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명천에 사는 태 서방, 명태(明太)
명태는 훌쭉하게 못생긴 생선이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생선이다.
영어로 walleye pol-lock, 대구과 어종이다.
명태는 한수(寒水)어족이다.
러시아의 혹한을 피해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기러기 같이, 명태도 캄차카 반도 해역에서 지내다가 북해도를 거처 포항 부근까지 남하하여 월동을 한다.
명태는 알, 창자는 물론 눈알, 아가미, 껍질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명태는 생태, 동태, 황태, 건태(북어), 코다리 등 가공 방법이 다양하다. 그래서 조리방법도 아주 많다.
흥이 많은 민족이다.
아방가르드 트롯트 뮤지션 옥수동 왕순대는, 투박하고 원초적인 노랫말로, 먹고 싶다. 동태탕, 먹고 싶다. 동태전
채만식의 수필 ‘명태’는, 일제강점기 때 조국의 그리움을 명태로 표현했다.
목성균은 ‘명태’를 무욕(無慾)의 상징이라고 예찬했다.
가수 강산에의 타이틀곡 ‘명태’에서. 그대 너무 부드러워요~ 그대 너무 맛있어요.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어요.
아름다운 시에 곡을 붙인 ‘명태’는 오현명의 가곡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명태 새끼, 노가리를 구워먹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세계 어디서나 명태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민족은 없다.
중국인들은 다리만 빼고 다 먹고, 일본인들은 군함만 빼고 다 먹는다고 하는데, 생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일본사람들도, 명태는 살이 무르고 기름지지 않아, 회감으로도 사용하지 않는다.
굽거나 튀김으로도 쓰지 않지만, 단백질이 풍부해서 어묵으로 가공한다.
니들이 명태 맛을 알아!
생선 내장은 별로 쓸모가 없어 ‘벨’이라 하는데, 명태 내장만은 맛이 좋아 창난젓을 만든다.
고니로는 알탕을 끓인다.
말린 북어를 고추장과 참기름을 발라 구우면, 북어구이(나막스)가 된다.
코다리 북어는 조림으로
노가리를 노릇노릇 구워서 찢어 놓으면 좋은 술안주가 된다.
동태 살은 포를 떠서 전을 부친다.
국물 낼 때는 북어 대가리를 쓴다.
명태만이 가지는 맛의 예술
동태전의 담백한 맛
황태탕의 진한 국물 맛,
생태찌개의 시원한 맛,
노가리의 고소한 맛
황태
명태는 초겨울에서 이듬해부터 봄까지,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맛과 영양이 풍부한 황태가 된다.
백담사 인근 용대리의 황태 해장국의 깊고 그윽한 맛은, 명태 맛을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명태가 베풀어 준 행복에 감사한다.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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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86xmJHLSV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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