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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생명의 항해]는 국방부가 연예인 출신 현역 군인들을 기용해 만든 두번째 국방부표 대극장용 뮤지컬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뮤지컬로 개중없이 확장됨에 따라 국방부도 대세를 맞춰가려고 기를 쓰고 있다는 결과물 중 하나죠. 국방부에 소속된 인기 연예인 출연의 자체제작 뮤지컬 공연을 통해 전국민적인 안보교육과 민족주의 고취를 실현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언제나 그랬듯 상당히 낯간지로운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그 첫번째 작품은 강타,양동근 주연의 [마인]이었고 두번째 작품이 이준기 팬들의 국경를 넘어서는 이준기 출연 저지 운동으로 소란스러웠던 [생명의 항해]이죠. 이전 기획들과 다르게 한류를 자극하고 있는데 국방부 제품이라 그런지 이준기,주지훈 같은 한류스타를 기용하고도 외국인 관객들을 위한 일어자막 같은 고객서비스엔 관심이 없는 작품입니다. 묵직하고 단순하고 촌스럽고 투박하며 웅장함 속에 얼기설기 붙은 헐렁한 이음새가 정돈되지 못한 혈기로 산만한 나라사랑을 외치고 있죠.
국방부는 [마인]을 올린지 1년도 안 돼 6.25 60주년 기념작으로 [생명의 항해]를 기획했는데 이 작품은 6.25 전쟁 당시 실제 일어났던 1950년 흥남철수 작전 중 14,000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하여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라 불리우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기적같은 구출담을 중심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구출한 건 기네스라는데 국내에 그렇게 많이 알려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선의를 배푼거라 그런 것 같습니다. 고증 따윈 신경도 안 쓰고 있는 작품이지만 올해 6.25 60주년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기념사업을 마련하고 있는것에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영화계에선 [포화속으로]가 일찌감치 선전했고 방송쪽에서도 6.25 60주년 특별기획물들을 활발하게 편셩했기 때문에 국방부로썬 이 같은 내용의 뮤지컬 기획이 시기적절한 소재발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쟁과 이념과 사랑이라는 닳아빠진 삼각관계 소재보다는 낫죠. 그러나 [생명의 항해]는 소재만 그럴싸할 뿐 평범한 이념드라마입니다.
[생명의 항해]는 짧은 시간내에 촉박하게 기획하다보니 기념사업 열기 다 지나간 상태에서 뒷북치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질도 제일 떨어져요. 넉넉한 사전기획 기간은 물론 제작비도 충분했던 [포화속으로]와 [로드 넘버원],[전우]가 그럼에도 완성도는 별볼일 없었는데 [생명의 항해]는 위 작품들이 받은 어느 혜택도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겨우겨우 완성시켜 무리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해 계획된 지방공연은 6.25 60주년인 올해 안으로 마칠 예정이라 다행이죠. 기념사업으로 기어코 올릴 생각이라면 무리가 있더라도 해 넘어가기 전에 박아놓는 게 완성도보다도 관건입니다.
[생명의 항해]는 국방부다운 소재 선택이지만 국방부이기 때문에 이해되고 국방부에서 제작하는거라 촌스러운 제목이 더 어울려 보이는, 틀에 박힌 운명을 타고난 뮤지컬입니다. [생명의 항해]란 제목은 안재철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구출기록과 사료를 담은 방대한 역사서에서 따왔는데 작품을 이루는 근간도 뮤지컬과 같은 제목인 안재철의 동명 서적에서 많은 부분 따왔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공연장 입구에 안재철 서적과 관련된 [생명의 항해]사진 전시전을 간소하게 해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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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고 서울 충무아트홀 공연까지 성사시켰음에도 국방부 자축 행사로 그치고 말았던 [마인]과 달리 처음부터 서울의 국립극장 같은 인접교통성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생명의 항해]가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주지훈,이준기라는 특급 한류스타가 군인신분으로 이 작품에 출연하기 때문입니다. 달리 이유가 있겠습니까? 국방부의 본래 의도를 생각하자면 탄식할 노릇이지만 그것밖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고리타분한 관제뮤지컬을 유료예매로 보고자 적극적으로 자리를 알아보는것이지요. 저도 그 중 한명의 관객이었고요.
공연팬들에겐 이들 말고도 군인신분의 뮤지컬 스타였던 김다현과 민간인 뮤지컬 배우인 윤공주와 문종원의 동반 출연도 관심가는 요소입니다. 모 뮤지컬 기획사들처럼 지저분한 캐스팅 일정으로 머리만 복잡하게 만들지도 않습니다. 이들 배우들을 한번에 볼 수 있다는 희소성이 있죠. 민간인 배우가 맡은 여주인공 금순 역을 제외하면 그리운 스타급 남자배우들이 전부 단독으로 한 무대에 동시등장 한다니 혹할 수 밖에 없어요. 이런 때 아니면 언제 이들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겠어요. 굳이 팬이 아니다 하더라도 이준기나 주지훈은 동시대적인 한류스타이자 부가사업 영향력이 막강한 기업형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들의 출연 자체가 많은 이들의 관심요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군대 갈 무렵 국내에서의 인기나 지명도가 시들시들했던 강타와 티켓파워가 약했던 양동근 출연의 [마인]과는 다른 경우입니다. 주지훈,이준기 출연만으로 볼만한 가치를 생겼죠. 그 대신 관객들은 이미 사전에 마음 접고 국방부가 제작하는 의도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4학년 역사 교과서 같은 단순하고 졸린 내용의 극을 충분히 감안한 것이고요.
이 작품의 뮤지컬적 완성도에 기대를 건 관객은 없을 겁니다. 다시 말해 작품이 아무리 별로여도 애초에 기대도 안 했기 때문에 그냥 우습게나 받아 들일 뿐 본전생각이 날만한 작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주지훈,이준기 동반출연만으로 본전찾기는 자명해지는 거니까요. 한편으론 이같은 반응이 측은하군요. 제약 많은 국방부 뮤지컬이라지만 해당 참여진들은 배우건 기술진이건 나름 자긍심을 갖고 작품에 임했을텐데 스타급 출연진을 제외하면 작품 자체로는 아무런 관심도 못받고 공개된 작품도 그런 무관심을 넘어설 수준도 전혀 못돼서 국방부의 한계를 증명한 또 하나의 불량 문화상품으로 조립됐으니까요. 과거 국방부가 차인표,이정재 데리고 이들 연기경력의 영원한 흠집을 남긴 [알바트로스]의 악몽이 떠오르네요. 팬들이 채 마음의 준비도 할 새 없이 휙 군대로 차출된 이준기,주지훈을 이런 식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반갑긴 한데 둘 다 배우 경력이 그리 길지 않고 연기력도 아직 설익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번 뮤지컬 출연은 윤공주만큼이나 경력만 우스꽝스럽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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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항해]는 타이틀은 국방부 뮤지컬이지만 스타급 연예인 출신의 군인배우 출연 덕분인지 뮤지컬 협회와 기업 지원으로 [마인]때와 달리 매체홍보가 원할하게 풀린 편입니다. 작품도 온라인 예매처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 소식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겁니다. [마인]때는 그 조차도 미비했으니 많이 나아진거에요. 적어도 이쯤에서 올려진다 라는 건 알 수 있을 정도로 온라인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거기다 연습도중 이준기 이마 부상으로 의도치 않게 공연이 더 알려졌죠.
서울 공연 기간도 짧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일주일도 안 하는 오페라나 발레 공연보단 공연기간이 길고 기간만 긴게 아니라 9일 동안 무려 14회나 공연하는 어리석은 일정을 짠 바람에 볼 수 있는 기간이 낮과 밤 상관없이 넉넉해졌어요. 극장 선택도 괜찮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방부에서 제작하는 뮤지컬이 뭐 이리 비싸냐는 불만도 있었지만 3만원 대부터 시작해 7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표는 기존 3층 짜리 대극장 공연에 비하면 절반 값입니다. 가격도 이만하면 부담없었고 극장위치도 접근하기 용이했으니 그냥 속는 셈치고 배우나 보자는 생각으로 봤습니다.
뮤지컬 [생명의 항해]의 제작비는 중극장 뮤지컬 제작비 수준도 안 되는 10억원 정도 투자됐다고 합니다. 국방부니까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올리면서도 10억도 안 되는 제작비로 작품을 맞출 수 있었던거죠. 인건비가 거의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금액인데 어떤 이들은 무슨 제작비가 10억이나 들었냐며 의아한 반응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국방부 작품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거저 만든거라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연예인 출신 사병들을 이런 식의 홍보목적으로 영입한 것만 봐도 거저 먹는걸로 보이니 웬만한 부분은 돈 안들이고 한 걸로 보일 정도입니다. 의상비도 안 들었을 것 같고 밥이야 부대 밥차가 와서 먹였을테고 민간인 배우들 몇몇 빼곤 배우들 출연료가 있을리 없고 소품도 부대에서 쓰던거 재활용한 게 많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대극장 뮤지컬 올리면서 돈이 안 드는 건 아니니 최대한 아끼기 위해 이리저리 손벌리고 머리를 굴려 가계부를 다시 작성해도 최소한의 것들은 집어 넣어야하죠. 어쨌든 이것도 국방부 나름의 수입원 창출 상품이니까요. 돈 벌어서 국방부 예산을 늘릴 수 있다면 꽤 보람있는 경험으로 남을 수 있을겁니다. 배우들은 계속해서 군입대를 할것이고 레파토리 개발에만 성공하면 일회성 공연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올릴 수도 있죠.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10억원의 제작비를 9일 일정의 서울공연과 2~3일씩 잡혀있는 지방 공연에서 제작비 이상의 수입으로 메워야하는데 최소 손해는 안 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가 예산으로 낭비했다는 추근을 받으면 윗사람들 입장이 곤란해질테니까요. 그런데 생각처럼 제작이 순탄하게 풀리진 않았나 봅니다. 보니까 애초 잡아 뒀던 기업투자에도 천안함 사태 이후 차질이 생겨 막혀버렸고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추가로 2억원을 보태줬지만 그럼에도 제작비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당초 국방부가 지원하고자 한 금액은 전체 제작비의 5분의 1인 2억원 이었습니다. 대세를 따라 뮤지컬 기획을 다시 한번 한건데 반공영화 제작비보다 더 많이 들게 생겼으니 골치 아파진거죠. 국방부 뮤지컬이니 객석 절반은 초대권을 뿌려야 하는데 애초 국방부가 지원하고자 한 예상치 제작비가 초과됐으니 나머지 좌석을 팔아 수입을 맞추려면 짧은 기간 내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주말,평일 상관없이 하루 2회 공연을 감행하는겁니다. 그래서 결국엔 강철 체력 배우들도 주말 4회 공연 연달아 하면 기진맥진한 것을 [생명의 항해]는 한명 빼고 전부 단독캐스팅임에도 평일 내내 하루 2회 공연하는 무식한 일정을 잡았고 개막 직전 비씨 프라운지를 통해 전회 공연의 잔여석을 헐값에 처리하게 된거죠.
프로듀서를 맡은 이영노 중령은 제작비를 9억원 정도로 낮추려고 노력했다는데 1억을 줄였는지 모르겠군요. 작품을 보니 크게 돈들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때깔나게 만들려고 고심한 흔적은 보이던데 말이죠. 노력에 비하면 작품성을 떠나 규모면에서도 후지지만 성의는 보입니다. 초대권 배부 의무를 부여받은 공연이라 예매율이 좋다 하더라도 수익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서 낮공연을 추가한건데 객석이 그렇게 많이 차지도 않았어요. 국방부 뮤지컬이니 상업 뮤지컬처럼 가격을 불릴 수도 없고 더군다나 단기공연이니까요. 군에서 뮤지컬 제작을 통해 배우들의 재능을 살려주는 건 좋은데 일이 생각지도 못하게 꼬인 바람에 배우들만 죽어나가죠. 신기록 세울 것도 아니고요. 초짜 뮤지컬 배우들 데리고 하루 2회씩 공연한다는 게 정상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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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생명의 항해]는 시작부터 초짜 뮤지컬 배우 때문에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대경력 없는 이준기를 온갖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참여시키다가 최종 연습 도중 사고가 난거죠. 사고 경위도 글쎄, 암전 중 무대를 이동하다 앞을 못 보고 세트로 제작된 배의 철 구조물 프레임에 부딪혀 이마부상을 당한거라네요. 얼마나 세게 부딪혔으면 50바늘이나 꿰맸다죠. 무대극 배우들의 기본이 암전 중 감쪽같이 사라지는건데 이것도 제대로 못해서 이마를 2시간 동안 꿰맸다니, 이것만 봐도 연습기간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알 수 있는 예입니다. 첫날 공연은 겨우겨우 무대에 섰지만 둘째 날엔 대사도 제대로 못하는 대역배우가 배역을 구겨놨죠. 오로지 이준기 때문에 이 작품 보려던 관객들은 우려 반 걱정 반 이었을 겁니다. 나오면 볼테지만 걱정스럽고 안 나오면 그냥 안 보면 되는건데 이건 국방부가 전전긍긍할 노릇입니다. 예매오픈한 첫 날 빼놓곤 예매율도 나아질 게 없었는데 이준기 안 나오면 줄줄이 취소표 생길게 뻔하니까요. 이준기 안 나올지도 모른다는 소리에 실제로 취소표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언론에선 50바늘 꿰맸다고 잔뜩 설레발을 쳐댔으니 국방부도 난감했을거에요.
그나마 주말에 공연을 시작해서 공연계 공식 휴무날이나 마찬가지인 월요일은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23일 월요일 오후까지도 경과를 알 수 없어 이준기 출연이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24일 화요일 오후 2시에 잡힌 언론공개에는 참여하기로 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언론공개용 공연 외에도 남은 공연도 차질없이 이준기 출연이 확정됐습니다. 전 24일 낮공연을 본거였고 이준기가 전주 일요일 공연에서 하차하였기 때문에 못 볼 수 있다는 걸 감수하고 공연장을 찾았는데 출연자 명단에 이준기가 있는 걸 보고 한편으론 안심했습니다. 첫 날 공연에서 찍힌 사진 보니까 정상이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했지만 원래 일정의 배우가 나온다고 하니 어쨌든 반갑더군요.
이준기 출연은 국방부 압력이라기 보단 이준기 본인의 책임감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혹사를 자처하고 있지만 나중을 생각했을 때 현명한 선택이긴 합니다. 이준기는 따로 출연료 같은 거 없이 한 달 73,000원 이등병 월급 받고 군인신분으로 출연하는건데(일병인 주지훈은 이준기보다 5천원 더 받고 나옵니다.) 국내외 팬들이 자신을 보러 올거라는 걸 알면서도 병상에서 치료를 받는것이 공연 서는 것보다 더 불편한 노릇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쌀포대 수십개 딸려 붙은 화환만 해도 열댓개가 넘게 배달됐으니 신경이 쓰였을거에요. 또한 적지 않은 자본이 투입된 뮤지컬인데 자기 하나 하차로 취소표가 속출한다면 돈 까먹었다는 죄로 아마 제대할 때까지 눈치보였을 겁니다. 군의관이 상시대기하고 있다고도 하고 공연을 보니 공연 첫날 때보단 상태가 나아진 것 같아요. 언론공개 때 찍힌 사진을 보니 꽁꽁 동여맸는지 붕대 아래로는 상처난 흔적이 전혀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마에 붕대 칭칭 감고 모자 쓰고 나왔지만 전쟁드라마라 극과 잘 어울렸습니다. 움직임이 많을 땐 모자가 벗겨져서 붕대 감은 상태로 연기해야 했는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안쓰럽더군요. 커튼 콜 땐 이준기 붕대투혼에 박수세레가 가득했고 그걸 알려주기 위해 주지훈이 옆에서 모자를 벗기기도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사고를 당한 바람에 투혼을 불사하게 됐죠.
공연 직전 배우가 아픈 상태로 무대에 올라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이 몇개 있었죠. 그나마 [생명의 항해]는 가사라도 외운 대역배우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렌트]대학로 공연에서 조서연이 노래를 거의 못하고 올랐던 개막공연이나 [신의 아그네스]정동극장 공연에서 마취약 먹은 상태에서 대본 들고 무대에 섰던 박정자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준기는 조서연이나 박정자처럼 몸이 거의 말을 듣지 않는 최악의 상태는 아니니까 각별히 조심만 한다면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하루 2회 공연이라는 겁니다. 24일 같은 경우는 언론공개까지 합쳐 3번이나 무대에 올랐죠. 공연기간이 짧으니 후다닥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선이 크고 등장 분량이나 비중이 높아서 저렇게 몸을 굴리다가 이마 터지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본인의지도 있고 하니 배역에서 하차할 수는 없겠지만 빨리 대역배우 연습 시켜서 역할분담을 시키는 게 가장 안전한 조치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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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예회 수준의 헐거운 작품이란 소리도 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고요. 따분하긴 하지만 견딜만합니다. 그렇게 최악은 아니에요. 주지훈,이준기,김다현,윤공주,문종원 같은 배우들 보는 재미는 있는데 그런 배우 보는 재미는 30분도 못가 휘발됩니다. 그 뒤엔 작품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 작품은 구성의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재미가 없습니다. 지루해요. 고리타분한 전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애초 상업뮤지컬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재미요소를 이런 기획의 작품에서 원한다는게 무리가 있겠지만 관제뮤지컬이라고 꼭 틀에 박힐 필요가 있나요? 의외의 발견을 기대할 수도 있는거죠. [생명의 항해]는 딱 예상한 만큼만 보여줍니다. 너무 몸을 사려요. 분명 열심히 하고 있고 흥미진진하게 만들려고 무진장 노력하고는 있는데 그럼에도 국방부 위신을 떨어뜨리지 않는 기상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매 장면마다 한계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모든 장면이 낭비됐고 처집니다. 더 나아갈 수 있는데 건전하고 교훈적으로 주제를 풀어야 하는데다 그걸 상부에서 요구하는 것만큼 채워주면서도 개별적인 뮤지컬 작품으로써의 쇼적인 재미와 인물관계를 흥미있게 짜낼만한 능력은 안 돼서 다음 장면에선 이런 대사를 하겠지, 싶으면 바로 그런 대사가 나오고 인물성격은 전부 스테레오 타입으로 빠지며 반공물의 익숙한 화법은 모조리 다 나옵니다. 반공물로썬 합격이지만 상업적으로 볼 땐 꽝이에요.
작품은 무게중심이 없습니다. 대체 어디에 중심을 둬야할지 분간을 못하는 것 같아요. 6.25 60주년 기념물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피난민 구출 실화를 소재로 삼은 것부터가 국방부 뮤지컬로썬 실수였습니다. 소재는 6.25와 딱 맞아떨어지는데 마냥 찬양하기에는 6.25 60주년 기념 사업물로썬 적당하지 않은 소재죠. [생명의 항해]의 일등공신이 한국사람이었다면 이 작품의 주제는 확실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당시 화물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미군과의 계약에 따라 항공유를 싣고 흥남행으로 가던 배였고 14,000여명의 피난민 구출을 감행한 이도 외국인이었다는 겁니다. 국방부 제작의 전국민 대상의 안보교육 뮤지컬인데 전쟁 도와주러 온 외국인의 한국사람 구출기는 의미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6.25 기념사업과 결부시키기엔 뭔가 안 맞는거죠.
원래 이런 이야기라면 라루 선장 지휘로 14,000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하고 승선한 사람들이 몇날 며칠을 비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리며 결말은 거제도에 하선해서 새로운 삶을 꾸릴 때까지의 과정을 포착하는 게 정상적인 구도입니다. 제목이 [생명의 항해]니까요. 피난민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부산을 거쳐 제주도까지 안전하게 피난민을 이동시킨 기간은 3박 4일이죠. 그 사이 5명의 아이가 배에서 태어났고 거제도에 도착했던 날은 우연하게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겹칩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워낙 많은 이들이 승선했기 때문에 실화에 기초해 다룰 만한 소재도 많고 만들 수 있는 인물도 무궁무진합니다. 3박 4일 동안 배 안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죠. 사료도 풍부하고요. 이 안에서 사랑과 역사와 민족적 자존심과 화해와 감동을 섞어낼 수 있습니다. 배를 중심으로 하여도 할 얘기는 많고 무대극에 올리기 위한 공간설정도 용이합니다. 14,000명이나 태울 수 있는 규모의 배라면 꽤 큰 크기란 얘기니까요. 관련자료도 많으니 실존 인물에 기초하여 공산당 간부를 남편으로 둔 여인의 이력이 발각돼 궁지에 몰리자 아이와 함께 바닷물로 뛰어들어 자살한 얘기나(이걸 주지훈 캐릭터에 반영한 것 같긴 하지만) 수도사의 길을 택한 라루 선장의 일화 같은 걸 집어넣어도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전쟁에 휩쓸려 갈 곳 없는 개개의 피난민들이 생명의 항해에 탑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극의 정점에서 생명의 항해에 무사히 올라탄 모습에서 마무리를 지어도 좋을 것입니다. 제목이 [생명의 항해]이고 극의 중심에 생명의 항해가 놓여있기 때문에 이런 구성이라면 메러디스 빅토리호을 중심에 놓고가거나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정점에 세우는 게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아니면 라루 선장의 시야로 바라보는 피난민들의 애환을 다루어 타국인의 눈으로 본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애를 그려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뮤지컬 [생명의 항해]는 이도저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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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두 가지를 욕심낸 것 같군요. 하나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한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6.25가 터진 직후의 어지러운 상황들을 담아내는거죠. 전쟁 전 이념과 상관없이 평화롭게 살던 평범한 남자들은 전장에 나가 전투를 벌이고 뒤에 남은 가족들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갑니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다시 만나고 다시 헤어지고 피난길에서 친구를 만나고 배신당하고 죽고 울고 짜고...지고지순한 아내, 사랑스러운 자식, 헌신적인 어머니, 같은 고향사람이었지만 안면 싹 바꾸고 반공분자로 변한 공산당 앞에서 이 늙은이부터 죽여라고 울부짖는 민폐 노인들...씩씩한 군인은 용감하게 전쟁에 참여했다 동료를 잃고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그러다 어떤 여인을 만나고...이 와중에 동무, 동무 외치는 빨갱이 캐릭터 한명은 꼭 등장해서 잘 나가던 상황을 역전시키고 긴장감을 주고 이야기를 꽈배기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가 극적으로 화해하고...인간적인 미군 캐릭터도 한명 나오고...북한군은 미개하고 폭력적인 단세포적 악마로 그려지고...중간중간 불꽃튀는 전쟁장면도 집어넣고...
군대가면 안보교육 받을 때 간부급들이 나와서 미국 만만세를 외치는데, 하나같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군 철수하면 우리 나라 당장 거덜 난다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에서도 미군들은 긍정적으로만 그려지더군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경제력을 키웠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미군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 국방부로썬 미군 나쁘게 그려 인상 구길 필요가 없을겁니다. 여기에 비극적인 전쟁의 모습을 황폐하고 황량한 풍경으로 보여줘 전쟁의 참혹함을 극대화시키는 전형적인 전쟁물에 대한 욕심을 추가시킨 것인데 그렇게 해야지만 국방부 색깔을 띌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작품의 중심소재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생명의 항해 구출담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메러디스 빅토리호만 다루면 국방부 특징을 보여줄만한 게 별로 없죠. 3박 4일 동안 항해하다 거제도에서 하선한 내용이고 그 배는 외국인 선장이 지휘하는 외국 배였고 민간인들을 구출한 배였습니다. 뭔가 전쟁물 다운 장면을 집어넣어야 만족스러운 전쟁기념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생명의 항해]는 두 가지 다 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연결 안 된다는 겁니다. 단막극 2개를 본 느낌입니다.
[생명의 항해]로 소재가 펼쳐지기까지 전반부가 너무 길어요. 전체구도에서 봤을 때 필요도 없는 장면이 1시간 가까이 나옵니다. 현재와 같은 구성이라면 3막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작품의 태도가 애매모호해요. 무엇을 기리지 위한 것인지 중심이 없죠. 고향 친구였던 해강과 정민의 관계나 인물 성격 등은 모두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오르고 난 뒤 풀어도 됩니다. 하도 생명의 항해 얘기가 안 나오길래 전 저렇게 전개되다 최종목적지로 생명의 항해가 이용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1막 후반부에 생명의 항해 얘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이야기가 휘청거리는 지점이죠.
[생명의 항해]를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지려면 현재의 1막 부분을 거의 다 삭제하고 도입부 장면 정도로만 활용한 다음 2막을 확장시켜 전체 구도로 뒤집어야 합니다. 그런데 라루 선장 중심으로 펼치자니 남의 나라 영웅 만들기밖에 안 되고 전달할 것도 많고 보여줄것도 많아서 그걸 다 하려고 이것저것 다 건드리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습니다. 미군에 대한 인상을 긍정적으로 심어주기 위해서 금순과 데이비드의 관계를 동화적으로 포장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사족이고 북한군보다 남한군이 훨씬 인간적이고 사리분별력이 있고 현명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주지훈이 맡은 정민을 전개를 이을수록 비겁한 빨갱이로 만들고 그와 정반대의 해강 같은 남한군 캐릭터를 만들어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려고 하니 보다보면 예상대로 민망해지는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명색의 6.25 기념뮤지컬이니 전쟁 장면은 꼭 집어넣고 싶었나 봅니다. 차라리 노골적으로 총검술 장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볼거리를 의도하는 게 나을뻔했죠. 별로 박진감 넘치지도 않고 애들 택견 놀이하는 것 같은 어설픈 전쟁군무가 1막에서 시도때도 없이 나옵니다. 안 되는 요소를 인원으로 때우려고 하는데 산만할 뿐이고 상황이 위험해 죽겠는데 갑자기 뮤지컬이라는 것을 상기하며 노래나 부르고 있으니 보는 이들을 다 다급하게 만듭니다. 군인들의 씩씩한 모습, 흔히 볼 수 있는 군인들만의 동작, 전우애, 강건한 모습 등 하나의 캐릭터라기 보단 마네킨 전시효과만 줄 뿐입니다. 전쟁드라마에 대한 욕심이 주제를 갉아먹고 있어요. 과도한 PPL로 역효과를 일으키는 영화들이 있죠. 광고 역효과로만 따진다면 몇 년 전 개봉된 전지현 주연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국방부 버전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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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웅장합니다. 큼직큼직하게 나눠졌고 넘쳐나는 여백을 인원으로 채우기 때문에 공갈빵 같은 텅빈 순간이 많습니다. 웅장함 속의 촌스러운 규모강박증이 투박하게 확장된 엉성한 구조입니다. 군악대가 배경음악을 연주하는데 그래서 일반적인 대극장 뮤지컬 같은 화려한 음은 없습니다. 노래는 무난하고요. 합창은 다른 뮤지컬들처럼 찬송가 같습니다. 들을만 했습니다. 10대 1로 뽑힌 일반 사병 출신의 뮤지컬 배우들 연기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대사가 주어진 배우들은 몇 없어요. 일반 군인 배우들은 거의 다 앙상블 수준이죠. 어설프긴 하나 처음부터 그걸 감안하고 봐서 그런지 아마추어 티가 팍팍나는데도 별로 어색한 느낌은 안 들더군요. 일반 잣대로 대면 학예회 수준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보니 워낙 성격이 자명한 기획이라 지금의 수준은 그냥 못만든 창작뮤지컬로 보입니다.
이준기는 딱 뮤지컬 처음 하는 배우처럼만 합니다. 몸이 안 좋기도 했지만 노래를 잘 하는 건 아니에요. 힘든 노래도 없죠. 주지훈은 노래방에서 100점 맞을 정도의 수준입니다. 뮤지컬 경력이 한 번 있지만 밋밋하죠. 둘 다 잘 하진 못 합니다. 연기도 그저 그런데 이건 배우 탓이라기 보단 대본이 너무 나빠서 그렇습니다. 이런 수준의 배역 성격 묘사와 확 깨는 대사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줄 수가 없죠. 뭐 어차피 연기 보려고 본 것도 아니니. 이들 초짜 뮤지컬 배우들 실력이나 경력이 상당한 김다현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의아할 뿐이에요. 다 대본 탓입니다.
문종원이나 윤공주는 기대한대로 안정적으로 소화합니다. 둘이 나올 때만 뮤지컬 보는 느낌입니다. 윤공주 노인 연기도 그럴듯하고요. 사실상 둘만 뮤지컬 연기 하고 있습니다. 누가 주인공인지는 헷갈립니다. 분량은 이준기가 가장 많은데 전개과정을 보면 문종원이 주인공 같기도 하고 윤공주가 주인공 같기도 한데 이준기가 주인공 같기도 하고, 하도 중구난방이라 구심점이 없어요. 차라리 옴니버스 식으로 그렸다면 좋았을텐데 그것도 아니죠. 김다현은 없어도 되는 역이고 주지훈은 공산당은 돼지 얼굴이라는 반공시절 주입교육을 대변하는 극대화 된 악역캐릭터이기 때문에 강렬하긴 하나 분량은 적고 배역도 표면적입니다. 주지훈 팬들은 좀 아쉬울 수도 있는 역할 같군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스크린 효과는 잘 돼있더군요.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묘사나 별이 뜬 밤, 전쟁의 황량한 풍경 등 적재적소에 배경으로 스크린을 활용했는데 깔끔합니다. 제작비 문제 때문인지 소품이나 세트가 섬세하게 제작되지 못해서 홍보한 만큼의 규모로 표출되진 못했지만 전개과정에 있어서 딱히 부족한 수준까진 아닙니다. 자본이 넉넉했다 하더라도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표현되기 힘든 이야기지만 그래도 중심소재인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꼼꼼하게 제작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국립극장 공연에서라도 수입을 내서 향후 공연 세트에 보완작업을 했으면 좋겠네요. 초짜들의 어설픈 실력에 총감독을 맡은 윤호진의 터치로 군무 씬에서 군데군데 윤호진 전작들의 느낌도 납니다.
[생명의 항해]의 문제는 균형감 상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이야기가 설득력이 생기는 2막만 합격이에요. 많은 문제점이 있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생명의 항해]는 꽤 인상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일반적인 뮤지컬 화법이랑 차이가 나다보니 그런 것에서 오는 신기함이 있었고 군악대 연주의 뮤지컬을 보는 것도 남다른 느낌었습니다. 커튼 콜 때의 인사도 거수경례로 했는데 처음엔 군인들만 거수 경례하고 윤공주나 문종원 같은 민간인 배우들은 고개를 숙였는데 마지막 인사에선 출신 상관없이 전부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이런 모습도 작품의 재미있는 즐길요소 중 하나입니다. 거기까지 가는데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감동은 못받아도 볼꺼리는 대충이나마 채워졌어요. 배우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는 작품이다 보니 배우들은 풍족하게 활용했더군요. 50명도 더 나옵니다. 국방부 뮤지컬이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보니 고루함에서 풍기는 본의 아닌 신선한 활력도 얻었고요.
무척이나 구식 반공드라마였지만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건 단순한 기교에 묻어나온 솔직한 태도입니다. 의도가 어떻든 가식이 없는 작품이에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빙빙 돌리지 않고 생각없이 풀어 낸 덕분에 작품이 원하는 대로 관객을 흡수할 순 없었지만 군인들의 건강한 혈기와 연예인 출신 배우들의 존재감만으로 발산되는 자체후광이 무엇보다도 작품을 돋보이게 해줬죠. 어차피 [생명의 항해]같은 작품은 이벤트 상품입니다. 이벤트 상품에서 크게 기대할 건 없죠. 불쾌하지 않게 관객들을 무난하게 이끌고 배우들을 앞세워 적당히 국방부식으로 아첨발림하며 막되먹지 않을 수준으로만 포장하면 그걸로 된겁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생명의 항해]는 기본적인 충족감은 만족시켜 준 작품이었습니다.
- 한류스타 출연 뮤지컬은 축하 화환에 붙은 쌀포대 갯수부터 차이나더군요. 이준기 화환이 더 많았는데 이준기나 주지훈이나 국내외적으로 정상급에 있던 젊은 한류스타였기 때문에 극장 밖을 각국의 화환과 쌀포대로 화려하게 수놓았습니다.
- 커튼 콜 때의 엄청난 관객 함성에 극장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첫댓글 이 글 읽으니 주지훈씨는 제대하고 나서 좀 부끄러울 것 같네요^^;; 여담이지만 올해 해오름극장에 오른 작품중에 저예산인 작품으로 뮤지컬 '화려한 휴가'도 있습니다. 뉴스에는 5억원이라고 하는데 직접 본 바로는 그것보다는 더 들었을 것 같지만... 이 작품도 40명정도 나오거든요. 세트가 정말 부실해서 배우들 크게 고생시킨 작품이죠. 게다가 곡이 죄다 고음이라 공연기간이 길었으면 큰일 났을듯. 스토리야 예상대로 흘러가지만 작품은 괜찮았습니다. 곡이 괜찮아서 듣는 맛이 있었거든요.
어머니한테 편지 쓰는 장면이 원래 김다현씨 씬인가요? 제가 봤을때는 그 장면은 다른 분이 나왔거든요. // 주지훈씨한텐 좀 죄송하지만, 솔직히 어떻게 돈주앙을 하셨을지 의아할만큼 안습이었어요.. 중간까진 괜찮은 것 같다가 솔로곡 부르는데 급 손발 오글오글.. 공연 이틀 전에 급조된 노래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더군요. 암튼 이래저래 허술한 작품이었지만 국방부 뮤지컬이라는 신선함 때문에 오히려 유쾌하게 봤다는^^;;
주지훈의 돈주앙은....ㅡㅡ;; 팬들은 참 좋아했는데... 그건 팬심(?)으로 그런 것 같아요~^^
김다현 부분 수정했습니다.
2막의 편지쓰는 장면을 말씀하시는거면... 김다현배우가 아닌 다른 분이던데요~^^ 뭐... 개인적인 생각은 충분히 재밌을 소재를 그넘의 국방부 색깔을 집어넣느라... 이도저도 아니게 만들어서 아쉽더군요~ 그래도 작년 마인보다는 개인적으로 나았다는....^^;; 제가 1막을 통째로 못봐서 그런걸수도 있지만요~^^
김다현 부분 수정했습니다. 2막이 더 나아요.
근데.........궁금한게 쌀포대는 왜 놓는거죠? 축하는 화환으로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쌀포대가 축하용으로 오는 이유가 있나요?
축하랑 상관없습니다. 팬들의 배우 사랑에 대한 가치를 대외적으로(?) 높여주는 전략적 첨부 선물입니다. 배우 축하도 해주고 겸사겸사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 등을 도와 팬들의 성의와 배우에 대한 인상을 좋게 해주죠. 행사 끝나면 배우나 팬클럽 이름으로 쌀이 전달된다고 합니다. 언제까지 유행이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이런식의 쌀화환을 통해 자선이 더욱 활발해졌어요. 의도가 어떻든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쌀화환 기부운동은 2008년경부터 시작됐는데 샤이니 온유 주연의 형제는 용감했다 때는 770kg이나 되는 쌀이 모아졌다고 하죠. 벌써 3년이나 연예인 팬클럽 중심으로 쌀화환 기부운동이 지속적인 걸 보면 굳혀질 것 같아요.