능을 보는 시간,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머리가 가장 잘 돌아가는 신체구조를 만드십시요.
저는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요, 자연적으로 수업시간에 잘 조는 것으로도 유명해졌답니다. ㅡㅡ;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에서 6시간이 좋습니다. 한 1시 쯤에 잠자리에 들어 6시 반 쯤에 일어나는 것이 좋을 듯.
한동안 저의 평균 수면시간이 3시간에서 4시간일 때가 있었는데 오히려 마이너스 였습니다.
고3의 첫째 조건은 건강입니다.
한번 감기라도 걸리게 되면 이주일 정도는 손해 보게 됩니다.
꼭 필요한 잠은 자두어야 합니다. 괜히 자는 시간 아껴서 공부하게 되면 정말 손해입니다.
고3의 고질병이 몇가지 있는데 위장병이나 장염, 그리고 변비 등등, 소화기의 문제는 정말 늘 따라다니는 문제입니다.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소식하십시오. 그리고 라면이나 페스트 푸드는 정말 안좋습니다.
기분 전환 상 몇 번 드시는 것은 좋지만 주식으로 라면 먹다가는 몸축나고 속버립니다.
밥을 드시길...
저의 고3 시절에는 아폴로 눈병이 돌았었거든요.
저는 다행이 비켜갔지만 이 때문에 거의 일주일 이상을 아무것도 못하고 보낸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식구들 중에 유행병이 걸리신 분이 있다면 정말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맹장염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희 반 친구는 여름방학에 그만 맹장염이 걸리는 바람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지요.
뭘 먹든, 무엇을 하든 몸조심을 해야 하는 사람이 고3입니다.
저의 은사님의 명언이 있습니다. ‘고3은 아플 자격도 없다.!!’ 두둥.. ㅠㅜ.
건강 관리는 고3에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움직이는 시간이 적고, 운동량이 줄어 들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가장 약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나 압박감 때문에 약해져 있기 때문에 감기나 병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병원에 가서 어디 어디가 아파요 얘기를 해도 ‘고3이예요?’ 라는 물음에 예! 라고 대답하면, 수능보고 나면 나아요 라는 말을 듣거든요.
그만큼 아파서 고생할 가능성도 많지만 절대 유념 해야 하실 것은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감기기운이 느껴진다면 약을 찾아 먹고, 미리미리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자기의 몸이 평소에도 약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부모님께 말씀 드려서 미리 보약이라도 드시는 것이 좋을 듯.
비타민이나 종합 영양제를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고3내내 비타민 약을 먹었습니다.
5. 사람들과의 관계
고3은 스트레스를 엄청 받습니다.
하지만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 선생님이나 가족 역시도 고3의 주변인 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간혹 보면, 인간 관계로 힘들어 하는 고3 친구들을 볼수 있는데 이것은 정말 소모전 입니다.
특히, 선생님과의 쓸데 없는 대립으로 인하여 마음고생 하고 선생님의 미움을 한몸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라 라는 교훈적인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극단적인 편애쟁이 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선생님은 정말 좋아하고, 싫어하는 선생님은 대놓고 싫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고3이 되기 전에는 갈등이 있기도 했었고, 나름대로 고민도 많았습니다.
고민하던 끝에 나름대로의 결론을 찾긴 찾았는데, ‘너 맘대로 떠들어라’ 작전입니다.
그러니까 말그대로 , ‘너는 떠들어라, 나는 안듣겠다’ 라는 식입니다.
절대 교육적이지 않고, 바람직 하지 않아서 권장하지는 않지만, 괜히 반항적인 수업태도와 건방져 보이는 말투 때문에 찍히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선생님이 별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내시거나 나만 가지고 뭐라 하시는 것 같으면,
‘그래.. 고3 담당 선생님 하는 당신 팔자도 참 안됐소. 내가 눈 한번 딱 감고 참아드리지요.’
라는 심정으로 묵묵히 떨쳐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제 친구 중의 한 녀석은 담임 선생님을 극도록 싫어하여 자율학습 안하고, 방학 특기적성도 안하고, 게다가 수시원서까지 자기마음대로 쓰더니, 나중에 대학 원서도 자기뜻대로 쓰더군요.
선생님도 괘씸하셨는지 그 아이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어 버리셨고, 결국엔 그 친구는 재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과의 대립은 체력적, 정신적 소모이기도 하지만 내신이나 대학원서 쓸 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오기 때문에 속없는 애처럼 보일지라도 실실 웃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 부모님과 갈등을 빚을 때도 많은데요.
저같은 경우는 S.E.S. 와 관련하여 수차례 싸움을 벌였습니다. 엄청 혼난적도 많았구요.
이러한 특별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사소한 것일들에도 서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큰 트러블로 발전할 수가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너무 관심이 많으셔도, 또 너무 무관심 하셔도 화를 내는 것이 고3의 마음입니다.
웬만큼 부모님들은 고3 자식의 짜증을 받아주시기도 하지만 그것이 도가 지나칠 때는 부모님 역시 화를 내십니다.
정도껏 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6. 수시에 관한 이야기
지금 막 3학년에 올라가시는 분들은 수시에 대해서 말은 많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잘 모르실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수시는 재학생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권 중의 하나입니다.
저보다 수능점수가 낮았던 제 친구는 S 대에 수시 덕에 입학했으니까요. ^^;;
수시는 전적으로 내신과 면접,논술로 좌우 됩니다. (학교마다 수능 등급 제한을 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수시는 크게, 1학기 수시와 2학기 수시로 나누어 집니다.
1학기 수시는 정말 붙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 입니다.
1학기 수시는 거의 4,5월달에 뽑는데 이 사람들은 수능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붙었다 싶으면 고3내내 대학생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죠.
아침에도 9시가 넘어서 조회시간 겨우 맞추어 들어오고 물론 야자, 보충학습도 제외입니다.
고3도 아닌, 그렇다고 대학생도 아닌 뻘쭘한 위치의 이 학생들 때문에 수시 1학기를 없애자 라는 말도 있었는데
04학번 부터는 어떨지 잘 모르겠군요.
만약 자신이 내신에는 자신이 있는데 모의고사식의 문제에 약하다, 혹은 긴장을 하는 바람에 실전에 약하다
하시는 분은 1학기 수시를 노릴만 합니다.
특히, 논술이나 면접에 자신이 있는 분들은 좋지요.
수시 1학기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널널한 고3생활입니다.
미리 대학교 생활을 체험해 볼수도 있고, 남들 뼈빠지게 공부할 때, 슬슬 놀아가며 대학생 준비를 할수도 있죠.
단점이 있다면, 자기가 원하는 대학이 높다면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자기 원실력보다는 조금 낮은 학교를 가게될 수 밖에 없고, 모집하는 학교들이 그렇게 선호도 높은 과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친구 중에서는 모의고사 점수는 수도권에 갈까 말까 한 점수였는데 1학기 수시를 기가막히게
잘 치룬 덕에 고3내내 널널하게 놀고, 숙명여대 화학과를 갔답니다.
1학기 수시는 그야말로 선택받은자, 운이 좋은자 들만이 붙을수 있는 반면에
보통 학생들이 노려볼 만한 것은 2학기 수시이지요.
2학기 수시는 보통 여름방학이 끝난 9월부터 준비하여 10월이나 늦은 학교는 수능 본 이후에 시험을 실시 합니다.
주로 내신으로 모집인원의 2배수, 3배수를 뽑은 후, 그 이후에 면접과 논술로 선발합니다.
학교마다 선발기준이 모두 다른데 주로 '수우미양가'의 평어로 뽑는 학교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은 학교 중에 석차 백분율, 그러니까 주요 과목에서 자신이 전체중 몇등을 했느냐를 계산하여 반영하는 학교가 있는데
특히, 여자중 이과생들은 거의 포기하는게 좋습니다.
설사 등수가 좋다 하더라도 전체 인원이 얼마 안되면 석차 백분율이 낮아지거든요.
100명중에 1등을 하면 1% 입니다. 하지만 200명 중에 1등을 하면 0.5% 입니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많은 남자이과생들이 내신에서 유리하죠.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니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의 전형 기준을 자세히 살피고 지원하세요.
게다가 반영하는 과목에 따라 자신이 유리하고,불리하고가 정해지니 말이죠.
그리고, 대외에서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면 조금더 유리해 집니다.
그러나 그것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니, 내가 00구청장 상을 받은 적이 있다 라는 것 하나로 무리하게 수시를 쓰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그저 내신이나 면접, 논술이 동점일 경우 가산점을 주는 수준이거든요.
그래도 막상 수시를 쓰면 구청장 상이라도 무척 아쉬워 진다고 하더군요.
특히 서울대 수시에서는 전국단위 이상의 상만 취급하기에 상을 적는 서류에 공란으로 내기가 상당히 민망하다는 군요.
서울대 및 상위권 학교의 수시지원 학생은 학교에서 선발합니다.
각 학교의 내신 기준대로 선발하는데 주로 학교에서 내신 10등 안에 드는 학생들이 수시를 준비합니다.
(이럴때 사람들은 깊이 반성하죠. 내가 왜 1,2학년때 놀았던가...
수시는 말그대로, 성실한 이들을 위한 축복입니다.
저처럼 1,2학년 띵까띵까 놀다가 고3부터 시작하는 학생들은 그냥 잠자코 수능 준비나 열심히 해야 합니다.
괜히 마음만 아파지거든요. ㅠㅜ)
그 외의 학교는 학생 나름대로 살펴보고 알아보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학교만 믿다가는 큰코 다치거든요.
보통, 학생들은 수시를 덤으로 얻어진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시간상의 문제가 그렇습니다.
수능 준비를 하는 데도 빠듯한 2학기에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고 또 하루 전체를 그 학교 찾아가서 면접보고 논술쓰는데 투자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큽니다.
게다가 만약 떨어졌을 경우에는 '난 바라지도 않아. 밑져야 본전이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할지라도
제법 큰 충격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에도 잘나오던 모의고사 점수가 수시 발표 이후 뚝 떨어졌다가 그대로 회복못하고 수능을 치룬
불쌍한 아해들이 몇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도 장난이 아닙니다.
최소 100만원은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수시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달랑 한군데를 쓰지는 않습니다.
최소 3군데, 최대 5군데 이상을 지원합니다.
원서비만 해도 한군데당 7만원, 게다가 그 학교까지 오고가는 비용만해도 장난이 아닌데
따로 논술이나 면접을 대비하여 전문학원까지 다닌다면 100만원은 그냥 깨집니다.
특히 논술 개인과외 라든지, 유명 학원에 다닐 경우에는 그것보다 훨씬 더 비싸죠.
저는 고등학교 내내 국영수 과외도 안해보고, 그렇다고 해서 논술 면접 학원도 안다녀보고
거기에다가 수시도 안쓰고, 붙은 대학도 등록금 가장 싸다는 교대라서
정말 염가에 대학을 갔죠. 우리 어머니께 효녀라는 소리도 들었답니다. ^^;;
제 친구들 중에는 수시로 덕본 아이 두 경우, 수시로 망한 아이 두 경우가 있습니다.
덕본 아이의 경우는
수능보기 바로 며칠전에 수시 합격 발표가 나서, 게다가 그 학교에서는 수능 등급 제한이 없는 관계로
수능 날에는 재미로 문제를 풀고 온 아이입니다.
평소보다 100점이나 떨어진 수능 점수를 받았지만 이미 학교가 붙은 상태라 룰루랄라 2002년을 마감한 아이.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정시라면 생각치도 못할 서울대를 수시합격 하는 바람에
철썩 붙은 아이.
서울대는 등급제한이 있습니다.
이 등급제한이라는 것은 수능을 보았을 때 일정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서울상위권 대학이다 라고 하면 수시라 할지라도 수능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2등급이라 함은 전국에서 수능점수가 11% 안에 들어야 한다는 말이죠.
이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 수시에 붙어놓고도 2등급이 안되어 떨어진 학생들이 많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퍼진 우스개 소리로 '2등급 안되면 서울대 갈려다가 인천대 간다' 라는 말도 있지요.
이번 수능 2등급 커트라인이 변환표준 점수 350, 원점수로는 322점 정도 였는데
제 친구는 변환표준으로 딱 350을 맞는 덕에 서울대를 갔습니다.
한문제라도 더 틀렸더라면, 아니 좀 낮은 점수의 문제를 맞췄더라면 그대로 재수할 판이였죠.
억세게 운좋은 케이스 입니다.
이제는 수시로 망한 케이스
첫번째로 붙었지만 좋지만은 않은 사람입니다.
만약에 수시에 한군데라도 붙으면 정시에서는 지원할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친구의 경우에는 한번써보자는 식으로 자기가 지망하는 학교보다 훨씬 낮은 학교에 수시를 쓴 것입니다.
그것이 그만 철커덕 붙어버렸고, 울며 겨자먹기로 그 학교에 갈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수시는 하향지원 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너무 배짱지원으로 안될 걸 뻔히 알면서 쓰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고
자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에서 조금더 높혀서 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모의고사를 볼 때, 지망하는 대학과 과를 쓰지 않습니까.
그때 '조금더 노력하면 가능함' 으로 나오는 대학에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괜히 하향지원해다가 끌려가듯이 대학을 가능 경우가 생깁니다.
게다가 이 친구 같은 경우는 그냥 재미로 본 수능이 생각보다 훨씬 잘나오는 바람에 더더욱 가슴이 쓰렸다지요.
훨씬 더 좋은 대학에 갈수 있었는데.. ㅠㅜ.
그러니 무작정 수시를 쓰는 것은 오히려 함정이 되어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망한 케이스는
수시 썼다가 떨어져서 돈날리고, 상심하여 수능까지 망친 아이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그냥 신경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큰 타격을 받습니다.
잘못하다가는 2학기에 들어와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구요.
오히려 수시에 눈돌리지 않고 꾸준히 수능준비만 열심히 해서 수능때 대박을 친 친구들도 있으니
만약, 내가 내신이 좋지 않다, 논술이나 면접엔 자신이 없다
일년동안 공부열심히 할 자신 있다, 담력이 있어서수능 날 그다지 떨지 않을 것이다
하시는 분은 애초에 수시에 눈돌리고 한 우물만 계속 파시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2학년 때, 그것도 수학처럼 단위수가 높은 과목이 구멍난 분들은 그냥 신경끄고 열심히 수능준비만 하세요.
저는 괜히 저의 통지표를 보면서 한탄을 하고, 부러운 마음에 친구의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기도 하는 미련도 떨었습니다.
수시는 말그대로 한판의 도박과도 같습니다.
실력과 내신도 중요하지만 운도 많이 작용을 합니다.
그래도 모르고 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나마 짧은 지식을 알고 덤벼 들었을 때 승률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야심한 밤에 저는 열심히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겠죠.
만약 나의 내신이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다 싶으신 분들은 수시를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잘만 한다면 자신의 실력보다 좀더 좋은 학교에 갈수가 있기에 수시는 매력있는 베팅입니다.
첫댓글 전 아직 중3이지만 앞으로 고3되면 꼭 참고하고 알아두어야 할거같네여~
전 수시 3.3:1을 뚫었죠-_-ㅋㅋ 수시 2학기 두군에 썼다가 서울대 8:1 경쟁률을 못이겨 떨어지고-_-;;;; 성균관대를 붙었드래요~ㅋ
이거 스크랩이라도 해둬야겠네요!딱히 남들보다 많이 하지는 않는것 같은데 내년이면 고3이란 생각때문인지 불안감만 몰려오고;;전에도 봤었는데 지금보니 더 확~와닿네요^^;;
수시.. ㅠㅠ 06학년부터는 수시 1학기가 없어진대요. 그거 살짝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거 예전에 읽고 참 감명했던 글이구만요- 아니, 이 글이 이렇게 다시 한 번 재탕으로 들어갈 정도로 수능이 진짜 코 앞으로 다가왔군요. 허허- 시간이 이리 빠를 줄이야... 저도 이제 곧..아흑;
오호호, 정말 멋진 글이예요+ㅁ+ 저도 스크랩 슬쩍 해갑니다,'-'
무... 무써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