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지: 순천지역
답사일: 2017.5.13(토)
순천(順天)!
순천은 하늘도 인정한다.
어질고 순박하고 조용한 곳!
그래서 그런지 순천은 일상에 지친 이방인을 아무 조건 없이 마음껏 품어 주는 곳이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 울산문화아카데미에서 "채무기교수와 함께 문화유산 답사" 길에 올랐다.
머리는 단정하게,
의관은 바르게,
그리고 목소리는 맑게 다듬어 싸리문을 나섰다.
이윽고 나는 전세버스에 올랐고, 각자의 자기소개 시간이 돌아왔다
개개인에게 주어진 3분간의 스토리텔링시간!
각자의 숨겨진 비하인드스토리는 마치 또 다른 다큐멘트리 영상을 보는 느낌이였다.
드디어 내 소개시간...
똑 같은 말을 이번이 3년째다. 난 잠시 망설이다가 중얼중얼~@#$^$&#%*&^&
그런데 신기 한것은 3년째 소개 했는데도 내 이름 아는 사람 0.1%ㅎㅎ
전세버스는 시간 맞춰 송광사 입구에 도착했고
곧 야외 수업 시작.
채교수님 해설을 듣는 순간 나 자신이 불교신자라 하기에 너무 부끄러웠다.
불교에 대하여 내가 모르고 있었든 새로운 사실들..
그리고 새로운 이해들이 나를 매후 곤혹스럽게 하였고 먹먹하게 하였다.
참 많이 배웠고, 참 많이 느꼈다.
이제 공식적인 문화유산 답사가 끝나고 울산으로...
아침에 에너지를 만충 시켜 출발한 나는
송광사를 거쳐 선암사, 금둔사, 낙안읍성을 답사하며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시켰다.
재 충진 시키는 데는 광대짓이 최고!
나 하나만 광대짓 하면 만인이 즐겁다는 진리,
4대 성인도 몰랐던 진리!
이런 진리를 몸소 '아리수'와 '진또배기'로 광대짓을 했다.
이윽고 전세버스는 10시반경 울산에 도착 했고.
난 아침에 나왔든 그 싸리문으로 다시 들어갔다.
조금 구겨진 나의 모습에 아내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느낌이 이 양반이 어디서 어떻게 놀았는지 몹시 궁금 했든 모양이다.
아내는 난리다.
점잖게 품의 좀 지키라고.ㅎㅎ
입은 옷은 몽땅 농구 뽈 던지 듯, 빨래 통에 던져 넣고 샤워실로...
잠자리에 들며 생각을 정리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삶을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란 것을...
비록 나이는 매년 한 살씩 더 먹어 가지만 이것이 낡지 않은 유일한 비결인것 같다.
한 살씩 곱게 먹어 가는 아름다운 비결을 울문아에서 한 수식 배워가는 느낌이다.
생전에 법정스님은 이런 말씀을...
'취미는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선택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누구도 무어라 탓할 수 없다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저런 짓을 뭣 하러 할까 싶지만,
당사자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니게 된다는 뜻이다.
취미 중에 극과 극을 달리는 두 분을 소개하면 아이젠하워 같은 사람은
만약에 골프가 없다면 나는 도대체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지 모르겠다고 했고,
법정스님은 끝없이 인내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라 했다.
그럼 나의 취미는.
'봇짐을 메고 끊임 없이 선현들의 옥편을 뒤적거리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미치도록 문화유산 답사를 좋아 하는 유일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