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해외문학기행(대마도)후기
1. 일시 : 2024년 5월 24일(금:04:00) ~25(토:21:00)
2. 참석자 : 조동일, 김성희, 장병호, 남석우, 김제권, 심한식, 정종민, 안규수, 양승화, 윤동호, 김양순, 김미경, 위난희 총 13명
3. 출발장소 : 순천팔마체육관 주차장
4. 장소 : 일본(대마도)
5. 일정(표 참조)
일자 및 지역 | 세부 일정 | 비 고 |
제1일 (부산~이즈하라) | • 24(금) 오전 04:00 순천팔마체육관 출발 • 부산 국제여객선 3층 선사 카운터 집결, 아침식사 •부산항(8:40)출발 ~ 이즈하라(11시경)도착 및 입국수속 • 나카라이 기념관(춘향전/최익현순국지/사무라이거리와 저택) 마리아신사, 최익현초당지 • 덕혜옹주 결혼봉축비(총무지), 금석성 • 조선통신사 접우노지비 • 한어사, 방화벽, 표면옥적, 석식 후 숙소(오렌지하우스) 이동 | 쾌속선, 도보 |
제2일 (히타카츠~부산) | • 조식 후 출발 • 고려문, 소학교적 • 대선월(대마도 최초 운하), 소선월(견당사), 제키바시(러일의정서) • 에보시타케 전망대, 와타즈미신사 • 엔쯔지(고려약사불, 범종/통신사) • 편백나무와 삼나무로 이뤄진 숲길 걷기 • 오우라, 한국전망대, 미우다하마(해수욕장), 도노자키 • 대마도 히타카츠항 출항(3시경) ~ 부산항 도착, 진영 휴게소 저녁, 순천도착(21:10)
| 전용버스, 쾌속선 |
6. 여행지에서의 이야기
- 우리는 발걸음을 걸을수록 좋은 곳으로
매월 장천동 문학센터에서 서로의 성장을 위하여 격려하고 이끌어 주던 회원들이 모처럼 해외로 공간을 확대하여 답사를 했다. 문학과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서로의 눈빛을 가깝게 나누니 무엇보다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오래된 불편한 관계에 대하여 생각했다.
그리고 여정에서 본 덕혜옹주의 삶을 연민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대마도의 생태환경이 마음에 닿았다. 울창한 산기슭마다 감색 바닷물결이 넘실거렸다. 직선이 뚜렷한 담백한 구조의 주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마을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바닷물이 동네 개천과 합류한 곳에서는 숭어떼가, 심지어는 가오리도 볼 수 있었다.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섬 전체가 바닷물에 출렁거리는 정경은 무척 신선했다. 여행지 마을마다 간이 선박장에 작은 어선들이 투명한 유리빛 집어등을 단 채 물끄러미 묶어 있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지천이던 풀꽃, 등심붓꽃과 대규모 삼나무 군락이 펼쳐져 있었다. 혼자였으면 트레킹으로 전환했을 것 같았다.
특히 여행지 곳곳에서 시원한 폭포소리처럼 열창해 주셨던 양승화님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판소리 덕분에 우리들 어깨가 으쓱했다.
여행 내내 일본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등에서 여행을 와 우리와 합류한 버스 안 사람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귀한 소리를 듣게 되어 고마웠다고 손을 덥썩 잡으며 샤케를, 음식을 나눠주었다. (예술은 원래 국경을 넘는거다, 언어를 뛰어 넘는거다는 사실을 체험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많은 고심을 해서 계획해 준 회장님과 총무님 덕분에 일정은 순풍에 돛 단듯 순조로웠다. 우리는 산들 바람처럼 시원하게 웃음꽃을 피웠다.
우리문학회 전원이 참석했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아쉽기는 했다.
저녁에는 간단한 일본 다과류를 준비하여 간담회를 했다.
걸어다니는 향토사료가 및 해설사 정종민님의 고대 일본의 원류 및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하여 대마도를 중심으로 15분 남짓 강의를 했 다. 그 깊이에 다시금 팔마회원들의 귀함을 느꼈다.
그리고 전 회원들이 5분 발언을 했는데 메모를 하지 않아 기록을 놓쳤다.<여기서 반성하면서 한 가지를 배웠다. 여행 내내 아주 낡은 대형버스를(일본은 대부분의 차량을 30년 이상씩 사용한다고 한다. 그만큼 규칙대로 안전수칙을 지켜 관리한다는 반증이다.) 운전 해 주시던 연세 지긋한 기사님께서 방문지 마다 하차시에 일정과 상황을 꼼꼼히 기록하시는 모습을 보고 내심 덜컥 부끄러웠다.>
간담회에서 오랜 시간 우리 팔마문학단체를 이끌어 온 큰 어른이신 장병호, 남석우, 김제권, 심한식님의 말씀을 마음에 소중히 담기도 했다. 덧붙여 오랫만에 김성희님이 불러준 김광석의 노래를 듣게 되어 기쁨이었다. 나는 초여름도 다가오니 모두들 하는 일들이 시원하게 달콤하라고 <수박이 먹고 싶으면: 김장성 글>을 낭송했다. 몇 꼭지 소개하면 ~ 수박이 먹고 싶으면 겨울이 말끔히 물러간 밭에/ 수박만한 구덩이를 파고/ 삭은 퇴비와 참한 흙 / 켜켜히 채워 넣어야 한다 / 거기 까만 수박씨 서너 개 고이 누이고/ 흙 이불 살살 뿌려주어야 한다 중략, 수박이 먹고 싶은 사람이면 그 누구든/ 커다란 손짓으로 불러야 한다/ 엊그제 다툰 사이도 지나가는 길손도/ 이리와요! 반가이 불러 / 정답게 둘러앉아야 한다 / 그래야 잘 익은 수박은 / 칼도 닫기 전에 쩍! 제 몸을 열어 / 단물이 뚝뚝 돋는 붉은 속살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것이다 / 한 시절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이다~
30만원이나 선뜻 후원해 준 정종민님, 편찮으신데도 내색 한번 하지 않으셨던 분, 언제나 미소를 지으시던 영국신사 안규수님께서도 10여만원이 넘는 선물을 보태 주셨다. 덕분에 잘 사용했다. 덧붙여 여행지 곳곳에서 살뜰히 회원들을 챙겨 주었던 회장님, 총무님께 감사했다. 찹쌀붕어빵, 아이스크림, 커피, 정! 고마웠다. 우리는 밤 9시경 팔마체육관에 무사히 도착하여 서로를 아쉬워하며 귀가했다.
- 음식을 나누며 정도 나누고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같은 것이리라. 한 때 일본음식을 탐구했던 적도 있어서 일본 음식이 낯설지는 않다. 우리가 접했던 음식은 첫 날 점심으로 미소된장국을 곁들인 도시락을, 저녁은 고기와 해물을 구이로 접했다. 아마 한국인들을 위한 맞춤식으로 변형된 요리인 것 같다. 제대로 한다면 스키야키(조림식 요리)나 나베(전골요리)가 나왔어야 한다. 다음날 아침은 간단하지만 일본 정통 반상차림인 일즙 삼채 구성의 다시마계란찜, 미소된장국, 그리고 낫또가 선택으로 제공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ㅍㅁㅇ에서 낫또를 잘 만들고 있어 가끔 이용한 적이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현지 낫또가 조금 더 품질이 좋았다. 그리고 점심은 면발이 굵고 국물이 섬섬한 우동정식으로 김, 유부초밥, 튀김류(덴푸라) 등이 제공되었다. 적은 여행경비로 알차게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촐한 반상에 둘러앉아 우애를 다지던 옛 우리 전통 가족들처럼 우리 문학회 회원들은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즐거운 식사를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진영휴게소에서 김치찌개로 뒷마무리를 했다.
쭉쭉 뻗어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대규모 삼나무군락을 지나오며 생각했다. 우리 팔마문학도 그러할 것이라고. 우리 모두 그런 마음으로 짐을 풀었다.
오월의 시(홍수희)
떨어지는 꽃잎이
초록을 키우고 있었다
오월이었다
초록과 초록을 마주 비비면
눈물의 향기가 났다
오월이었다
단단함이나
울림이나
깊음이나
아름다움이다
거저 얻어진 것은 없었다
오월이었다
안녕하세요? 팔마문학회 최고의 기록자이신
김혜련선생님께서 동행을 못한 이유로 제가 올렸습니다.
이 글을 쓸거라 생각하지 않아서 메모하지 못했습니다.
기억에 의존하여 기록하니 부족한 점 널리 이해하여 주세요.
우리 회원님들의 안녕을 응원하며 다음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대마도 기행 후기를 신속하게 올려주셨군요.
문학적 감성이 듬뿍 묻어 나네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 멋진후기 감사 또 감사합니다 ❤️🧡💛♡
재미와 멋이 있었고 서로 간 우의를 다지는 뜻 깊은 행사였어요.
회장님 총무님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이토록 훌륭한 기행 후기를 접하니 감동입니다. 위난희 선생님의 진심어린 감성과 섬세한 필치가 우리 문학기행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우리 팔마문학회에 상서로운 기운을 느낍니다
위난희 선생님이 작성하신 대마도 문학기행문 감동입니다.
지금 이 순간 대마도를 다시 다녀온 듯 생생한 글...
감사합니다. 아주 많이!!
물고기님, 정성이 남긴 대마도 문학기행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회원님들의 덕입니다
우리말에 <자갈자갈:여럿이 모여 나직한 목소리로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것> 이라는 단어가 있더군요
우리 회원님들
화목하게 글도 쓰고 마음도 나누어요
내면에 피는 꽃!
서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