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유지는 수능과 학교 공부가 따로 이기에 가능 ㆍ
따로 국밥 정책 덕에 학원 사업 성장 ㆍ
5종 교과서에서 지문이 나오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교과서에 없는 지문 만 출제 가능 했다
최고 연봉 스타강사 왈 수능의 미래는 없다
“수능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7~8년 안에 붕괴되고 10년이면 (수능 자체가 사라지고) 평가 양식이 바뀌고, 사는 세상이 바뀔 것이다. 나는 그 전에 이 바닥을 뜰 것이다.”
지난 9월 1일, ‘연봉 200억’이라는 타이틀로 더 유명한 1타강사 현우진의 발언이다. 수능이 사라진다고? 이게 뭔 말인가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말뜻을 이해하려면 우선 ‘수능’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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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과 수능은 엄밀하게는 별개의 과정이다. 지방 일반고 전교 1등이 서울대가 아니라 인서울도 힘들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아직 많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 시험 성적 좋으면 당연히 수능 점수도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잘하는 아이는 뭐를 갖다 놓아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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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수능은 과거 학력고사처럼 어떤 공통된 교과서 범위 안에서 출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는 각기 다 다르다 (교과서 다양화 문제를 이제와서 엎을 수도 없음.) 이 모든 교과서를 전부 취합하여 거기의 지문 모두를 배제하고 출제하는 것이 수능이다. 그러니까 학교의 영어 시험과 수능 영어 시험은 공부 방법도 다르다. 즉, 내신 따로 수능 따로라는 따로국밥 학습 상황에서 아이들은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에 맞추어 수시와 정시를 ‘선택’한다. 학교 생활에 에너지를 쏟으며 수시로 갈 것이냐, 아니면 교실을 대충 버리고 학원과 인강에 맞추며 살 것이냐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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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학습과 수능 대비를 함께 준비 시켜주는 고등학교, 즉 수능 연계 학습이 가능한 고등학교들이 그래서 인기가 많은 것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은 문제였던 것. 이전까지는 자사, 특목고가 이 부분에서 탁월했지만 이제는 정시 확대 기조로 앞으로는 교육특구 지역의 우수 일반고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그래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확률 자체를 높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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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현재 교실에서 공부 착실히 하는 것과 좋은 수능 점수는 별개라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현재 대한민국의 대입 혼란 풍경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까지의 이야기다. 그러나 장기화되는 코로나 여파와 정시 확대로 공교육의 교실 모습은 이미 우리가 알던 그것과는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경제적 문화적 보호장치가 확실한 일부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현재 야생 상태에 가깝다. ‘어차피 독학’으로 학습하는 상황이라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대입을 준비하려는 애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80년대 학군 지역 과열 현상과 유사한 우수 일반고 러시 현상도 시작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현 기업의 사원모집에서 중시되는 면접 위주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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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는 장단점을 떠나서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전 포스팅에서 썼듯이, 학령기 인구의 절대감소로 인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익숙한 “학교 시스템” 자체는 전면 대수술이 사실상 불가피하다. 고교학점제가 단순히 미국 고등학교 시스템의 단순한 도입이 아닌, 나름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이다. 또한 현 초등학교 이하의 연령 아이들 세대에는 한국의 대학 자체가 절반은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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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연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묻는다면, 글쎄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로 가속화되고 있는 교육 양극화 상태에서 과연 “아이들이 더는 학업 스트레스에 눌리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중고등학교”라는 것이 현실화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시를 늘리든, 수능을 무력화시키든, 고교학점제를 하든, 경제적 문화적(정서적) 보호장치 안에서 “관리”를 받는 상위 계층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상당수의 아이들 사이에 벌어질 엄청난 차이가 가져다 줄 충격에 우리 모두가 얼마만큼 대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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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양극화는 이미 피할 수 없는 눈덩이로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이후에는 좋은 대학을 가느냐 못 가느냐, 의대 정도는 나와야 먹고 산다의 문제 정도가 아닐 수 있다
공교육이 사라지고 가정교육만 남게되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